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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주는 이야기 - 일과 삶의 주도권을 찾아줄 '완결'의 기술
김민경(앨리슨 김) 지음 / 푸른숲 / 2026년 9월
평점 :
《끝내주는 이야기》는 ‘일을 어떻게 끝낼 것인가’에서 시작해 ‘좋은 결과물을 만드는 조직은 어떻게 일하는가’까지 확장되는 책이다.
저자가 말하는 ‘8마디 법칙’을 읽으며 미대 입시를 준비하던 시절의 석고데생이 떠올랐다.
복잡해 보이는 석고상도 처음부터 세밀하게 그리는 것이 아니라 머리는 구, 목은 원기둥처럼 큰 구조와 덩어리로 나누어 그려야 제한된 시간 안에 완성할 수 있었다.
일도 삶도 비슷하다.
저자는 거대한 목표 앞에서 완벽을 추구하기보다 끝낼 수 있는 크기로 쪼개고, 작은 마침표를 찍으며 앞으로 나아가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오늘 오후에 터뜨릴 수 있는 작은 팡파르.
내가 꽂을 수 있는 작은 깃발.
완벽하지 않아도 찍을 수 있는 마침표.
‘완벽’보다 ‘완성’을, 그리고 그 완성 안에서 ‘탁월함’을 끌어낸다는 관점이 좋았다.
책의 Part 2는 ‘피드백’으로 이어진다.
좋은 피드백은 누가 맞는지를 가리는 것이 아니라 함께 만드는 결과물을 어떻게 더 탁월하게 만들 것인가를 찾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질문이 중요하다.
그리고 솔직한 질문과 피드백이 오가려면 심리적 안전감이 필요하다.
특히 흥미로웠던 것은 픽사의 이야기다.
조직에서 강의하며 ‘브레인트러스트’를 자주 이야기해왔기에 실제 픽사에서 일한 저자가 들려주는 조직의 일하는 방식과 피드백 문화가 무척 궁금했다.
픽사에서는 모든 초기 아이디어를 ‘못생긴 아기(Ugly Baby)’라고 부른다.
처음부터 완벽한 아이디어는 없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아이디어를 잘 키우려면 솔직하게 바라보고 이야기해줄 사람들이 필요하다.
브레인트러스트와 소크라테스 릭, 잉클링스에 관한 이야기를 읽으며 자연스럽게 나에게도 질문하게 됐다.
나에게 솔직한 피드백을 건네줄 사람은 누구일까.
나는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일까.
책의 마지막에 저자가 이야기하는 ‘안목은 근육’이라는 말도 오래 남았다.
좋은 안목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보고 경험하고 시간과 에너지를 쏟으며 키워가는 것이다.
내가 가진 안목은 어디에서 왔을까.
돌아보니 결국 내가 오래 좋아하고, 경험하고,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온 것들이었다.
책 한 권을 읽는데 다른 책들이 따라왔다.
‘하루에 딱 세 가지 해내기’를 말했던 크리스 베일리의 《그들이 어떻게 해내는지 나는 안다》와 질문을 통해 관계와 조직을 바라보게 했던 에드거 샤인의 《리더의 질문법》.
그리고 나에게 이 책보다 먼저는 《픽사웨이》가 있었다.
한 권의 책이 혼자 남지 않고 이전에 읽은 책과 나의 경험을 데리고 와 또 다른 생각으로 이어지게 한다.
《끝내주는 이야기》는 개인의 실행과 완결에서 시작하지만 거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좋은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어떻게 피드백할 것인지, 어떤 질문을 주고받을 것인지, 사람들이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환경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까지 생각하게 한다.
그래서 일을 자꾸 시작만 하고 끝내지 못하는 사람에게도, 더 좋은 결과물을 함께 만들어가는 조직을 고민하는 리더에게도 권하고 싶은 책이다.
나 역시 아직 ‘못생긴 아기’인 무언가를 잘 키워 언젠가는 끝내주게 끝내보고 싶어졌다.
그러려면 일단,
지금 내 앞에 있는 8마디부터.
완벽하게 말고.
끝내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