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에 이름 붙이기 - 흔들리는 마음의 중심을 잡는 28가지 감정 처방전
윤주은 지음 / 문예춘추사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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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힘든데도
정작 내가 왜 힘든지 모를 때가 있다.
분명 불편한데 설명은 잘 안 되고,
그저 예민해졌다고 넘겨버리게 되는 순간들 말이다.

이 책은 그런 흐릿한 마음에
하나씩 이름을 붙여준다.

질투인 줄 몰랐던 마음은 부러움일 수 있고,
상한 자존심 아래에는 열등감이 숨어 있을 수도 있다.
화라고 생각했던 감정 밑에
부끄러움과 불안이 있을 수도 있다.
이름을 붙이고 나면 감정은 막연한 두려움이 아니라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이 된다.

이 책이 좋았던 건
감정을 단순히 설명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저자는 나를 가두고 있는 생각의 틀을 보게 하고,
그 단단한 껍질을 스스로 깨고 나올 수 있도록 돕는다.
사례들도 아주 구체적이어서
읽다 보면 상담 장면에 내가 들어가 있는 느낌이 든다.

무엇보다 저자가 자신의 경험도 자연스럽게 꺼내며
한 차원 위에서 답을 주듯 말하지 않는 태도가 좋았다.
심리학의 언어와 삶의 경험,
그리고 책에서 만난 통찰들을 연결해
조용히 마음을 더 깊은 쪽으로 데려간다.

읽다가 특히 오래 남은 건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인정하는 용기였다.
불안을 느끼는 것, 부끄러움을 아는 것,
나의 무지를 인정하는 것이
오히려 성장의 시작일 수 있다는 말.
쉽지 않지만 결국 그 인정이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든다는 걸 다시 생각하게 됐다.
유발하라리도 과학혁명이 ‘모른다‘에서 시작되었다하지 않았는가.

어제는 한 달 뒤 이사를 앞두고 짐을 정리하다
오래된 편지 상자를 발견했다.
고등학생 시절 펜팔 편지들(그땐 그게 유행이었다 >.<),
고백했다가 받은 정중한 거절의 편지(그 남자 누군지도 모르겠다),
누군지도 가물가물한 우정의 편지들.
지금도 만나는 친구들의 반가운 편지 & 쪽지들도 있었지만
얼른 찢어버리고 싶은 것들도 있었다.(아무도 못보게 잘게 찢어 재활용으로도 못쓰게 쓰레기봉투에 넣었다)

그때의 나는 지금보다 더 자신감이 없었고
부끄러움과 불안과 질투가 뒤섞여 있었다
이젠 그때보다 30년 이상을 더 산 지금의 나를 토닥토닥 해줄 마음이 생겼고,
이렇게 책을 읽을 여유를 가진 지금의 안정된 삶이 사랑스럽기까지 하다.
어찌하겠는가.
그것도 내 모습이었는데.
나라도 내 편이 되어주어야 하지 않을까.

감정은 생각이다. 마음은 생각이다.
감정은 신체적으로 느껴지는 반응이자 역동이기에
보이지 않는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감지된다.
그래서 나의 생각을 공부하는 일이
진정한 마음공부의 본질일지도 모르겠다.

저자는 감정을 제대로 보라고 말한다.
시비하지 말고, 분별하기 전에,
있는 그대로의 나를 따뜻하게 보듬어보라고 말한다.

연습하면 할 수 있다.
흰 늑대에게 밥을 주자. 한 다섯 번쯤은.
딱 다섯 번만 정신 차리고 축복의 마음을 낸다면
검은 늑대와의 싸움에서
흰 늑대가 승리하는 날은 기필코 온다.
삼세번 아니고 다섯 번 합시다!

그리고 사유를 통해 존재의 힘을 길러야 한다.
사유를 돕는 좋은 도구는 ‘책‘이다.
양서로 내 안에 부재했던 흰 늑대를 마련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읽편단심 북클럽 시즌 16도 시작합니다 :)

사유부자들이 많아요~

흔들리는 마음이 있다면
이 책을 펼쳐보면 좋겠다.
처방전 같은 문장들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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