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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부타이 - 칭기즈칸의 위대한 장군
리처드 A. 가브리엘 지음, 박리라 옮김 / 글항아리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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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에 가려진 새로운 인물을 소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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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일회 一期一會
법정(法頂) 지음 / 문학의숲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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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자기를 바로 봅시다. 자기는 원래 구원되어 있습니다. 자기가 본래 부처입니다. 자기는 항상 행복과 영광에 넘쳐 있습니다. 극락과 천당은 꿈속의 잠꼬대입니다. 자기를 바로 봅시다. 자기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영원하고 무한합니다. 설사 허공이 무너지고 땅이 없어져도 자기는 항상 변함이 없습니다. 유형, 무형할 것 없이 우주의 삼라만상이 모두 자기입니다. 그러므로 반짝이는 별, 춤추는 나비 등등이 모두 자기입니다. 자기를 바로 봅시다. 모든 진리는 자기 속에 구비되어 있습니다. 만약 자기 밖에서 진리를 구하면, 이는 바다 밖에서 물을 구함과 같습니다.  자기를 바로 봅시다. 자기는 영원하므로 종말이 없습니다. 자기를 모르는 사람은 세상의 종말을 걱정하며 두려워하여 헤매고 있습니다. 자기를 바로 봅시다. 자기는 본래 순금입니다. 욕심이 마음의 눈을 가려 순금을 잡철로 착각하고 있습니다. 나만을 위하는 생각은 버리고 힘을 다하여 남을 도웁시다. 욕심이 자취를 감추면 마음의 눈이 열려서, 순금인 자기를 바로 보게 됩니다. 자기를 바로 봅시다. 아무리 헐벗고 굶주린 상대라도 그것은 겉보기일 뿐, 본모습은 거룩하고 숭고합니다. 겉모습만 보고 불쌍히 여기면, 이는 상대를 크게 모욕하는 것입니다. 모든 상대를 존경하며 받들어 모셔야 합니다. 자기를 바로 봅시다. 현대는 물질만능에 휘말리어 자기를 상실하고 있습니다. 자기는 큰 바다와 같고 물질은 거품과 같습니다. 바다를 봐야지 거품을 따라가서는 안 됩니다. 자기를 바로 봅시다. 부처님은 이 세상을 구원하러 오신 것이 아니요, 이 세상이 본래 구원되어 있음을 가르쳐 주려고 오셨습니다. 이렇듯 크나큰 진리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참으로 행복합니다. 다 함께 길이길이 축복합시다."  - 성철스님 시봉 이야기 2권 152~153쪽  

최근 열반하신 법정 스님의 법문집 <<일기일회>>와 스님의 일대기를 다룬 <<소설 무소유>>를 읽었다. 공자가 그랬다던가, 30대는 이립의 시기라고. 선다, 똑바로 선다. 배로 땅바닥을 기기만 하다가 두 발로 서기 위해 안간힘을 섰던 시기가 있었을 테다. 그리고 다시 서야 한다. 30대도 어느덧 중반에 다다랐다. 마음이 바빴다. 대학을 졸업하고 자본주의의 틀 속에서 서기 위해, 누구에게도 어느 곳에도 속박되지 않기 위해, 나는 점점 돈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럴수록 돈에서 멀어져갔고, 멀어진 만큼 영혼은 찢어지고, 갈라지고, 말라가고, 부서져갔다. 인생이 조금씩 조금씩 아무런 의미 없이 휘발되고 있었다. 그러다 법정 스님을 만나게 되었다. 내게는 그저 수필 <무소유>와 성북동에 자리한 길상사 주지 정도로만 기억되던 분이었다. 그러다가 그 분의 엶반을 계기로 여러 책들과 인연을 맺게 되었고, 기울어가던 내 영혼도 다시 방향을 틀 수 있는 힘을 얻었다. 내친 김에 책장 깊숙하게 쳐박혀 있던 <<성철 스님 시봉이야기>>라는 책과도 제대로 만날 수 있었다. 스님이 열반하시던 때가 1993년이고, 입적 이후 스님의 바람과는 달리 더욱 세상에 명성(?)을 떨친 성철 스님을 시봉하던 원택 스님께서 생전 성철 스님과의 인연을 풀어 놓은 책이다. 2001년도 판이니까 그저 건성으로 읽고 내팽개쳤으리라. 삶과 책은 그렇게 엉킨 만남을 시간 속에서 제대로 풀어 내었다. 법정 스님처럼 당신이 직접 말씀하신 법문이 아니어서 비교한다는 자체가 어려운 일이지만, 두 스님은 달랐다. 불교에 문외한인 까닭이기도 하고, 아직 누군가의 삶을 있는 그대로 엿보고, 다른 이에게 속시원히 말해 줄 정도로 나는 인생에 대해 알지 못하기도 하기 때문에, 무엇이 다른지 끄집어내기는 어렵다. 앞으로 내게 남아 있을 세월의 힘에 의지하기로 한다. 하지만 이것 하나만은 지금, 이립의 시기에 처해 있는 나로서 기록해 두고자 한다. 성철 스님 입적 후 사리와 부도탑에 대한 것이나, 그 제자들과 스님의 고향 관청에서 추진한 생가터 복원과, 겁외사 창건. 서야 하는 나이대에 다다른 내가 보기에도 그것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모든 것을 버리고, 당신이 지은 모든 책도 절판하고 불태우라고 하신 법정 스님과는 달라도 너무 다른 마무리였다.  

