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목욕탕 - 사람 냄새 가득한 빨간목욕탕에서 만나는 시골 할머니들의 반전 이야기!
필이 지음 / 꿈공장 플러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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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3막 정도 살고 있는 중.
앞으로 얼마나 더 멋진 삶을 살지 자신조차도 궁금한 상태.

이런 멋진 자기소개를 앞날개에 떡하니 달아놓으신 필이 작가님의 <빨간목욕탕>을 읽었다.

사실 <빨간목욕탕>은 이름의 비밀이 있다. 원래 다른 이름(궁금하면 책을 보시길 ^^)인데 미라클모닝 톡방에 올렸더니, 사진에 목욕탕이 빨갛게 빛나며 번지는데, 그 빨간 불빛이 강렬하여 붙은 별명인 것이다.


어디가 아픈지, 쏟아지는 눈물과 심장을 부여잡고 응급 약을 먹어가며 <빨간목욕탕>으로 향한다. 다리도 아픈지 냉탕에서 운동하고 온탕에서 다리를 녹인다. 나이는 이제 50살이 넘었다는데, 안 아픈 곳이 없어 보인다. <빨간목욕탕>에서 월목욕을 끊고 매일 새벽 5시~6시에 만나는 언니들은 모두 낯설고 거칠다. 사람 사는 곳 어디든 텃새가 있고, 그들이 만들어 놓은 질서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린다. 그런데 이 적응기는 온탕에 몸을 녹이듯, 마음을 서서히 풀어 놓는다. 할머니라고 불러야 하는지, 이모라고 불러야 하는지 호칭을 모르는데, 모두 '언니'라고 하면 된다고 알려준다. '언니'라고 하면 60살도, 70살도, 80살도 다 좋아한단다. 그래서 생긴 열명이 넘는 언니들. 이 언니들의 이야기도 듣고, 이 언니들과 삶의 때도 벗기고, 이 언니들의 조언을 듣다 보면 <빨간목욕탕>은 벗어날 수 없는 곳이 되어 버린다.


나도 참 큰 일이다. 이제 나이 40살인데, 주구장창 사무직에 있다보니 어깨가 자주 아프다. 게다가 거북목이다. 이 편치 않은 몸을 병원에서 가져가서 잠깐 정상으로 돌려놓고 또 혹사시킨다. 어느 새 몸무게가 조금씩 늘더니, 앞자리가 익숙해졌다. 그래서 큰 일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 아, 빼야하는데 하고 생각한다.


이런 나이다 보니 필이 작가님의 <빨간목욕탕>을 가는 걸음이 이해가 된다. 출근 시간 9시, 그 전에 고등학생인 아이를 등교시키고, 아침을 먹이려면 5시에 30분에는 목욕탕에 가야한다. 그 전에 명상할 수 있는 글귀도 읽고 간다. 진짜 '미라클 모닝'을 실천하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 '미라클 모닝'을 별 것 아닌 것으로 만드는 '미모의 언니'들이 있다. <빨간목욕탕>에서 만나는 언니들은 이런 생활에 익숙한지 8시 출근도 하신단다. 부지런한 언니들은 아픈 몸도 목욕탕에서 치유한다. 자신의 몸에 맞게, 운동과 목욕과 생활을 조화롭게 이끈다. 아픈 몸이 치유되었다는 이야기에 귀가 쫑긋해지니, 아무래도 몸이 아프긴 아픈가보다.


어린 시절부터 30대 중반까지 나는, 가끔 심장이 비이상적으로 빨리 뛰었다. 심장의 길 하나가 다시 심장으로 돌아와 심장이 빨리 뛰는 현상이라고 했다. 그래서 허벅지에서 출발하여 심장으로 관 같을 것을 넣고, 이 길을 태우는 시술을 한 적이 있다. 그 이후에는 이런 증상이 없다. 의사 선생님께서 심장이 빨리 뛰면 어떻게 했냐고 물으시길래, 웅크리고 가만히 멈출 때까지 앉아있었다고 했다. 움직일 수가 없기 때문이다. 심장이 분당 200회가 넘게 뛰면 순간 어지럽고 몸에 심장 밖에 존재하지 않는 듯해서 그 심장을 부여안고 눈을 감고 가만히 있을 수 밖에 없다. 필이 작가님은 협심증이 있어 심장이 조이는 듯 아프다고 했다. 그래서 항상 응급약을 가지고 다니며, 눈물을 흘리며 아픔을 참아내었다고 한다. 그런데 <빨간목욕탕> 언니 중 한 분이, 이 협심증 약도 안 먹고 목욕탕에서 치유했다는 '미라클'을 증명하신다. 그래서 또 후루룩 페이지가 넘어간다. 이 <빨간목욕탕>에 다니는 언니들의 정체는 무엇이란 말인가?


