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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보통에 맞추어 드립니다 - 일본 진보초의 미래식당 이야기
고바야시 세카이 지음, 이자영 옮김 / 콤마 / 2017년 11월
평점 :
혼밥, 혼술, 혼여행이
유행처럼 번져
이제 뭐든지 혼자 하는 것이 강하고 멋져 보이는 요즘,
그래도 누군가에게
어딘가에 마음을 놓고 기댈 수 있는 장소가 있다면 하고 바라게 되는 것은
역시 인간은 혼자가 아닌
함께할 때 더 아름다운 존재여서일 것이다.
저자의 인생 역정도,
놀라운 실행력도, 새로운 시스템도 멋있었지만
마음에 와 닿았던 건 이
모든 것이 사람의 관계와 관계를 위해 설계되고 이루어진 점이다.
"이제 다 틀렸다는 생각이 들거나 막다른 골목에 내몰렸을 때,
미래식당을 떠올려
줬으면 좋겠어요.
사회에서 내팽개쳐진 것처럼 느껴질 때, 미래식당이 마지막 안전망이고
싶어요."
-<당신의 보통에 맞추어 드립니다>
중에서
손님에게 안전망이 되어
주고 싶은 주인과
'나만의 보통'을 부담
없이 요구할 수 있는 손님들이 만들어가는 이 풍경이
어쩐지 생경하지 않은 것은,
00 반찬, 00 찌개가
먹고 싶다고 조르던 어린 나와
웃으며 뚝딱 해주시던
젊었던 엄마가 만들어내던 추억이 떠올라서 일지도 모르겠다.
그저 장삿속으로 밥 한
끼를 파는 곳이 아닌,
그 밥 한 끼로 어른의
사회적 책임과 도의를 다하려는 미래식당 주인이 존경스럽다.
그리고 이 시스템이
여전히 건강하게 잘 돌아가게 하는 도쿄의 식객들도 존경스럽다.
건전한 노동과 따뜻한
나눔, 속깊은 기부,
그렇지만 저마다의 보통과
평범을 맞춰 주는 노련함이 있는 곳.
언젠가 진보초에 가게
된다면 미래식당에 들러
그 모든 것을 맛보고
싶다. 배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