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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과천선
윤재희 지음 / 청어람 / 2018년 7월
평점 :
# 나만의 키워드 : 현대물, 첫사랑, 재회, 다정남, 직진남, 순정남, 상처녀
# 남주 : 윤유제(32세), 검사 / 디케이 건설 회장의 아들
여주 : 구여을(32세), 검찰청 소속 기록연구원
# 평점 : ★★★☆
여기, 부모가 오히려 약점인 이들이 있다. 한쪽은 돈이 너무 많아 욕심이 지나쳤고. 다른 한쪽은 돈이 너무 없어, 딸의 쌈짓돈까지 손댈 정도. 열아홉과 서른둘, 유제와 여을의 시간은 십여 년이 흘렀지만. 부모의 존재, 특히 아버지는 여전히 지독한 아킬레스건이었다. 이번엔 거리낌 없이 서로 마주할 수 있을까.
풋풋한 첫사랑이 깨진 가혹한 열아홉. 서로에게 숨기고 싶던 치부를 들킨 순간은 유제와 여을에겐 깊은 상처로 남았다. 그리고 서른둘, 다시 만난 유제는 과거에 대해 당당히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아버지를 겨누는 아들, 부산으로 좌천되면서도 놓지 못한 추적. 어쨌든 그 덕에 여을과 재회할 수 있었으니, 개과천선을 넘어 일거양득인 셈.
여을은 그런 그를 잠시 밀어내기도 했지만. 전교 꼴등 양아치를 검사로 바꿔놓은, 첫사랑의 힘은 강력했다. 한편 내용 자체는 꽤나 뻔하다. 검사와 기록연구원이 그린 색다른 검사물을 기대했지만, 자주 본 듯한 미니시리즈 축약본 같았다. 그래도 사건과 로맨스가 잘 어우러지고, 무겁지도 너무 가볍지도 않은 이야기라 책장이 술술 넘어갔다.
이 책은 무엇보다 뻔한 용서와 화해를 유도하지 않는다. 유제 아버지인 윤 회장은 유무식을 떠나 상식이 없는 졸부의 표본. 빈정상하면 물건을 휙 던지는 모습에 화가 나기도. 그마저 <개과천선>해 어쨌든 해피엔딩이었다면 아쉬웠을 듯. 부모라는 이유로, 무조건 포용하지 않아 좋았다. 끝까지 순결한 로맨스는 심심했지만 꽤 볼만한 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