이 언니들은 삶으로 인생을 증명한 언니들, 열심히 살아온 언니들.

그리고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언니들이었다.


곡물 팩을 얼굴에 올리고, 마사지를 하고, 목욕탕에서 스트레칭하고,

자신의 몸을 아끼는 언니들이었다.


그래서 피부관리나 마사지 같은 건 돈 있고 여유있는 사람들이나 하는 건 줄 알았다는 문장에 멈추었다.

나도 그런 줄 알았다.


하지만, 이 언니들의 이야기에서는 그저 핑.계. 일 뿐 이라는 걸 알게 된다.


얼마 전 중학교 동창을 만났는데, 얼굴에서 윤이 났다. 뭐하느냐고 물었다니 일일 일팩을 한단다. 역시, 매일매일 자신을 아끼는 것은 이길 방법이 없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미라클>은 어디에 있는가?

<빨간목욕탕>에 있는가?


맞다. <빨간목욕탕>에 '적혀'있다.

일상의 '미라클' 찾아, <빨간목욕탕>을 찾아가 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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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사랑하는 일
채수아 지음 / 모모북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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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고 참한 사람들을 보면 꾸며낸 것이 아닌지 의심하곤 했다. 어떻게 한결같이 착할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던 것은, 내가 삐뚤어진 탓이며 내 시야가 좁기 때문이라는 것을 이제는 안다.
<사람을 사랑하는 일>의 저자 채수아 작가님도, 참 선하고 모범이 되는 사람이다. 전직 초등학교 교사인 이력이 참 어울리는 사람이라고 읽는 내내 생각했다. 심지어 수녀가 되고 싶었다고 생각했다니, 그것도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하이얀 손수건 같이 티끌 없으나, 타인의 눈물을 닦아주고 위로해 주는 그런 사람이 채수아 작가님인 것이다.
시어머님을 모시고 살면서 마음의 병을 얻고, 오만했다고 인정하면서 자신을 사랑하게 되는 삶의 이야기가 진실하게 담겨있는 책이다. 나도 시어머님께 아이들을 맡겨 키우며, 가까이 살았기 때문에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나의 시어머님은 바른말, 고은 말을 쓰시는 분이어서 다행이라고, 모진 말, 거짓말을 하는 작가님의 시어머님을 보며 생각했다. 시어머님이 말을 곱게 하신다고 해서, 아이를 맡긴 입장에서 모든 것이 내 맘 같지는 않았다. 아이가 소화를 못 시킨다고 짚을 달여 먹이는 것이나, 편한 옷을 입힌다고 딸아이에게 내내 운동복만 입히는 것이 나는 불편했다. 내가 키우지 못하니 크게 내색은 못 해도 내가 키우고 싶은 방향으로 키우지 못하는 서러움이 있다. 예쁜 공주님 치마를 사주어도 입히지도 않고, 딸아이도 불편하다고 싫다고 하는 것을 볼 때는 속으로 짜증도 많이 났다. 하지만 이런 일화는 사소한 것임을 읽으며 깨달았다. 채수아 작가님의 시어머님이 딸아이를 데리고 행상을 다녔다고, 겨울에 시린 손을 비비며 행상을 하는 어머님 옆에 있을 딸아이가 너무 마음이 아팠다고 하는 일화에서는 같이 화가 났다. 용돈도 듬뿍 드리고, 따뜻한 집에서 아이와 시간을 보낼 수 있는데, 뭐 하러 행상을 나간다는 말인가! 읽는 내가 화가 났는데, 착한 채수아 작가님은 시어머님께서 집에 있기 답답하여 나가는 일이라며 대변해 주는 대목에서는 그만, 책을 덮어버렸다.
아이고. 착한 사람. 나는 속상해지고야 말았다. 맏며느리도 아니고 막내며느리가 이 무슨 고생이란 말인가!

산 것이 아니라 살아낸 것이다.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은 모두 건강하고 행복해 보였다. 나만, 나라는 사람 하나만 망가지고 또 망가졌다. 결국 천직으로 여겼던 학교를 떠나게 되었다.
p53

잠깐 스스로의 화를 식히고 다시 책을 다 읽었다. 시어머님을 모시다가 기어이 몸과 마음이 고장 났다고 인정하고, 분가를 하는 시점에서 나는 속상함이 조금 풀렸다.

