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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는 작아도 별은 볼 수 있어요! - 장애와 차별을 극복한 여성 천문학자 캐럴라인 허셜 ㅣ 열린어린이 그림책 27
에밀리 아놀드 맥컬리 지음, 고정아 옮김 / 열린어린이 / 2022년 12월
평점 :
-우리 반 아이들에게 들려 주고 싶은 이야기
세상을 살아가며 우리는 장애인을 얼마나 마주치고 가깝게 생활을 할까요?
선생님이라면 쉽게 만나는 장애아동
콕 집어 장애아동이라기보다 그냥 반 학생들 중 하나인 나의 학생으로
요즘은 통합교육이 잘 되어 있어서 쉽게 아이들을 만나게 된다.
신체 장애보단 지적 장애아동을 만나는 일이 더 많다.
나 역시 정년까진 장애를 가진 학생과 부비부비 해야한다.
나는 특수교사이니까 ^^
이 책을 읽어 보고 싶었던 건
수 많은 장애 이해교육을 하며 소개했던
내가 알고 있는
일명 장애를 극복한 위인 리스트에 속해 있지 않았다.
시각장애, 청각장애, 지적장애, 학습장애, 주의력결핍 등등 수 많은 장애를 극복하고 일어선 이들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보고 있으면 갑자기 무력감이 들기도 한다.
이들처럼 어떻게 일어설 것인가 이런 이야기보다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을 어떻게 일으킬 것인가..
또 늘 이런 위인들 곁에 있는 힘이 되어 주는 사람들..
이런 이들이 있기 위한 장애 이해교육은 뭘까하고..
장애를 극복한 위인도 참으로 멋지지만
그 주변에서 그를 지지해주고 다독여주고 이끌어주는 사람.
그런 사람이 내가 만나는 아이들 곁에 많게 해주고 싶다.
이런 저런 생각으로 이 책을 펼쳤다.
키는 작아도 별은 볼 수 있어요. 참으로 당연한 말이다.
그런데 이렇게 당연한 말이
세상에선 안되는 일이 될 때가 많다.
캐럴라인 허셜에게 처음으로 별을 보여 준 사람은 아버지였어요.
키는 작아도 별은 볼 수 있어요. 중에서
캐럴라인은 10살 때 병 때문에 성장이 멈춰 키가 130센티미터에서 멈춰버렸고 얼굴은 수두로 인해 얽은 자국이 선명하게 남게 된다.
이런 여성과 결혼할 이는 극히 드물것이다. 캐럴라인의 강인한 속마음을 알아주기 전 겉모습만 보고 달아날테니까..
생계를 책임져 줄 남편이 없으면 살길이 막막했던 그 당시
여자라서, 장애를 가져서, 외모가 예쁘지 않아서. 참으로 캐럴라인 스스로 막막했을 것 같다.
나라면 주저앉아 버렸을지도 모른다.
가족들도 외면한 그녀......
그녀는 어떤 생각으로 살아갔을까
그녀에게 비춰진 세상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그녀는 별을 보며 보고 싶었던 것이 무엇이었을까?
더 멀리 보고 싶었던 그녀가 이해가 되기도 한다. 지금 현재 그녀의 삶이 너무도 괴로웠기에 우주 너머의 모습을 그리고 싶지 않았을까? 나 혼자 그런 생각도 들었다.
그녀에게 유일한 힘이 되어준
윌리엄 오빠.
오빠로 인해 다시 그려지는 그녀의 삶에 얼마나 감사했던지
윌리엄이 그녀를 찾지 않았다면 그녀의 인생 2막은 양말만 뜨다 사라졌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니 아찔했다.
그녀는 죽으면서도 윌리엄의 머리카락을 품고 땅에 묻혔다고 하니 오빠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대단했을지 느껴졌다.
이 장면에서 오빠와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남매가 별을 바라보며 나눈 이야기들을 옆자리에 앉아 들어보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들은 한번 한다하면 제대로 하는 남매들이다.
힘들었지만
이 일이 정말로 재미있었어요.
키는 작아도 별은 볼 수 있어요. 중에서
일이 재미있으면 미치도록 할 수 있을까?
얼마나 하는 일에 미쳐야 이렇게 일에 빠질 수 있을까?
아~~ 힘들다를 달고 사는 내게 이 일이 정말로 재미있었어요. 라는 대목이 눈길을 붙잡았다.
나는 정말로 재밌어서 하는 일이 뭘까?
캐럴라인은 오빠의 밥을 떠 먹여줘야 할 정도로 이 남매는 천문학에 폭~~~ 빠져버린거다.
남매의 열정이 부럽기도하고 무섭기도하고 대단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았다.
이쯤 읽다보면 캐럴라인의 키는 중요하지 않다.
그녀의 키는 잊은지 오래다.
세상 일에 걸림돌이 되었던 제약도 지내다보면 아무렇지 않은 일들이 많다.
캐럴라인도 마음 고생은 많았겠지만,
그녀가 일에 취해 있는 동안 그녀의 키는 더이상 제약이 아니었을 것 같다.
다만, 그녀를 바라보는 시선이 그녀를 판단하는 타인의 잣대가 장애였을 것 같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내년에 할 장애이해교육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우리가 장애를 어떻게 바라보고 대해야 할지.
장애를 보기 전 그냥 한 사람으로 마주한다면
세상의 장애는 더이상 장애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의지의 천문학자라고 불러주고 싶은 그녀 캐럴라인
나도 그녀처럼 일을 즐기며 미친듯이 빠져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