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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발한다 - 드레퓌스사건과 집단히스테리
니홀라스 할라스 지음, 황의방 옮김 / 한길사 / 2015년 8월
평점 :
나는 고발한다를 읽으며 몇 번이나 책을 들었다 덮었다 반복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읽는 내내 자꾸 속 깊은 곳에서 화가 끌어올라 잠시 책을 내려놓고 진정하기 위해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아무리 19세기에 벌어진 사거닝라고 해도, 한 인간의 삶을 망쳐버리는 것이 이렇게나 빈약한 추측과 날조로 이뤄진다니요.
거짓말을 덮기 위해 새로운 증거를 만들어내고, 서슴없이 비난하는 사람들을 보며 정의란 정말 무력한 것일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을 계속해서 읽어나갈 수 있었던 원동력은 드레퓌스의 편에 서서 그를 위해 온 힘을 다한 조르주 클레망소, 피카르, 에밀 졸라와 같은 사람들의 노력 덕분이었습니다.
두 세기 전에 일어난 드레퓌스의 일에 대해 깊이 분노하고, 공감하며 책을 읽을 수 있었던 것은 현재에도 여전히 드레퓌스사건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편견에 깊이 물든 사람에게는 어떤 거짓도 진실로 보일 수 있는 법이다193면”
다수의 편에서 소수를 억압하고 그들을 비난하는 일은 그닥 어렵지 않습니다. 다수의 목소리는 널리 퍼지는 반면, 소수의 목소리는 간신히 쥐어짜 낸 목소리라도 너무 작아 멀리 나아가지 못하거든요.
그렇다고 제가 어떤 편견도 없이 세상을 순수한 시선으로 응시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저 역시 분명히 어떤 편견을 내재한 채 세상을 해석하고, 제 멋대로 판단하려는 경향이 있을 것입니다.
나는 고발한다!는 이런 편견과 시선이 어떤 결과를 불러일으키는지, 한 인간을 어떻게 파멸시키는 지, 그리고 회복을 위해 얼마나 지난한 과정과 노력이 필요한지 우리에게 각인시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