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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읽다 - 행동심리학으로 풀어 본 인간관계 해법
김재득 외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5년 7월
평점 :
DISC를 처음 접한 것은 2005년 여름이었다. 단 2시간의 강의였는데 속마음을 들킨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나도 잘 모르는 나의 민낯을 발견한 기분이었다. 그 당시에는 다른 성격유형 검사를 접해본 적이 없었다. 처음으로 누군가 나의 성격을 알려준 것이다. 그러나 그 후로 DISC에 대해서 자세히 접할 기회가 없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MBTI나 에니어그램 같은 성격유형 검사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나름의 장점을 가지고 있는 성격유형 검사들이었지만 처음 접했던 DISC의 신선함은 없었다. 기회가 되면 조금 더 자세히 알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러던 차에 DISC를 전문으로 다룬 「당신을 읽다」를 만나게 되었다.
나이가 들고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제일 힘든 것이 업무가 아닌 인간관계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내 마음이 내 마음이 아니고 네 마음이 네 마음이 아닌 것이다. 상대방의 마음을 읽는 것이 이리도 힘든 것인지를 미처 깨닫지 못했다. 이 사실을 인정하기까지 많은 아픔이 있었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의 속은 모른다는 옛 속담이 정답이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아는 것이 힘이다. 타인을 바르게 이해하는 것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큰 힘이 된다. 그러나 다른 사람을 이해하기에 앞서 필요한 것이 자신을 이해하는 것이다. 우리는 자라면서 원하지 않게 가면을 쓰고 살아가게 된다. 우리 모두는 자의든 타의든 주어진 역할이 있다. 역할에 충실하게 살다보면 진정한 자신을 잊게 되는 경우가 많다. 요즘에 이런 현상이 더 심해지는 것 같다. 이런 시대 속에 진정한 자신을 발견하는 것은 큰 자산이 된다.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가 곧 타인에 대한 바른 이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신을 읽다」는 DISC를 통해 자신을 알고 타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유용한 도구로 쓰일 수 있다. DISC는 모든 사람을 네 가지 행동유형으로 구분하는데, 주도형(D), 사교형(I), 안정형(S), 신중형(C)이다. 네 가지로 구분하는 것이 단순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책을 읽다보면 의외로 쉽고 정확하게 성향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 과정을 진행하는데 「당신을 읽다」는 전문적인 정보부터 현실에서 궁금하고 쉽게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예를 제시한다.
책은 처음에 새로운 DISC를 출간하는 이유부터 설명한다. 과거에 잘못된 정보를 바로 잡겠다는 것이다. 자칫 무거워 보일 수 있는 구간이지만 이런 전문적인 설명은 DISC의 신뢰성을 더 올려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중반부 후반부를 지나면서 실제적인 성격유형의 예들이 재미있게 설명되어 있다. 이 부분을 읽다 보면 아는 사람들의 유형이 머릿속에 그려지는 재미있는 체험을 하게 된다.
이 책의 묘미는 후반부에 있다. 우화와 드라마로 본 DISC다. 독자들이 공통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정보를 가지고 성격유형을 분석한다. DISC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그리고 주변에 사람들과도 쉽게 DISC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나를 바르게 이해하자는 것이다. 때로는 나도 이해할 수 없는 자신 때문에 속앓이를 할 때가 있었다. 그러나 DISC를 통해 자신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이해가 되니까 용납이 가능해졌다. 자신을 용납할 때 타인도 용납이 가능하다. 먼저는 나를 사랑하고 아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바른 자기이해가 타인의 이해로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