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짭조름한 여름날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52
오채 지음 / 비룡소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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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론 청소년소설이란 말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주인공이 청소년이면 청소년소설인가. 주요 독자층이 청소년이면 청소년소설인가.

어른들도 그림책을 일부러 읽는 마당에 굳이 '청소년'소설이라고 할 건 무언가.

띠지에 적혀있던 "첫 청소년소설"이란 선전문구는 그래서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건 그냥. 성장소설이다.


읽으면서 공지영의 '즐거운 나의 집'이 연상되는건 나만이 아니었으리라.

아버지가 다른 동생이 있는 사춘기 큰 딸이 주인공인, 그리고 엄마는 철든 딸에 비해 어딘가 철없고 자기만 아는 여자인 것 같은 이야기.

그러나 읽으면서 중간 중간 콧등이 찡해져 오는 순간이 있었다.

잘 썼다. 잘 쓴 책이다. 마치 재미와 흥미를 확 불러일으키는 자극적인 사건과 갈등과 악행의 연속,  그러나 결국엔 권선징악과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막장드라마처럼 술술 읽힌다.

뭐랄까, 항상 욕하면서도 시청률은 잘 나오는 인기작가의 드라마 같은 느낌이다.


그러나 그 안에는 속깊은 사춘기 소녀의 성장이 담겨져 있고, 바닷가 외딴섬에 어울리지 않는 꽃미남 같은 사춘기 소년도 있고, 주인공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엄마도 있고, 마냥 어린줄 알았으나 의외로 속깊은 동복동생도 있고, 그런 엄마와 갈등 관계인 외할머니도, 그리고 엄마에게 지극정성을 바치는 아저씨도 있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엄마는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던 사정이 있고, 외딴섬에 어울리지 않는 사춘기 소년 역시 이런 섬에 와 있을 수 밖에 없는 사정이 있다.

읽다보면 어느새 각자의 사정에 고개가 끄덕여지고, 그들이 그렇게 살 수 밖에 없는 사정에 동감한다.


다 큰 어른의 입장에서, 그리고 문학책도 비판적인 시각에서 읽는 몹쓸 버릇이 있는 내 입장에서는 자꾸 책을 분석하며 젖ㅇ해진 공식에 따른 잘 쓴 책이라는 생각이 자꾸 들지만, 선전문구 그대로 '청소년'들이 읽으면 같이 울고 웃으며 동질감을 느껴가며 금방 책에 빠져들게다.



날라리

음악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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