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계급사회 우리시대의 논리 11
손낙구 지음 / 후마니타스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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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동료들과 맥주 한잔 하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눌 때 빠지지 않고 꼭 등장하는 주제 중 하나가 바로 부동산이다. 집값이 워낙 무섭게 오르다 보니 주변에도 부동산으로 꽤 많은 돈을 번 사람들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서초동에 5억짜리 아파트를 사서 10억이 되었다더라, 목동 아파트로 4억을 벌었다더라... 회사에서 온갖 스트레스 받아가며 야근에 때로는 주말근무까지 해가며 일해서 버는 돈은 그에 비하면 참 보잘것없고 초라해 보인다.

 

대한민국 땅을 팔면 캐나다를 6번, 프랑스를 9번 살 수 있다고 한다. 얼마나 말도 안되게 높은 집값에 허덕이면서 살고 있는지 미루어 짐작이 간다. 1963년에서 2007년 사이 소비자물가가 43배, 도시근로자 가구 실질소득이 15배 오르는 동안 서울 땅값은 1,176배, 대도시 땅값은 923배 상승했다. 이런 현실이니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내집마련이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 그 중에서도 강남 등의 아파트값은 소위 '강남불패'라는 말까지 만들어내며 승승장구했다. 전국 234개 시군구의 1.3%에 불과한 강남,서초,송파구 세 지역의 공동주택을 팔면 주식 시가총액 1위에서 9위까지의 재벌 대기업을 통째로 살 수 있다고 하니 말 다했다.

 

집값이 너무 비싸고 빨리 오르는 것 못지않은 문제는 지역간 격차이다. 수도권과 지방의 차이는 말할것도 없고 서울에서도 강북과 강남의 차이는 엄청나다. 은평구 아파트 4채를 팔아야 강남구에서 같은 평수 한 채를 살 수 있다. 게다가 집값상승으로 인한 불로소득에 대한 과세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보니 이런 빈부격차는 더더욱 벌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부동산 격차는 개인들의 삶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은행대출이나 건강 등 여러가지 측면이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큰 문제는 대학입시이다. 집값이 7억이 넘고 연간 아파트값 상승액이 8천만원이 넘는 강남,서초구는 집값이 2억이 안되고 1년 상승액이 1천만원대인 은평구 등에 비해 서울대 합격자 수가 4배나 높다. 예전에는 학원이니 과외니 이런 것의 도움 없이도 얼마든지 스스로의 노력에 따라 좋은 대학에 갈 수 있었지만 요즘은 그렇지가 않다고 한다.

 

극소수의 부유층을 제외한 전 국민에게 스트레스의 대상인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과연 있는 걸까? 저자가 생각하는 해법은 택지에 대한 단계별 국유화이다. 지금까지의 정책이 정권과 체제의 위기를 모면하려는 미봉책이었다면 앞으로는 사전에 투기 및 불로소득을 단속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택지를 매입하되 매입대금을 일시불로 현금지급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매년 이자를 지불하는 영구채권을 발행하자는 것이다. 또한 공영개발을 통해 공공주택을 지어 무주택 서민에게 임대하거나 분양하고 전월세 계약기간을 늘리는 등 서민층을 위한 주택 정책을 주장한다.

 

소수의 가진 자가 모든 정책을 좌지우지 하는 우리나라에서 과연 택지의 국유화가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인가 하는 점에서는 솔직히 회의적이다. 이상적이지만 현실가능성이 높아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부동산 투기로 돈을 벌어보겠다는 생각을 뿌리뽑기 위해서는 불로소득에 대해서 세금으로 환수하는 것은 꼭 필요하다고 보인다. 물론 소수의 가진 자를 위한 MB정권 하에서야 언감생심 꿈도 꿀 수 없는 일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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