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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바이러스 - 우리는 왜 적대적 인간이 되는가, 카를 융이 묻고 43명의 심리학자, 정신과 의사, 저널리스트가 답하다
코니 츠웨이그.제러마이아 에이브럼스 지음, 김현철 옮김 / 용감한까치 / 2025년 10월
평점 :
이 책은 쉽지 않았다.
내용이 난해해서라기보다, 나를 건드렸기 때문이다.
15년째 MBTI를 강의하며 융의 이론을 토대로 사람들이 자신을 이해하고 타인을 이해하도록 돕는 일을 해왔다. 그 과정은 늘 즐거웠고 의미 있었다. 강사가 되었을 때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싶다고 생각했기에 더 인간 이해에 몰입했고, 그래서 더 유형과 성장에 집중했다.
그런데 이 책은
강점이 아니라 그림자를 보라고 한다.
빛이 아니라,
어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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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는 개인을 넘어 집단으로 번진다
이 책은 융의 그림자 개념을 현대 사회의 갈등과 연결한다.
세대 갈등, 정치적 양극화, 온라인 공간에서의 분노와 혐오.
나는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사람들이 무의식 속 또 다른 자신을 온라인 세상에 쏟아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이 책은 말한다.
그림자는 개인 안에만 머물지 않는다.
인정받지 못한 욕망과 열등감이 집단 안에서 증폭될 때 그것은 ‘바이러스’처럼 번진다.
그래서 제목이 그림자 바이러스인가.
무섭지만, 외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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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나의 그림자를 떠올렸다.
지극히 현실적인 내가 지극히 직관적인 사람들 앞에서 작아지는 순간들.
강의를 잘 마쳐도 “내가 뭘 잘못했지?”를 곱씹는 밤.
주변은 전혀 그렇게 보지 않는데도 나만 아는 불안과 의심.
융은 그림자를 단지 악한 부분이라 하지 않았다.
억눌린 열등감일 수도 있고, 인정받지 못한 힘일 수도 있다고 했다.
이 문장에서 나는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깨달았다.
그동안 MBTI를 통해 주기능과 부기능, 유형의 강점을 이야기해왔다.
그런데 이제 3차 기능과 열등 기능, 무의식의 영역이 내 관심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어쩌면 지금이 그 지점을 마주하기에 적절한 시점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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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내게 남긴 가장 큰 문장은 이것이다.
“그림자는 제거의 대상이 아니라 통합의 대상이다.”
없애려 할수록 왜곡된 방식으로 튀어나온다.
인정하고 이해할 때 비로소 방향을 바꾼다.
이제는 어두운 영역도 함께 다룰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강점만이 아니라 취약함도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만들고 싶다.
성장을 말하면서도 통합을 안내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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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와 취약성을 함께 읽다
이 책을 덮으며
프리드리히 니체의 위버멘쉬와
브레네 브라운의 Rising Strong을 함께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타이밍에 읽었고, 사실은 완독하지 못했던 두 책을 이제는 몰입해 읽어보고 싶다.
니체는 자기 극복을 말한다. 스스로 가치를 창조하는 인간.
브레네 브라운은 넘어짐을 통과하는 용기를 말한다. 취약함을 인정하고 다시 일어나는 힘을.
결국 인간은 이 둘 사이의 줄다리기 아닐까.
극복과 통과.
의지와 취약성.
그리고 융의 그림자는 그 둘을 잇는 다리처럼 느껴졌다.
나는 나를 넘어보고 싶다.
동시에 나를 통과해보고 싶다.
빛과 그림자를 함께 품은 채
사람을 진짜 이해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어쩌면 이 책을 만난 지금이
그 여정을 시작하기에 가장 용감한 시점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