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얼굴을 한 시장 경제, 공정 무역
마일즈 리트비노프.존 메딜레이 지음, 김병순 옮김 / 모티브북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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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상황을 가정해보자. 세계는 월드컵 경기에 열광하고 나라마다 축제 분위기에 휩싸인다. 사람들이 자신의 나라를 응원하고 즐기느라 정신이 없을 무렵, 3세계의 나라에서는 아직 초등학교도 입학하지 못한 아이들이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납기일을 맞추기 위해 잠도 못 자며 축구공을 꿰매고 있다. 한쪽에서는 경기에 즐겁게 보내느라 행복한 표정, 다른 한쪽에서는 착취당하는 아이들의 표정이 오버랩되는 상황, 불과 10년 전에도 이런 상황은 계속 되었다.

[인간의 얼굴을 한 시장경제 공정무역]은 공정무역의 개념에 대해 설명하고 공정무역으로 변화된 사람들의 삶을 50가지의 사례를 예를 들어 보여준다. 공정무역으로 인해 개발도상국의 어린이, 여성, 남성들의 삶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알 수 있으며, 선진국의 사람들이 개발도상국의 사람들을 위해서 어떤 것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볼 수 있다.

책에서 의미하는 공정무역은 제3세계의 노동자들이 생산한 제품을 제값주고 구매하여 그들에게 사회적 초과이익을 부여하고, 그것으로 인해서 그들의 삶이 보다 공정무역을 통해서 나아지는 것을 의미했다. 실제로 공정무역을 통해 초과이익을 축적한 이후에 교육, 의료등의 복지혜택을 누릴 수 있었고 건물과 도로를 만드는 등 사회간접자본도 확보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공정무역을 통해 그들은 희망이라는 선물을 받게 된 것이다. 공정무역 전에는 빈곤이 대물림 되었고, 생활고에 자살을 했고, 마약에 중독되기도 했다. 특히 아이들과 여성들이 불리했는데 아이들은 학교갈 시간에 일을 해야 했고, 여성은 경제적 주체로 거듭나지 못했다. 하지만 공정무역 이후 모든 것이 서서히 변해가고, 보다 나은 방향으로 바뀌기 시작하였다. 단지 소비자들이 그들이 만든 상품에 제값을 치르고 구매하는 과정에서 발생된 긍정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공정무역이 시장의 기능을 왜곡시킨다는 주장도 있을 수 있다. 이것은 비교 우위를 가진 분야에 특화하여 다른 나라와 무역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이야기 했던 데이비드 리카도(David Ricardo)나 시장이 정부나 그 밖의 기관 없이도 자기 통제적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애덤 스미스(Adam Smith)의 이론을 따르는 자유무역주의자들이 주장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가난한 나라와 부유한 나라의 올바른 거래, 동등한 거래가 이루어 진다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또한 주로 다국적 기업이 자신의 입맛에 맞게 자유무역을 주장하거나 보호무역을 주장하는 현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또한 보다 더 싸고 빠르게 만들기 위해 제 3세계의 노동자들의 권리를 무시하고, 그들이 살아가는 자연환경을 파괴하고 제품을 만드는 다국적 기업의 행위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단지 값이 싸고 양이 많다는 이유로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제품을 구입하기 전에 한번 더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면 탁자에 앉아 남아메리카 사람들이 수확한 커피를 마시거나 중국 사람들이 재배한 차를 마시거나 또는 서아프리카 사람들이 재배한 코코아를 마신다. 우리는 일터로 나가기 전에 벌써 세계의 절반이 넘는 사람들에게 신세를 지고 있다.(p.9) 라고 이야기 한 마틴 루터킹의 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일상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받고 있고,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 하지만 우리가 편하게 살기 위해선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수불가결 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세계 시민의식을 가지고 공정무역 제품을 구입하고, 우리보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을 도와줄 수 있는 마음씨를 가져야 한다. 3세계 사람들이 필요한 것은 조건없는 원조가 아닌 거래이고, 그들이 자립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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