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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몽요결 - 조선 최고의 인성 교과서 ㅣ 파란클래식 21
이이 원작, 이상각 글, 김태현 옮김 / 파란자전거 / 2015년 7월
평점 :
품절
아무리 조선시대 초급교재라지만 격몽요결이라니, 초등학생용으로 너무 어려운게 아닐까? 란 생각으로 펼쳐든 책.
제목은 '격몽요결 - 조선 최고의 인성 교과서' 인데, 구성은 1부에서 율곡 이이와 신사임당의 생애에 대해서 다루고 있고, 격몽요결의 내용은 2부에서 다루고 있다.
제목이 격몽요결인데 왜 율곡 이이와 신사임당의 생애를 1부에서 다루고 있을까?
책을 읽다보니, 율곡 이이에 대해 알아야 그가 쓴 격몽요결에 대해 좀 더 상세히 알 수 있고 제대로 이해할 수 있기에 이런 구성을 택했구나 란 생각이 든다.
사헌부 감찰 이원수와 신사임당 사이에서 태어난 율곡 이이는 타고난 총명함과 글과 그림솜씨가 모두 좋은 어머니로부터 학문을 익혀 어릴때부터 그 재능과 인품이 남달랐다.
타고난 재능과 인품에 좋은 교육까지 받은 그이니, 조선 최고의 '구도장원공'이 되고, 조선 성리학 이론을 집대성한 훌륭한 학자와 백성을 생각하는 정치가가 된 것은 당연하리라.
그런 그가 후학을 양성하기 위해 서당을 짓고 어린 학생들을 위해 조선의 현실을 반영한 격몽요결을 쓴 것도 그런 맥락에서 보면 당연한 절차다.
서문과 10개의 장으로 구성된 격몽요결(擊夢要訣)은 '어리석음을 깨우치는 중요한 방법'이란 뜻의 책으로, 소학을 배우기 전의 초급과정 교재다.
서문에서 율곡 이이 선생은 학문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 속에서 마땅히 해야 할 도리를 지키는 것이라고 이르고 있다. 또,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서 공부하지 않으면 올바는 사람이 될 수 없다고 말한다.
서문부터 어찌나 구구절절 옳은 말씀만 하셨는지, 고리타분할 수도 있으나 진리는 항상 변하지 않음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한다.
1장. 입지(立志) - 뜻을 세우는 일
공부를 하는 이유에 대해 쓰여있다.
학부모 입장에서 아이들에게 왜 공부를 해야하는지 설득력있게 이야기하기가 어려운데, 이 첫장을 읽게 하는 것 만으로도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해주고 계시니 이 아니 좋을소냐. 아이들은 딱 싫어할 것 같은 책이지만.
2장. 혁구습(革舊習) - 나쁜 습관 버리기
여덟가지의 나쁜 습관을 소개하며 잘못된 습관들을 뼈저리게 끊어 내어야 배움의 터전을 마련할 수 있다고 일러준다. 2장을 읽어보면 옛 선비들이 학문에 정진하기 위해 얼마나 고행과 같은 배움의 길을 나섰을까란 생각이 절로 든다.
3장. 지신(持身) - 몸과 마음 가다듬기
몸과 마음을 가다듬고 간수하는 아홉가지 방법(구용 九容)과 학문을 나아가게하고 지혜를 더하는 방법 (구사 九思)가 나온다. 이 구용과 구사를 늘 마음에 두고 머리맡에 써 붙여 놓고 틈틈이 들여다보며. 학문은 일상의 일 속에 있으니 평상시의 언행과 행실을 진실되게 하라고 이르고 있다.
4장. 독서(讀書) - 책 읽는 방법
성현들이 마음 쓴 자취와 선악 가운데 본받고 경계해야 할 것이 모두 책에 쓰여 있기 때문에 이치를 찾는 것보다 책을 읽는 것이 먼저여야 한다고 알려준다. 또, 읽어야 할 책의 목록과 순서도 이르고 있다.
5장. 사친(事親) - 부모 모시는 법
부모님께 효도하는 방법이 나와있다. 요즘 세상에 이를 지키니는 어려우나 옛 사람들이 생각하던 효도의 기준을 알 수 있다.
6장. 상제(喪制) - 장례 치르는 법
장례를 치르는 방법에 대해서 상세히 이르고 있다. 그 복잡하고 어려운 절차들을 알려주면서도, 정성을 다 해서 장례를 치르되 무조건 다 따르는 것이 아니라 형편에 따라서 행하라는 융통성 있는 실행을 강조한다.
7장. 제례(祭禮) - 제사 지내는 법
사당에 참배를 지내고 시제와 산재, 치재, 기제 등 제사를 지내는 방법에 대해서도 일러주고 있다.
8장. 거가(居家) - 집에서 생활하는 법
집안에서 지켜야 할 예법들을 일러주며 형제간의 우애와 부부간의 예절, 하인들을 대하는 법 등 집안 생활에서의 예의에 대해 쓰여 있다.
9장. 접인(接人) - 사람 대하는 법
사람을 사귀는 법에 대한 장. 가장 해서는 안 될 것이, 배운 것을 믿고 고상한 체하며 기세등등하게 남을 업신여기는 일이라는 말씀을 첫 머리에 쓰고있다. 요즘 세상에도 적용되는 내용.
10장. 처세(處世) - 선비의 마음가짐
선비는 과거 공부에 얽매이지말고 뜻을 잃지 않는 학문을 해야하고 본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며, 뜻을 바로 세우지 않는 것에 대한 경계를 싣고 있다.
요즘의 기준에서 보면 고리타분한 것도 같고, 너무 고루한 이야기들일 수도 있으나, 내가 중심이 되어 나 스스로의 뜻을 세워야 하고 인간이 지켜야 할 기본 도리를 지켜야 한다고 일러주고 있으니, 제목 그대로 조선 최고의 인성 교과서이며 초급 교재라 하겠다.
어릴 때부터 이런 내용들을 마음에 새기고 제대로 공부를 했다면 그야말로 바람직한 선비요 학자로 자랐으리라.
마음에 와 닿는 격몽요결 중의 한 구절을 옮겨본다.
"배우지 못한 사람은 마음이 꽉 막혀서 식견이 어둡다. 그러므로 반드시 독서를 통해 이치를 캐냄으로서 마땅히 행해야 할 도리를 밝힌 뒤에야 각 분야의 지식이나 경험이 깊은 경지에 이르러 올바로 실천할 방법을 알게 된다."
날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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