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창비교양문고 36
김유정 지음 / 창비 / 1995년 11월
평점 :
품절


조세희, 김승옥 옆에 나란히 이름 하나를 더 쓸수 있게 되어 기쁘다. 보통 너무 유명한 글은 책을 사도 그 대표작만 읽고 말 때가 많았다. 김유정의 '동백꽃'또한 그랬다. 교과서에 동백꽃이 실렸었는지, 수능 문제지에 단골로 나왔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어쨌든 나는 동백꽃을 문학으로 접하기도 전에, 해부해야 하고 찢어 발기어 머릿속에 집어 넣어야 할 공격의 대상으로 먼저 만났다. 당연히 흥미가 생길 리 없었다.

그런데 우연히 다시 그 책을 읽을 기회가 생겼다. 동백꽃을 읽고 외워서 극화 시키는 작업을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렇게 하나하나 곱씹고 주인공의 심정을 이해하자 재미가 달라졌다. 그리고 이 소설집 안에 있는 다른 작품들도 다 읽게 되었다. 단숨에 읽기 아까울 정도로 재미가 쏠쏠 했다.왜 이런 보석을 못 보고 있었는지. 의외로(?) 교과서에 실린 글들은 재미있는것이 많다. '이해의 선물'이 그랬고. '아버지의 뒷모습'이 그랬다. 이 두 작품은 내 가슴속을 항상 훈훈하게 해 준다.

나는 여태껏 이렇게 정겹고 맛깔스러운 우리말을 잘 구사하는 작가의 작품을 접한 적이 없다. 더구나 사람의 심리를 그렇게 재미있게 표현할 수 있다니.....신경숙이 오정희의 소설을 베껴적는 연습을 했듯이. 나는 김유정의 것으로 그 작업을 할 생각이다. 속된 말로 하면, 그의 독득한 언어구사력을 훔치고 싶다. 그가 쓴 글의 질감을 느껴보고 싶다. 2001년은 김유정을 만난 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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