"한번 지나가 버린 것은 다시 되돌아오지 않습니다. 그때그때 감사하게 누릴 수 있어야 합니다. 또 달은 기약할 수가 없습니다. 이 다음 달에는 날이 흐리고 궂어서 보름달이 뜰지 말지 알 수가 없습니다. 달뿐 아니라 모든 기회가 그렇습니다. 모든 것이 일기일회입니다. 모든 순간은 생애 단 한 번의 시간이며, 모든 만남은 생애 단 한 번의 인연입니다. 강과 산은 본래 주인이 따로 없습니다. 그것을 보고 느끼면서 즐길 줄 아는 사람만이 바로 강과 산의 주인이 됩니다. 이와 같이 주변에는 관심을 안으로 기울이면 우리들 삶을 보다 풍요롭게 하는 대상들이 무수히 많습니다. 그런데 눈을 밖으로만 팔기 때문에, 외부적인 상황이나 그 덫에 걸려서 나의 삶과 연결이 되지 않는 것입니다. 우리 둘레에는 이렇듯 무진장한 고마운 자연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들을 위하고 감싸 주면 먹여 살리는 자연이 이곳저곳에 널려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정신을 물질에만 몰두해 있느라 그것들을 찾아내지 못합니다. 있는지 없는지 관심조차 없습니다. (......) 사람은 살 만큼 살다가 목숨이 다하면 누구나 몸을 바꿉니다. 부처든 부처의 할아버지든 영원히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제 명대로 살다가 갑니다. 마치 헌 차를 버리고 새 차를 갈아타는 것과 같습니다. 이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생명의 현상입니다. 그런데 한때의 극단적인 충동으로 멀쩡한 차를 버리게 되면 새 차는 전에 탔던 차만 못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앞에서 말한 업의 파장 때문입니다. 이 몸을 버릴 때 모든 일이 해결될 것 같고 새로운 몸을 받아 새 사람이 되어 새 삶을 살면 될 것 같지만, 업이라는 것은 영혼의 그림자처럼 따라다닙니다. 내가 평소에 보고 듣고 말하고 생각하고 행동했던 업의 찌꺼기들이 설령 이 몸을 버린다 하더라도 이 다음 생까지 따라옵니다. 업력이란 본디 그렇습니다." <<일기일회>>, 41~5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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商道 - 전5권 세트 상도
최인호 지음 / 여백(여백미디어)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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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21세기 대한민국이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는 이윤이다. 

이윤. 기업의 총수입에서 일체의 생산비, 곧 지대()·임금 및 이자 등을 공제한 잉여소득. 

