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의 심리학 - 무력감을 털어내고 나답게 사는 심리 처방전
브릿 프랭크 지음, 김두완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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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고단한 하루가 끝났다. 직장에서 혹은 학교에서 집에가면 이것을 꼭 해야지 라고 머릿속으로 되내이면서 다짐한다. 막상 집에가면 씻고 밥을먹고 시간은 어느새 훌쩍 지나 9시가 넘어간다. 오늘은 시간이 없고 힘든 하루였으니 내일 하자. 물론 약속을 지키는 경우도 있지만, 나같은 경우도 오늘 끝마쳐야지 하고 일주일이나 밀려버린 과제나 일도 있었다. 미리 할걸 하면서 끝내 자괴감에 빠지지만 그때는 이상하게 자꾸만 미루고 싶어졌다. 모두들 한번쯤은 살다보면 무기력함을 느끼고 경험하게 된다. 무기력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 책은 임상 심리학자이자 심리 치료사인 브릿플랭크의 책이다. 저자 또한 20대에 중독과 자기 부정사이를 오가며 극심한 무기력에 시달리기도 했다. 자신과 내담자들에게 적용해 효과를 본 방법들을 책에 녹여내며 책장을 넘기면서 독자들이 마음가짐을 바꾸고 수치심을 없애는 기회를 얻길 바란다고 하였다.

당신에겐 존재의 자격이 있다. 이 지구에 있을 자격이 있다. 약 오르고, 겁나고, 불쾌할 자격이 있다.

그리고 자신의 인생에서 행복을 경험하고 자신의 몸 안에서 편한 마음을 가질 자격이 있다.

이제 지긋지긋한 무기력에서 벗어나자.

불안감은 신호이기 때문에 우리가 제대로 인지하지 않으면 무기력한 상태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저자는 말한다. 하지만 무기력 때문에 일어나는 문제를 해결하려면 먼저 불안감을 100% 느껴야한다. 여기서 불안감은 감정이 아니라 일련의 신체 감각이다. 불안감은 우리를 공격하는 게 아니라 도우려는 신호이다.

미국 불안감,우울증 협회에 따르면, "불안 장애는 가장 흔한 정신 질환으로, 미국에서 매년 성인 4000만명 혹은 인구 18.1 퍼센트가 경험한다." 토머스 사스의 책 정신질환의 미신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정신의학적 평가가 사회심리적 고려 사항을 외면하거나 따지지 않아서 정신질환의 개인적, 사회적 조짐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는 아주 흔하다. 지금까지의 정신의학은 정신질환의 신체 가설을 따라서 작용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겪는 문제를 이해하는 데 장애가 된다."

내 안의 불안감은 무엇때문인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불안감을 장애 혹은 질환으로 본다면 그것을 고치려는 시도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불안감은 고쳐질 필요가 아닌 이해될 필요가 있다.

나는 어떨때 불안감을 가장 많이 느끼는가 생각을 해보았는데, 내가 머릿속으로 계획해놓은 일정에 차질이 생겼을때 불안감을 느끼는것같다. 특히나 준비해놓은 상황에 갑자기 예상치 못한 일이 닥쳤을때.

그래서 미리 플랜B를 생각해 놓기도 한다. 그러면 좀 마음이 편해지고 예상치 못한 일이 닥쳤을때 조금이나마 마음이 덜 불안하다.

불안,공포,걱정은 비슷한 것 같지만 모두 다른 뜻을 내포하고있다.

불안은 자동차의 엔진 경고등과 같다. 엔진 경고등은 구체적인 문제와 그 원인을 찾아주지 않는다.

공포는 얕은 호흡, 빠른 심박수, 땀에 젖은 손바닥, 바짝 마른입, 긴장감 등 불안과 동일한 신체 감각 증상으로 나타난다.

걱정은 공포와 동일한 몸의 신호를 보내지만 정도가 세지는 않다.

