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샐린저 이어 - 영화 《마이 뉴욕 다이어리》 원작 소설
조애나 라코프 지음, 최지원 옮김 / 잔(도서출판)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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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사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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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 벅과 랭스턴 휴스처럼 놀랍도록 친숙한 이름과
나이오 마시 같은 흥미로운 외국인 이름이 눈에 띄자, 어린 시절 동네 도서관에 발을 들일 때처럼 가슴이 두근거렸다. 도서관을 가득 채운 책들이 저마다의 매력을
발산하는 가운데 이제부터 내 마음껏 골라 볼 수 있다고 흥분하던 바로 그 기분이었다.
“우와.” 나도 모르게 탄성이 새어 나왔다.
제임스가 멈춰 서서 나를 돌아보았다.
”무슨 기분인지 알아요.”
그리고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난 벌써 6년 차인데 아직도 그러거든요.”

이 부분이다. 이 부분을 읽자마자 나는 곧장 조애나가 되어 버렸다.

이 책은 영국에서 문학 석사를 마치고 미국에 돌아온 조애나가 미국의 한 문학 에이전시에 에이전트로 취직해서 약 1년 동안의 시간을 보내며 진정한 자기 자신을 발견해 가며 작가로 성장해 가는 이야기이다.
조애나가 취직한 그 에이전시의 고객으로 J.D.샐린저가있다.
<호밀밭의 파수꾼>이 출간된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팬들은 여전히 샐린저에게 팬레터를 보내온다. 조애나의 업무중 하나가 샐린저에게 온 그 팬레터들을 읽고 형식적인 문구로 답장을 보내는 일인데 조애나는 그 일을 그냥 상투적으로 할 수없음을 느낀다.
세계 여러 곳에서 자신의 삶을, 진심을, 희노애락을 전달하는 그 팬레터를 마음으로 읽으며 조애나도 그간 읽지 않았던 샐린저의 작품들을 쭉 읽어간다. 조애나만의 샐린저 이어를 만들어간다.

<호밀밭의 파수꾼>을 엄마가 되어 제대로 읽은 나의 샐린저 이어는 바로 그 때겠지…
그 당시 썼던 인스타 리뷰를 다시 읽어보니 그때의 감정이 되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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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내가 샐린저를 접한 건 성인이 되어서, 혹은 프래니처럼 이제 막 어린 티를 벗고 세상은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보편적인 상식에서 벗어나기 시작할 때였다.
그런 이유로 그의 이야기와 등장인물들은 매년 (다시 읽을 때마다) 변화하고 더욱 깊어졌다.


이 책은 여러 가지 면에서 매력적이다.
일단, 샐린저를 좋아하고 그의 작품을 읽은 독자라면 샐린저와 그의 작품에 대한 사랑이 다시금 피어나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나에게는 조애나라는 캐릭터가 갖는 매력이 일단 컸다. 문학적이고 순수하고 열정이 넘치는 스물 셋의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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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온종일 침대에 누워 책만 읽거나 밤새 머릿속으로 복잡한 이야기를 지어낸 적이 없었다. 《빨간 머리 앤》이나 《제인 에어》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나의 가시 돋친 욕망과 소망을 이해해 주는 진정한 친구를 만나고 싶다고 꿈꿔 본 적도 없었다.

-조애나는 이것과 딱 반대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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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리스의 문장은 신비한 생명으로 가득 차서 이야기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고, 등장인물의 심리 속으로 독자를 더욱 깊숙이, 깊숙이 밀어 넣었으며, 겹겹이 쌓인 층위를 하나씩 벗겨 내며 핵심에 이르렀다. 글이 페이지 밖으로 팔딱팔딱 뛰어나왔다.

-그리고 조애나는 책을 읽고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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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내가 정말로 그에게 끌린 이유를 생각해 보면, 바로 이거였다. 밤중에 카페에서 소설을 쓰는 일에 무한한 기쁨을 느끼는 남자라는 것. 나는 우리에겐 공통된 소망이 있다고 생각했다. 다른 무엇보다 간절한 소망. 바로 작가의 삶.

-그리고 이 책에는 남녀 할 것 없이 책벌레가 많이 등장한다. 책벌레와 그들의 목록을 보는 것만도 나는 좋았다.

그리고 또 하나의 매력은 조애나가 일하는 에이전트의 분위기와 의상 스타일, 소설 전체에 흐르는 복고 감성이다. 영화화 되어도 좋겠다 생각하며 읽었는데 이미 영화가 있었다!!

책을 좋아하고
작가를 동경하고
책벌레들을 사랑한다면
그리고 샐린저의 소설을 읽고 마음이 움직였다면
이 소설은 100%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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