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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조절 - 안전하지 않은 사회에서 나를 지켜 내는 방법
권혜경 지음 / 을유문화사 / 2026년 7월
평점 :
저자가 진짜 말하고 싶었던 것은
< 안전하지 않은 사회에서 나를 지켜 내는 방법 >
나는 사람을 이해하는 도구로 MBTI를 자주 사용하지만
성격유형만으로 한 사람을 온전히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참 많다.
그럴 때 나는 한 걸음 더 들어가 질문한다.
어린 시절은 어땠는지, 부모님이나 친구, 선생님과는 어떤 관계였는지.
이야기를 듣고 표정을 살피다 보면
어느 순간 ‘아… 뭔가 있었구나’ 싶은 지점을 만난다.
그리고 그곳에는 대부분 누군가와 나누었던 감정과 관계의 경험이 있다.
최근 스타트업 대표와의 리더코칭에서도 감정카드를 활용했다.
자신과 직원들의 감정을 들여다본 뒤
“감정이 업무 몰입에 왜 중요한지 알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감정은 정말 개인의 것일까?
저자는 감정이 우리가 살아 있음을 알려 주고,
나의 상태를 다른 사람에게 전하고,
다른 사람의 상태를 이해하게 하는 효과적인 도구라고 말한다.
그리고 ‘감정 조절’을
불안한 세상에서 우리에게 꼭 필요한 생존 기술로 바라본다.
감정을 조절한다는 것은 감정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살면서 불가피하게 위협받는 신체적·심리적 안전감을
더 빠르고 유연하게 회복하는 능력이다.
안전하다고 느낄 때
우리는 자신을 방어하는 데 지나치게 많은 에너지를 쓰지 않아도 된다.
그 에너지를 관계와 일, 창조와 생산에 사용할 수 있다.
미국에서 트라우마를 공부하던 저자는
홀로코스트에 관한 수많은 연구와 기록을 접하며
우리 사회의 트라우마를 떠올린다.
한국전쟁과 독재의 시간을 지나며
수많은 사람이 겪은 박해와 상처는 왜 충분히 이야기되지 못했을까.
유대인들이 논문과 소설, 영화와 다큐멘터리, 박물관을 통해
자신들의 트라우마를 세상에 알리고
전 세계가 함께 풀어야 할 연구 과제로 만들어 온 것이 부러웠다는 저자.
그 이야기를 들은 선생님과 동료들이 묻는다.
그렇다면 당신이 직접 알리는 일을 해보면 어떻겠느냐고.
그때 저자는 깨닫는다.
늘 누군가가 해주기를 기다렸지만
‘나도 할 수 있는 일이구나.’
그리고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기로 한다.
책의 4장을 시작하는 이 이야기를 읽으며 나도 떠올린 질문 하나는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거대한 무언가가 아니어도
내가 알고 있는 것, 경험한 것, 중요하다고 믿는 것을
말하고, 쓰고, 사람들과 나누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상담과 명상, 개인의 감정 조절에 관한 이야기가 주를 이뤄서인지 아주 흥미롭게 읽힌 책은 아니었다.
요즘 내가 관심을 두고 있는 ‘조직’과 조금 떨어져 있다고 느껴서인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책을 덮고 나니 몇 가지 질문이 남았다.
한 사람을 이해하려면
그의 성격뿐 아니라
그가 언제 안전하다고 느끼고
언제 위협받는다고 느끼는지도 보아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더 나아가,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를 조금 더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나는 지금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나를 지키는 것에서 시작해
관계를 지키고, 사회를 지키는 것까지.
결국 감정을 이해하는 일은
사람을 이해하고,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이해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리고 책을 받아들었을 때 표지의 느낌이 참 좋았다.
표정 이모티콘, 뇌 모양, 종 일러스트 그리고 커버종이로 사용한 크라프트지.
감정이 뇌에서 보내는 신호라면,
편안한 촉감의 종이는 ‘안전함’을 표현한 걸까.
책을 다 읽고 나니 표지도 다시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