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스범스의 새 시리즈 호러특급이 나타났다.
안그래도 어린이 문학에서 무섭기로 소문난 (?) 구스범스인데, 호러특급이라니.
첫 이야기는 "좀비핼러윈파티".
오우, 좀비에 핼러윈이라니, 제목부터 물씬 음산한 기운이 풍긴다.
1944년, 공동묘지 건너편의 한 집에서 시작되는 이야기.
마리오와 마리오의 동생 안토니, 그리고 마리오의 친구 아이비가 등장한다.
아빠는 독일에서 전쟁 중이고, 엄마는 공장 두 곳에서 일하며 생활비를 벌고 있고, 집에는 항상 아이들 뿐인 이 집에서 아이들이 놀 곳은 공동묘지 뿐이다.
세 아이는 공동묘지에서 파헤쳐진 무덤을 발견하고, 알 수 없는 힘에 떠밀려 마리오가 무덤 속에 떨어지고 마리오를 꺼내 주려던 두 아이도 같이 무덤에 빠진다. 겨우겨우 무덤을 빠져나오는 마리오에 귓가에 들리는 이상한 목소리 '내게로 와', ' 난 너무 외로워'.
겨우 집으로 돌아온 아이들은 집 탐험을 떠나고, 지하실 밑의 또 다른 지하실을 찾아내고 거기서 좀비들과 마주친다. 좀비들은 지하실 문을 통해 지상으로 올라가려 하고, 때마침 집에 돌아온 엄마를 지키기 위해 마리오와 안토니는 지하실에서 힘겹게 탈출해 지하실 문을 닫고 엄마에게 달려가는데... 아이들은 아이비를 깜빡 잊었고, 아이비는 좀비들에게 잡혀 좀비가 되고 만다.
이야기는 현재로 돌아와, 그 집에 이사 온 케니와 트리시아 쌍둥이와 케니의 친구 알렉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요즘 세상의 이 아이들은 좀비가 나오는 게임을 즐기고 있고, 이 집에는 유령처럼 비척거리는 할아버지가 함께 살고 있다. 할아버지는 아이들에게 좀비 이야기를 들려주고, 항상 좀비가 나오는 악몽을 꾸고 있다.
공동묘지 건너편의 이 집에 새 이웃이 이사온다. 이삿짐에 커다란 관 세 개가 실려 들어가는 걸 본 아이들은 새 이웃을 궁금해하고, 할아버지는 그들이 좀비일거라고 이야기 한다. 새 이웃을 살펴보러 간 아이들은 트레버라는 친구를 만나고, 트레버는 아이들에게 집을 보여주려 하지 않는다.
때마침 핼로윈이 코 앞이라 트리시아는 좀비핼로윈 파티를 열자고 하고, 케니와 알렉은 공동묘지에 진짜 좀비가 있다고 생각하고, 좀비 순찰대를 만들고 좀비를 찾아내려 하며 위험한 일들을 겪는다.
그리고 핼로윈 파티 날, 좀비 분장을 한 아이들이 집으로 몰려드는데...
책의 마지막에 또 다른 반전이 있는 구스범스 호러특급.
저녁에 자기 전에 이 책에 푹 빠져 꼼짝 않고 순식간에 읽어버린 작은 아이는 "재밌는데 무서워요" 라고 하더니 그날 밤에 엄마랑 같이 자면 안되느냐고 슬며시 물어보더라.
그래놓고선 다음날 저녁에 또 다시 구스범스를 찾아들길래, 안 무섭냐고 물어보니 "조금 무섭고 많이 재밌어요." 라는 대답.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여 그 시대의 시대상황도 슬쩍 보여주는 작가의 센스와, 수상쩍은 이웃을 등장시켜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글솜씨도 탄탄하다. 거기다 마지막 반전까지.
영상매체에 익숙한 요즘 아이들이기에, 눈 앞에 보이는 것 같은 생생한 묘사의 구스범스 시리즈는 책을 본다기보다 영화나 드라마를 책으로 각색한 듯한 느낌이 들어 더욱 쉽게 읽히겠다.
반대로, 이 시리즈로 어린이용 tv 드라마 시리즈를 만들어도 되겠다.
개인적으로, 아동문학은 최대한 밝고 맑고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데, 아이들은 구스범스 처럼 무서운 이야기, 귀신, 도깨비, 유령, 좀비 이야기를 더 좋아하는 거 보면, 나 어릴 적 이불 뒤집어쓰고 전설의 고향 보던 생각도 나면서 아이들에게도 적당한 공포와 긴장은 필요하겠단 생각이 든다.
호러특급 시리즈, 앞으로 나올 이야기들도 궁금하다.
날라리
음악의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