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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벤처 - 1명이 10,000명의 AI 조직원을 지휘하는 시대
송인혁.이은영 지음 / 휴먼큐브 / 2026년 9월
평점 :
나는 아웃라이어인가?
『나노벤처』를 읽다가 이 질문 앞에서 한참을 머물렀다.
처음 디자이너로 취업했을 때 나는 회사의 규모가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일의 크기’가 작다고 느꼈다. 이후 대학에서 오랫동안 일했지만 안정적인 조직을 나와 결국 내 일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사람이 되었다.
그렇게 조직 밖에서 일한 지 15년. 다시 조직으로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데 이 책을 읽으며 처음으로 생각했다.
‘유니크굿컴퍼니라면 한번 일해보고 싶은데?’
『나노벤처』는 58명이던 조직이 무너지고 7명이 남은 유니크굿컴퍼니가 AI 시대에 맞춰 일하는 방식을 완전히 새롭게 설계해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처음에는 두 대표가 겪은 성장과 쇠퇴, 재기의 이야기가 궁금해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몇 장 지나지 않아 자세를 고쳐 앉고 펜을 들었다.
이 책은 단순한 AI 활용서도, 스타트업 성공기도 아니었다.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일할 것인가?’를 묻는 책이었다.
AI를 얼마나 능숙하게 사용하는지가 아니라 AI와 사람이 어떻게 협업할 것인지, 개인의 경험과 지식을 어떻게 조직의 자산으로 축적할 것인지, 작은 조직이 어떻게 거대한 일을 해낼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이어진다.
특히 ‘러닝 루프’를 읽으며 내가 왜 그토록 학습하는 조직에 관심이 많았는지를 다시 생각했다. AI 활용 단계를 보면서는 나는 지금 어디쯤 와 있는지, 앞으로 무엇에 더 많은 시간을 써야 하는지도 돌아보게 됐다.
청년과 시니어의 새로운 결합, 변화하는 인재의 조건, 리더의 역할에 관한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주변 사람들이 떠올랐다. 읽다가 여러 번 책장을 찍어 가족과 동료들에게 보냈다.
‘이건 이 사람이 읽어야 하는데.’
‘이건 우리끼리 꼭 이야기해봐야 하는데.’
유난히 많은 사람이 생각나는 책이었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것은 AI와 에이전트, 새로운 조직 운영 방식을 이야기하면서도 두 저자가 결국 놓치지 않는 것이 ‘사람’이라는 점이다.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이제 중요한 것은 단순한 사람의 ‘수’가 아니라 사람의 ‘밀도’다. AI가 더 많은 일을 해낼수록 오히려 어떤 사람들이 모여 어떤 태도로 일하고, 얼마나 깊게 연결되는지가 조직의 힘을 결정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오래 남았다.
마흔에서 쉰으로 넘어가는 지금의 나에게는 앞으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했고, 동시에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의 방향도 다시 들여다보게 했다.
그래서 이 책을 창업가에게만 권하고 싶지 않다.
리더에게도, 조직에서 일하는 사람에게도, 혼자 일하는 사람에게도, 앞으로 자신의 일이 AI와 어떻게 연결될지 고민하는 사람에게도 권하고 싶다.
『나노벤처』는 작은 회사가 큰일을 하는 방법에 관한 책을 넘어, 다가오는 시대에 우리가 어떤 사람으로, 어떤 사람들과, 어떤 방식으로 일할 것인가를 묻는 책이다.
지금 일하는 사람이라면 읽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