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노트르담 비룡소 클래식 41
빅토르 위고 지음, 윤진 옮김 / 비룡소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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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룡소 클래식을 통해 어릴때 읽었던 혹은 어릴때부터 알고 있었던 이야기들을 다시 만나게 되고 깜짝 놀랄때가 많다. 이 이야기가 원래 이렇게 잔인했나? 원래 이렇게 어려웠나? 원래 이렇게 다양한 이야기가 있는 책이었나? 

이 책, 파리의 노트르담 역시 '노틀담의 꼽추'라는 제목의 만화로, 뮤지컬로, 영화로도 나와있다는 것은 알고 있고 내용도 대충은 알았으나 원작이 이렇게 방대한 분량의 다양한 인물 군상들과 15세기 파리의 모습이 상세하게 나와있는 책일 줄은 몰랐다. (사실 이 책도 청소년용으로 나온 책이니 진짜 '원작'은 더욱 압도적이겠지)


조자스의 부주교 클로드 프롤로와 온몸이 뒤틀리고 흉측한 외모의 종지기 카지모도, 그리고 아름다운 집시 아가씨 에스메랄다, 잘생긴 외모의 왕실 친위 궁수대 대장인 푀뷔스 네 사람의 관계와 그 주변의 집시와 거지들, 부랑아들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21세기의 입장에서 보자면, 영아 유괴, 유아 유기, 장애인 학대, 강간 치사 등의 다양한 범죄가 아무렇지 않게 일상적으로 행해지던 시대였기에, 책을 읽는 내내 계속 마음 한구석이 불편했다.


사람들의 무지와 불신, 두려움으로 '마녀사냥'이 횡행하던 시대, 집시나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과 무시와 괴롭힘이 당연하던 시대. 그러한 시대에 집시의 딸로 키워진 에스메랄다나 장애를 가진 채 태어나 버림받은 카지모도가 주인공인 이야기를 쓰다니.

중요한 주인공인 네 사람 외에도 부주교의 동생인 장이나 시인 그랭구아르에 대한 이야기도 꽤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데, 각 인물들의 성격이나 행동, 대화를 통해 드러나는 인격들을 보면 실존 인물을 이야기 속에 끌어온 것이 아닐까 싶게 생동감 있고 살아있는 인물들이어서 빅토르 위고의 위대함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모두에게 멸시받고 외면받던 카지모도와 모두의 관심을 받았으나 결국 교수형에 처해지고 만 에스메랄다의 안타까운 이야기의 마지막은 교수형 당한 에스메랄다의 시신을 끌어안고 죽은 카지모도의 시신에 대한 이야기로 끝난다.

⁠사람들이 둘을 떼어 내려 하는 순간, 남자의 송장은 그대로 먼지가 되어버렸다.

​에스메랄다에 대한 그으ㅣ 사랑이 얼마나 진심이었고 얼마나 지극한 것이었는지 보여주는 구절이겠지.

그녀를 한때의 쾌락의 대상으로만 생각했던 푀뷔스, 가질 수 없는 그녀에 대한 비뚤어진 사랑으로 결국 그녀를 죽음으로 몰고 간 ​프롤로 부주교, 그녀 덕에 목숨을 구했으면서도 염소 잘리만 데리고 도망간 시인 그랭구아르와 대비되어 카지모도의 순정은 더욱 안타깝다.


다양한 성격의 인물들과 인간의 본성, 그리고 파리의 모습을 상세히 설명하고 당대의 연금술에 대한 이야기까지 모두 담고 있는 이 방대한 작품을 그간 영화나 만화의 내용처럼 그냥 집시 여인에 대한 곱추 종지기의 사랑이야기로만 알고 있었던게 부끄러워졌다. 축약본이 아닌 원본의 번역판을 꼭 찾아 읽어봐야겠다.


날라리

음악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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