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조는 왜 필명으로 요조를 선택했을까. 세상에 자신을 드러낼 이름으로 택할만큼 요조에게 느낀 감정은 무엇이었을까.
요조는 알고보니 다자이 오사무 그 자체다. 그가 살았던 시대상은 무시 못하겠지만 모든 것을 부끄러움으로 치부해버리는 자기 연민이 달갑지 않다. 죽으려면 혼자 죽던지, 꼭 누군가와 함께였던 것이 비겁하고 겁장이로 느껴진다.
아무리 해도 벗어날 수 없는 인생의 굴레가 있기는 마련이다. 세상이 마음 먹은 대로 흘러 가지도 않기 때문이다. 허나 자신에 빠진 여러 여성을 이용하는(이런 나쁜 남자에게 빠지는 여자 역시 만만치 않게 싫기도) 잉여인간 상이 딱 소설에서만 있었으면 하는 군상이다. 그러나 실제 이런 사람이 존재하다니.
문학에서 말하는 이 사람과 작품의 가치는 잘 모르겠지만 한 사람의 서사를, 그것도 27년이라는 짧은 생을 들여다보는 것에는 충격적인 느낌을 주는데는 손색이 없는 작품이다.
기괴한 3장의 사진으로 시작한 전도유망했던 이 사내의 삶이 결국 정상으로 돌아오는 결말을 난 아마 기대했었나보다. 그가 별로임에도 이른 요절이라는 이야기 끝이 마치 옆집 사내 얘기처럼 안타깝게 다가온 건 무슨 감정일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