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독서계획
클리프턴 패디먼.존 S. 메이저 지음, 이종인 옮김 / 연암서가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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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봤을 때 저자의 이름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클리프턴 패디먼?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인데? 아, [서재 결혼시키기]의 앤 패디먼 아버지구나! [서재 결혼시키기]는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아마 누구나 그렇겠지만 무척이나 좋아하는 책이라서 여러 번 읽었었다. 그 책에도 잠깐씩 등장하는 아버지의 책이라니 일단 관심이 생겼다. 그리고 나서 무슨 내용일까 살펴봤더니 평생동안 읽어야 할 위대한 책들이 총망라되어 있다고 한다. 이 책은 꼭 한번 읽어봐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렸을 때는 제법 책을 많이 읽었지만 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입시 스트레스에 점점 책과 멀어졌었다. 책을 제일 많이 읽을 수 있었던 대학생 시절에는 노느라 바빠 책을 가까이 하지 못했고… 그러다가 다시 책을 손에 잡기 시작한 건 불과 4~5년 전인 것 같다. 오랜만에 책을 읽으려니 어렵고 딱딱한 책은 몇 페이지 넘기지 못하고 그냥 책꽂이에 고이 모셔두는 일이 빈번해져 아예 쉽고 금방 읽히는 소설책부터 시작했다. 그 중에서도 말랑말랑한 일본소설들을 주로 많이 읽었다. 그렇게 한참 읽다가 에세이들도 읽다가 인문학 책들도 간간히 읽어 가면서 점점 범위를 넓혀가고는 있는데 아직까지도 두서없고 무계획적인건 사실이다. 또 책을 읽는 속도보다 사는 속도가 늘 너무나 앞서가서 집에는 읽지 않고 모셔둔 책이 책장에 가득히 꽂혀있다. 어림잡아봐도 앞으로 책을 한 권도 안 사고 집에 있는 책만 읽어도 5년은 넘게 버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점점 충동적으로 책을 사는 것은 자제하게 되고 꼭 읽고 싶은 책, 소장하여여러 번 읽게 될 것 같은 책들 위주로 구입을 하고 또 그런 책들 위주로 읽으려고 노력을 하는 중이다. [평생독서계획]은 그런 노력의 와중에 만난 책이라 더욱 반가왔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작가와 책들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내가 과연 죽기 전까지 여기 있는 책들을 다 읽어볼 수 있을까 의문이 들기도 한다. 더 읽어야 할 작가들은 제외하고도 본문의 133명의 작가의 책 중 읽어본 것을 손에 꼽아보니 정말 부끄러운 수준이다. 이름조차 낯선 작가들과 작품들도 몇몇 눈에 띈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멀구나 싶다.



많은 작가와 책들에 대해 짤막짤막하게 소개하고 있음에도 이 책이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고전에 대해 뻔한 찬양의 말들만을 늘어놓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 [돈키호테]에서 소설 중간중간에 나오는 시들은 모두 건너뛰라고 말하며 ‘세르반테스는 세계에서 가장 신통치 못한 시인들 중 하나이다’라고 하는가 하면 루소는 ‘가장 사람을 짜증나게 만드는 작가’라고 소개한다. 그런가하면 [율리시스]라든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같은, 도저히 완독이 불가능해 보이는 책들에 대해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실마리를 제시해주기도 한다.



한가지 아쉬웠던 것은 시대순으로 나열되어 있다는 점이다. 시대순으로 기원전 몇천년경부터 그리스 로마 시대 이렇게 시작하는 책들은 개인적으로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 마치 수학의 정석의 집합, 종합영어의 명사부터 공부하는 느낌이랄까. 이전 판본에서는 주제별로 되어 있었다고 하는데 그게 오히려 더 좋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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