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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미의 구슬 세트 - 전2권
정오찬 지음 / 뮤즈(Muse) / 2017년 6월
평점 :
# 나만의 키워드 : 시대물, 판타지로맨스, 초월적존재, 다정남, 엉뚱녀, 순진녀
# 남주 : 서신율(26세), 도깨비 사냥꾼
여주 : 여미(700?세), 도깨비
우연히 소매에 붙은 '도깨비 풀'에서 태어난 여미에게, 미묘한 감정을 느낀 도깨비 '사냥꾼' 신율. 살생의 대상으로 여긴 도깨비였지만, '하얀 소녀' 여미만큼은 그에게 특별한 존재가 된다. 극이 진행될수록 여미의 정체는 서서히 드러나고. <여미의 구슬>은 맞닿을 수 없는, 인간과 도깨비의 관계를 파헤친다.
이 책은 인간과 도깨비를 둘러싼 세계관과 메시지를 뚜렷하게 담고자 했다. 칠백여 년 전 전설 속으로 사라진 낭아산을 비롯한 다섯 개의 도깨비 산과, 인간과 도깨비의 기나긴 대립. 극 후반으로 갈수록 현재의 파국을 이끈 인간의 추악한 이기심이 드러난다. 신율과 여미의 만남 또한 인간과 도깨비의 깨진 '조화'를 되찾을, 우연이 아닌 운명이었고.
다만 전반적으로 서술에 치중한 탓인지, 로맨스 소설보다는 오히려 전래 동화를 읽는 기분이었다. 두 주인공에게 딱히 매력을 느끼지 못하기도 했고. 여미 사정상 세상물정에 어두울 수 밖에 없겠지만, 순진무구함을 넘어 지나치게 흐리멍덩했다. 까칠하고 냉정한 성정이라는 신율 역시, 극 내내 여미 앞에서 오로지 쩔쩔매는 모습만 보여 답답했다.
1권보다는 클라이맥스로 점점 치닫는 2권이 좀 더 재미있었던, <여미의 구슬>. 그간 알려진 낭아와 포희의 이야기와 달리 반전이 있는 점은 흥미로웠지만. 기대했던 것 만큼 매력적인, 도깨비 소재의 동양풍 판타지 로맨스 소설은 아니었다. 신율과 여미의 로맨스는 물론,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 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