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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빨간 사랑 - 다섯 영혼의 몽환적 사랑 이야기
슈카와 미나토 지음, 이규원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4월
평점 :
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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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흑같은 검은 바탕에 하얗게 웨딩드레스를 입고 있는 표지 속의 소녀가 매우 아름답게 느껴지면서 흩날리는 꽃잎들과 제목은 으스스한 느낌을 준다. 표지 자체도 매우 강렬해서 서점에서 책을 고르면 제일 먼저 집을 것 같은 책이다. 누가 만들었는지..표지도 참 잘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몽환적 사랑 이야기, 잔혹동화의 성인버전...이 책의 많은 수식어?들이 책의 내용을 더욱 흥미롭게 하고 기대가 되었다.
영혼을 찍는 사진사/ 유령소녀 주리/ 레이니 엘렌 / 내 이름은 프랜시스/ 언젠가 고요의 바다에 총 다섯개로 나누어져 있는데 가장 재미있게 본 편은 영혼을 찍는 사진사와 유령소녀 주리였다.
"선생이 시신 사진을 찍으면 그 영혼이 사진 속에 고정됩니다. 옛날 사람들은 사진을 찍으면 영혼을 빼앗긴다고 믿었다는 이야기, 들어보셨지요?" -영혼을 찍는 사진사 中-
동생 유리카가 죽은 후 언니 사나에는 애인 하루키로부터 시체 사진을 찍어주는 장례회사의 이야기를 듣고, 산 속에 위치한 그곳에서 동생의 사진을 찍은 후 화장한다. 그리고 며칠 후 동생의 아름다운 사진이 도착하는데 병원의 간호부장이 아파트로 찾아와서 그 장례회사에 대해 물어보며 분명히 화장했는지 물어보고, 자신이 겪은 이상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이상하다는 생각을 한 사나에는 그곳을 다시 찾아가게 되고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다.
영혼을 찍는 사진사를 읽어보고 다시 표지를 보니 표지 속 아름답다고 생각했던 그녀가 섬뜩하였고 왠지 모르게 얼굴이 일그러져있는 것 같기도 하고, 갑자기 눈을 뜨면서 피눈물을 흘릴 것 같다. 라는 생각도 든다. 영혼을 찍는 사진사를 읽으면서 정말..인간이란 믿을 수 없고..무섭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웃는 얼굴. 실은 내가 제일 갖고 싶은 거야... 하지만 내가 가장 슬픈 것은 아무도 나한테 웃는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다는 거야. 뭐, 내 모습이 눈에 보이지 않으니 어쩔 수 없지... 잃고 나면 그게 얼마나 훌륭한 것인지 틀림없이 알 수 있을 거야. 그건 굉장히 귀하고 멋지고 아름다운 거야. 그걸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나는 눈물 나게 부러워. -유령소녀 주리 中- 자살한 소녀가 이승을 떠나지 못하고 혼자서 외롭게 떠돌아다니고 있다. 가끔 자신의 존재를 희미하게 느끼는 사람들을 만나기도 하지만, 아무도 자신을 향해 말을 걸거나 웃어 주지 않는다. 이렇게 자살을 한 뒤 느낄 수 있는..평소의 일상생활이 얼마나 행복한지, 평소에는 그 소중함을 느낄 수 없던 단순한 일상 생활을 주리는 그리워 한다. 개인적으로 많은 것을 느낀 부분 같다.
다섯편의 이야기들 모두가 이제껏 봐왔던 다른 책들과는 달리 독특하기도 하고 엽기적이라 예상했던대로 흥미롭게 빨리 읽었는 것 같다. 비현실적이고 몽환적인 이야기... 책을 다읽고 새빨간 사랑의 묘한 매력에 정말 한동안 멍하게 있었던 것 같다. 오랜만에 마음에 든 책을 만난 것 같다. 슈카와 미나토 작가의 꽃밥을 아직 못 읽어보았는데 시간이 되면 꼭 읽어보아야 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