되도록 좋은 선택을 하는 하루를 살아야겠다.
p36

상처받은 사람은 또 옆에 있는 사람을 찌른다. 정말 무서운 '이어짐'이다. 그래서 과감히 '질긴 내림'을 끊어낼 용기가 있어야 그 집안의 고통이 막을 내릴 것이다. p84


작가님은 스스로를 돌아보며, 좋은 선택을 해나갔고 상처를 끊어내고 성장하였다. 그리고 시어머님의 입장에서도 고생을 인정하는 부분은 이상하게도 좁은 내 마음을 넓혀주었다. 작가님의 시어머님은 몸이 아픈 시아버님과 결혼하여 3남매를 혼자 키우며 억척같이 살았다. 그 고생을 같은 여자 입장에서 풀어보는 것은 이상하게도 내 마음을 풀어주었다.

우리가 세상을 다 바꿀 수는 없다. 대한민국을 다 바꿀 수도 없다. 하지만, 내 주변의 누군가가 덜 억울할 수 있도록 손은 잡아 줄 수는 있다.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다. 그리고 눈물을 닦아줄 수도 있다. 우리는 누구나 다 그럴 수 있다, 인간에 대한 선한 마음만 가지고 있다면 p117


채수아 작가님의 인생을 담은 이 책은, 작가님의 선한 영향력을 이어가고 펼치는 책이었다. 같은 여자 입장에서 시어머니를 잘 모셨던 고되었지만 보람되었던 시간, 그리고 몸과 정신이 망가져 분가한 이후 스스로를 찾아낸 시간, 자꾸 아파 아이들과 같이 보낸 시간을 보상하는 시간을 모두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내 삶에서 '공부는 잘 하지만 헛똑똑이'라는 같은 별명을 가진 채수아 작가님의 선한 영향력을 같이 펼쳐나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많은 사람들과 같이 읽고 싶은, 참 선한 이야기가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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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2-28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동의 리뷰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마음으로 잘 살겠습니다. 한 해 마무리 잘하시고 멋진 새해 맞이하세요♡
 
더, 낯선 익숙함을 찾아서 - 문학이 안내하는 세계, 인간을 발견하는 여행 낯선 익숙함을 찾아서
김명희 지음 / 나라말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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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발자취는 어떤 모습일까. 드라마 촬영지를 찾아가듯, 문학 속의 장소를 찾아가는 일은 쉽지 않다. 하지만 내가 좋아했던 장면으로 들어갈 수 있다면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행복해질 것이다. 그 장면 속으로 들어가 볼 수 있는 책이다. 한때 사랑했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수레바퀴 아래서>, <안나 카레리나>, <죄와 벌>, <폭풍의 언덕>,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등 의 고전 속으로 들어갈 수도 있고, 전쟁의 아픔을 담은 근대 문학 작품 <빙점>, <세 여자>, <종이 동물원> 속으로도 들어갈 수 있다. 최근 작품으로는 <트와일라잇 시리즈>와 <알로아, 나의 엄마들>의 배경도 소개하고 있다. 아시아, 러시아, 유럽 그리고 미국을 무대로 펼쳐지는 이 문학 기행은, 여행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문학과 우리 근대 사회에서 펼쳐졌던 그림자를 찾는 이야기이다. 톨스토이의 눈 덮힌 무덤이나 바이칼 호수, 헤르만 헤세의 유년을 담은 칼브 마을의 사진은 내가 그 문학 속으로 걸어들어가는 느낌이 들도록 넓게 펼쳐진다. 그리고 아직 읽어보지 않은, 귀중한 보석 같은 문학 작품 또한 소개 받을 수 있다. 2026년을 맞아 책읽기를 계획하고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을 시작으로 또 다른 문학작품으로 쉽게 여행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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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서점의 크리스마스 이야기
에드 맥베인.로런스 블록 외 지음, 오토 펜즐러 엮음, 이리나 옮김 / 북스피어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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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크리스마스에 읽으려고 사놓았다가 올해 때 맞추어 읽었습니다. 진짜 재미있고, 이런 글들이 책 한 권에 있다니, 대단합니다.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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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아름다운 뇌
래리 W. 스완슨 외 지음, 정지인 옮김, 정재승 감수 / 아몬드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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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에 관심이 있거나, 그림에 관심이 있거나, 노벨상을 받은 산티아고 라몬 이 카할에 관심이 있다면 이 책을 꼭 읽어 보길 권한다.
https://brunch.co.kr/@snowsorrow/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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