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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합본] 고요한 연못에 내린 비 (전2권/완결)
원주희 지음 / 로코코 / 2017년 11월
평점 :
# 나만의 키워드 : 역사물, 잔잔물, 복수, 상처남, 다정남, 다정녀
# 남주 : 허인우(31세), 진사
여주 : 송정연(19세), 소설가 / 허 진사 댁의 글 선생
외로운 천애고아, 고요한 연못 '정연'을 적신 비 '인우'. 그간 복수에 매몰돼 자신을 잃고 헤매던 그 비 또한, 하나뿐인 연못을 만나 자리를 찾는다. 모두가 두려워하는 인우에게, 다정히 손을 내밀고 다독이는 정연이었기에. 잔잔한 극의 분위기와 달리, 두 사람의 지난 과거는 가혹하고도 안쓰러웠다. 그런 서로를 끌어안는 인우와 정연의 이야기, <고요한 연못에 내린 비>였다.
부모와 동생을 잃고 죄책감에 빠져 매순간 괴로워했던 인우. 이제껏 그를 버티게 한 복수는, 배신을 넘어 죄악의 결과였다. 그런 그 자체를 감싸는 정연에게 물들어, 인우는 드디어 다른 삶을 꿈꾼다. 정연 역시 평탄치 않은 과거를 지나왔건만 그 다정함은 오히려 지나칠 정도. 모든 과거를 포용하려는 태도는 답답하기도. 차라리 어릴 적 맹랑한 그녀의 모습에 더 정감이 갔다.
한편 잔잔물을 좋아하는 내게도 책장이 잘 넘어가지 않는, 지루와 잔잔 사이의 글이었다. 특히 작가의 분명한 메시지에 비해 그 구성이 빈약했달까. 과거를 과거로 남겨두기엔 그간 인우가 겪은 고통이 지나쳤다. 차라리 확실한 권선징악에 납득이 갈 만큼 석연치 않은 마무리였다. 서로를 적시는 인우와 정연의 관계는 좋았지만, 왠지 허무한 기분이 드는 로맨스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