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고 싶은 날 - 아빠의 그림자
이주형 지음 / 미래문화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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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이주형님은 참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우리나라 40대 가장입니다. 그 많은 호칭들은
한편으로 그를 가두어두는 족쇄가 되기도 하고, 그를 달리 보이게 하는 마법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호칭들 속에 녹아있는 그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 어떤 모습이냐는 것이지요.
 
 
그의 이야기를 가만히 읽다보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대목들을 종종 발견할수 있습니다. 그것은
40대로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남자들이 느끼는 묘한 공감대일것입니다.
예전에 저는 40대가 되면 어떤 기분이 들까 상상하며 살았습니다. 내 부모님의 40대를 보며 상상하던
모습은 막상 저의 40대와 확연히 다르더군요.
뭐랄까요? 아직은 어른이 되지 않은, 혹은 어른이 되고 싶지 않은 저를 발견하는 시간이라고 할까요?
참 우습지만, 40대인 우리들은 결코 우리가 예전의 기준으로 중년이 되었음을 인정하고 싶지 않습니다.
인정해버리면, 그 순간 폭삭 늙어버릴것만 같은 불안감 때문이겠지요?
그리고 아직은 단단히 여문 어른이 아님을 알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요?
 
 
그래요, 저자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읽다보면 제 모습을 발견합니다. 특히 커피숍에서 저도 똑같은 경험이
있었거든요.
할일없는 아줌마들이 우르르 몰려와서 내 고요한 시간을 방해한다고 속으로 욕을 욕을 했던 때가 있었더랬죠.
그런데 정말 신기하게도 몇분후, 그들을 열렬히 관찰하고 있는 저를 발견했지요.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각자의 상황과 개성, 고민거리들을 얼추 알게되니 이상하게 그들과 제가 엇비슷하다는 느낌마저 들더군요.
내 고요한 시간은 날아갔지만, 그들로 부터 묘한 위안을 얻은 저는 그날이 결코 아깝지 않았답니다.
 
 
어른이고 싶은날...이 제목처럼 저도 언젠가는 정말 어른이고 싶습니다. 뼈속까지 어른으로 살아가는 40대
말입니다. 물론 그런 날이 오긴 올까?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하지만, 언젠가는 몸과 마음이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여물어가는 것을 경험할 날이 오겠지요?
 
 
40대 이상의 청년(?)들을 위한 위로 한줌이 바로 이 책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린 아직 중년이 아님을 강조하며
글을 마무리 할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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