이 책은 행동규칙으로 내가 해야할 일과 하지 말아야할 일을 알려준다. 5분 도전이라는 것을 통해 내가 직접 작성해보고 생각할 수 있도록 하는 기회를 제공 한다. 직접 적어보면서 생각하고 내가 이런것에 불안을 느끼는 구나 하게 된다.

무기력을 벗어나기란 쉽지 않겠지만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신의 행동을 솔직하게 대면해야 한다. 자신을 부끄럽게 여기고 본인의 선택을 비난하고 한탄해봤자 변하는 것은 없다. 비난과 한탄 대신 호기심을 가져야 한다.

예를들어 트라우마의 경우에도 질환이 아니고 상처이므로 치유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어릴때 집에 가던 도중 목줄이 없는 큰 개가 나를 쫓아오는 경험을 한 뒤로 트라우마가 생겨서 개 뿐만 아니라 작은 강아지도 무서워하게됐다. 무의식적으로 동물은 사람에게 호기심이 생겨서 따라오는것뿐인데 어린 나는 동물이 나를 해치려고 쫓아오는구나 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저 관심을 주지 않고 덤덤하게 지나가면 되는데 어릴때는 그게 참 어려워서 무서웠다. 트라우마를 가지고 살다가 어느순간부터 강아지 영상들도 보게 되고, 친구네 집에 놀러가면서 키우던 강아지가 있었는데 정말 순하고 귀여웠다. 그 강아지 덕분에 트라우마를 조금이나마 이겨냈고, 길을 가다가도 강아지나 개를 발견하면 당황하지 않고 시선을 피해 걸어가거나 뛰거나 자극하는 행위가 아니라 반응없이 서 있는 대처 방법을 터득하게 되었다.

칼 융은

"나한테 그림자가 없다면 어떻게 현실적일 수 있겠는가? 내가 온전하려면 어두운 면도 있어야 한다." 라는 말을 했다. 나에게는 밝은면과 어두운면이 둘 다 공존하기 때문에 적절한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것이 가장 옳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늘 자신과 대화한다. 실수를 하면 '나 왜 이런 실수를 했지? 어이없네 나 완전 바보같아.' 혹은 '와 나 오늘도 운동을 미뤘네, 진짜 게으르고 한심하다.' 라는 비판적인 자기대화처럼 말이다.

이런 대화방법은 오히려 효과가 떨어지고 무기력한 상황을 연장할 뿐이다.

1인칭 화법보다 3인칭 화법이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자기 대화법이다.

'와 나 오늘도 운동을 미뤘네, 진짜 게으르고 한심하다.' 라는 1인칭 화법보다,

'오늘 ㅇㅇ이는 많이 지쳤나봅니다. 운동을 미뤘네요. 하지만 내일이 있으니 열심히 일한 당신, 내일은 꼭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기 바랍니다.' 라는 3인칭 화법이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나에 대해서 제3의 눈으로 본다면 오히려 더 응원하고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쉽지않을까 생각한다.

예전에 너무 힘들면 자신이 경기를 뛰는 선수라고 생각하고, '아 ㅇㅇ선수 오늘 경기가 조금 아쉽지만 넘어졌음에도 다시 일어나는 ㅇㅇ선수에 큰 박수를 보냅니다.' 라는 방식의 자기내면 대화를 해보면 기분이 나아진다는 글을 본적이 있다. 이는 나에게 조금 더 응원하고 나를 아낄 수 있는 좋은 대화방법이 될것이다.

'나'가 아닌 자기 이름을 사용할 때, 스트레스를 받는 자신의 사고, 감정, 행동 등에 대한 제어 능력이 높아진다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는 보통 자신보다 타인에게 더 친절하기 때문에, 3인칭으로 말하면 다른 사람에게 보인 인정과 친절을 자신에게 보일 수 있는 여유를 얻을 수 있다. 단, 자신의 생각을 나에서 그/그녀/그들/너로 바꾸기만 한다고 되는게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기껏 2,3인칭으로 대화를 하면서도 자신을 계속 나무라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을 조금은 더 아끼고 생각하고 보듬어주자. 나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나 자신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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