이 책은 조선시대 후반기, 그러니까 조선의 마지막 불꽃을 태우던 정조가 죽고, 안동 김씨니 경주 김씨니 풍양 조씨니 반남 박씨니 하는 특정의 소수 가문이 정권을 좌지우지 하던 때, 그야말로 민초들은 살아도 사는 게 아니던 시기에 그런 쟁쟁한 가문 소속도 아니었지만, 조선 제일의 부를 일군 임상옥을 소재로 하고 있다.  

소설은 한평생 바퀴에 매달려 살았던 거평 그룹 회장 김기섭이란 인물이 독일의 아우토반에서 사고사한 것으로 시작된다. 소설가인 '나'는 김기섭의 유품에서 나온 의문의 인물 임상옥을 만나게 되고, 그의 삶을 이야기하는데, 나로서는 임상옥이라는 인물이 그 당시 실존 했었는지 아니면 순전히 작가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허구의 인물인지 완독한 지금도 분간하기가 힘들다. 물론 믿을 수 있는 몇 가지의 기록이 임상옥의 존재를 뒷받침한다. 그렇지만, 저 천박했던 세도 정치기에 더구나 평안도 지역을 강타했던 홍경래의 난의 시기에 임상옥이 과연 어떠한 방법으로 부를 획득했는지가 궁금한데, 그건 자세히 언급되지 않고 있다. 그냥 오로지 홍삼 무역하나로만 밀어붙이고 있을 뿐이다. 이 책이 좀 더 재밌으려면 임상옥이 부를 획득해 가는 과정이 더욱 실감나게 그려졌어야 했다.  

작금의 사람들이 관심이 있는 것은 획득한 부를 올바르게 쓰는 '상도'가 아니다. 이윤 추구가 지상 최고의 가치가 된 지 오래다. 벌어라, 더 벌어라, 그리고 굴려라, 더욱 크게 굴려라. 돈은 자꾸 굴려야 한다고 여기저기서 외쳐댄다. 굴려야 하는 건, 그래서 더욱 크게 만들어야 하는 건 바로 삶인데 말이다. 더욱 많이 벌어서 부자가 되면 그 다음엔 어떻게 해야 하는가는 관심에 없다. 오로지 더, 더, 더 만 외치고 있다. 왜냐? 그건 만족이 없기 때문이다. 만족 없이는 삶도 없다. 굴러가는 돈만 있게 될 뿐이다. 

'상도'의 재미는 무엇보다도 임상옥의 스승인 석숭 스님의 세 가지 비책이다. 고승은 훗날 일어나게 되는 일도 척척 맞추는 예언자라는 다소 맥빠지는 아이디어다. 여튼 석숭 스님은 건네준 세 가지 비책을 통해 임상옥에게 닥쳐오는 인생의 고비마다 훈수를 둔다. 빤히 보이는 것이지만 그것이 이 책이 가지고 있는 재미다.  

불가에서는 '공수래공수거'라 했다. 결국 인간은 죽음에서 벗어날 수 없고, 소유라는 것도 다 부질 없는 것이니 다 비우라는 뜻이다. 상도는 다소 진부한, 그러나 곰곰이 따져보면 늘 신선한 그 원칙을 통해 한 때 모든 것을 가졌다가 결국 모든 것을 버린 한 사람의 성공 이야기이다.  

나는 책이란 결국 지금 내 삶과의 대화라고 생각한다. 지금의 나를 뒤돌아보게 하고, 훗날의 나를 이끄는 힘이 되기도 하고, 이도 아니면 그동안 잊고 지냈던 과거의 나를 잠시나마 만나게 해 주어야 한다고 믿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상도는 아주 먼 훗날, 혹은 가까운 미래일수도 있을 내 마지막 순간 즈음, 그 언저리에서 내가 버려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를 생각나게 했다.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조금 씁쓸해졌다. 

아, 그리고 이 책에서 얻은 소중한 기쁨이 있다. 그건 바로 김정희라는 잘 아는 것 같으나, 실상은 잘 모르는 인물을 접하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나는 김정희를 알기 위해 관련된 책을 몇 권 구입할 예정이다. 하나의 책이 다른 책과 연관되어 있고, 독자는 그 연결선을 따라가니, 책이여, 오, 성스러운 행렬의 너는 참 매혹적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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