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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추에이티드 - 의지, 노력, 끈기를 성공으로 연결하는 사람과 장소의 힘
앤절라 더크워스 지음, 신솔잎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6년 11월
평점 :
『그릿』의 저자가 이번에는 ‘상황’을 이야기한다니! 출간 전 가제본 서평단이라는 새로운 경험에 참여해 책을 먼저 만났다. 그런데 1부만 인쇄된 책을 받아 읽고 나니, 나머지 내용을 당장 읽을 수 없다는 사실이 아쉬울 만큼 흥미로웠다.
우리는 흔히 성공과 성취를 개인의 의지, 노력, 끈기에서 찾는다. 하지만 이 책은 질문의 방향을 바꾼다. 개인의 의지만큼이나 그 사람을 둘러싼 상황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서로 다른 역할을 수행하는 나를 떠올렸다. 가족을 돌보는 엄마,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개인, 학습자들 앞에 서는 강사, 창업자의 가능성을 발견하도록 돕는 코치. 상황에 따라 생각과 행동, 태도까지 달라진다.
특히 최근 창업자들을 코칭했던 경험이 떠올랐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사업으로 발전시키려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나는 답을 알려주기보다 질문했고, 스스로 가능성을 발견하고 결정하도록 도왔다. 그 과정에서 한 창업자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저는 ISFJ인데, 대표하기는 좀 어려운 성격이죠?”
어떤 성격유형이든 대표가 될 수 있다. 다만 리더십을 발휘하는 방식이 다를 뿐이다. 중요한 것은 특정한 성격을 갖추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과 방식을 발견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책에서 만난 ‘상황적 주체성’이라는 개념이 특히 인상 깊었다. 우리는 상황의 영향을 받지만, 동시에 상황을 변화시킬 수도 있는 존재다.
누군가를 다그쳐 행동을 바꾸려 하기보다 행동이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주는 것. 의지력을 더 발휘하라고 요구하기보다 사람과 장소, 물건과 문화 등 주변의 조력자를 활용하는 것.
이것은 개인의 성장뿐 아니라 리더십과 조직문화에도 중요한 관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릿』이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는 힘을 생각하게 했다면, 『시추에이티드』는 그 힘이 발휘될 수 있는 상황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질문하게 한다.
책을 읽고 나서 작은 실천도 하나 했다. 신용카드를 세 번이나 잃어버린 아들에게 생일 선물로 카드지갑을 건넸다. 카드를 잃어버리지 말라고 반복해서 이야기하는 대신, 잘 보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 것이다.
생각이 행동을 바꾸고, 행동이 습관을 바꾼다고 했다. 이제는 그 앞에 한 문장을 더하고 싶다.
환경이 마음을 바꾸고, 마음이 행동을 바꾼다.
누군가의 변화를 돕는 일을 하고 있지만, 이번에도 결국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의지와 노력만을 강조해온 사람이라면, 누군가의 성장과 변화를 돕는 리더나 교육자라면 꼭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아직 1부만 읽었을 뿐인데도 이렇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책이다. 완성된 책에서 저자가 어떤 이야기로 이 생각들을 확장해 나갈지 무척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