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속도

어둠의 속도
엘리자베스 문 지음, 정소연 옮김 / 푸른숲 / 2021년 10월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둠의 속도 - 엘리자베스 문, 푸른숲

“어둠의 속도는 빛의 속도보다 빠를지 몰라. 빛이 있는 곳에 늘 어둠이 있어야 한다면, 어둠이 빛보다 먼저 나아가야지.”

22p

“나 자신이 누구인가는 저에게 중요합니다.” 내가 말한다.

“그러니까, 자폐증을 앓는 게 좋다고요?” 의사의 목소리에 꾸중하는 듯한 어조가 섞인다. 그는 나 같은 사람이기를 바라는 사람이 있으리라는 상상조차 하지 못한다.

“나는 나 자신이기를 좋아합니다. 자폐증은 나 자신의 한 부분입니다. 전부가 아닙니다.” 나는 내 말이 사실이기를, 내가 내 진단명 이상이기를 바란다.

“그러니―우리가 자폐증을 없애도 당신은 같은 사람일 겁니다. 그저 자폐인이 아닐 뿐이죠.”

394p

작가 엘리자베스 문은 장애인, 노인, 여성 등 소수자성에 꾸준히 관심을 기울여온 문은 독특한 세계관으로 많은 독자와 평단의 이목을 끌어온 SF작가로 유명하다. '어둠의 속도'는 자폐인의 시선으로 삶의 정상성에 대해 질문을 던져보게 만든다.

주인공 루 애런데일은 이 세상에 마지막 남은 자폐인이다. 마지막 남은 자폐인, 그 의미는 기술이 고도로 발전한 세계에서 ‘정상화 수술’ 과정을 통해 자폐를 치료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임신 중 진단한 자폐를 모두 치료할 수 있게 된 미래 세상에서 루 애런데일은 그 치료의 혜택을 받지 못한 채 태어난 마지막 남은 자폐인 세대다. 루는 대기업에서 근무 중인데, 전원이 자폐인으로 구성된 특수분과 ‘A 부서’에서 일하고 있다. 루와 A 부서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사회 생활에 필요한 대인 관계 능력이 결여되어 '정상인'과 같은 소통은 불가하지만, 패턴을 발견해내는 천재적인 수학 능력을 통해 회사에 막대한 이익을 창출해 낸다. 그 덕분에 그들은 자폐를 가지고 있지만, 심신 안정에 필요한 전용 주차장, 전용 체육관, 전용 음악시설 등의 특별한 복지혜택을 제공받는다.

하지만, A 부서의 특별한 복지혜택은 새로운 상사 진 크렌쇼가 부임하며 위기에 처한다. 진 크렌쇼는 자폐인들만을 위한 혜택이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고 생각하며, 더 생산적인 근무 환경을 만들기를 원한다. 또, 자폐인들을 사내 연구소에서 새로 개발 중인 '정상화 수술'의 실험 연구에 참여하도록 만드려 한다. 실험 연구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직원 감축 대상에서 제외되는 방식으로 말이다. 치료를 받아도 자폐 증세가 사라지면 다른 일을 하는 훈련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A부서원들을 다시 채용하지는 않을 거라는 말도 돌고, 어쩌면 그들에게 유일한 길과도 같은 일자리를 빌미로 A부서 직원들은 정상화 수술을 받도록 간접적인 압박을 받는다. 자폐가 사라지더라도 과연 나를 나라고 부를 수 있을까? 루는 자폐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한 싸움을 시작한다.

“범죄자들이나 뇌를 바꾸어야 하고, 나는 범죄자 아니야. 자폐인은 다를 뿐이지, 나쁘지 않아.”라고 말하는 루와 A 부서 직원들의 대화는 현재 우리 사회에서도 자폐인에게 꽂히는 차별적인 시선이 반영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루의 '자폐'라는 한 특성을 통해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루의 자폐는 루의 한 부분이지만 그 부분을 사람들은 부각해서 보거나 그 부분으로 손해 또는 이득을 보게 된다. 자폐를 가진 루는 세상에 마지막 남은 자폐인 세대로 소외된 약자 계층에 속한다. 루 애런데일의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계속해서 ‘정상’이 무엇이고 ‘비정상’은 무엇인지, 그것을 가르는 기준은 무엇인지 계속해서 끊임없이 생각해보게 된다.

#어둠의 속도, #엘리자베스문, #푸른숲,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오늘은 더 좋은 날이 될 거예요

오늘은 더 좋은 날이 될 거예요 - 365 희망 일력
김재식 지음 / 토네이도 / 2021년 11월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365 희망일력 : 오늘은 더 좋은 날이 될 거예요 - 김재식, 토네이도

하루 하루 넘겨서 볼 수 있는 365일 만년 일력으로 1일마다 좋은 문구를 볼 수 있어서 좋아요.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날짜가 쓰여 있어 매일 한 줄씩 짧게짧게 읽을 수 있어요.

요즘 아침에 정신없이 일어나서 출근하고 회사에서 하루의 1/3 이상을 보내다가 퇴근하고, 저녁이 되면 이것저것 강의도 듣고, 씻고 잠들고. 이런 루틴이 반복되고 있는데, 일상에서 일력 넘기기 하나 추가하게 되었죠. 큰 시간 들이지 않아도 일력 넘기고 그 날 하루를 시작하며 좋은 글귀를 읽으니 마음이 든든해지는 것 같아요. 2월은 윤달인데 어떻게 되어있지 궁금해하며 하루하루 넘겨보았는데, 2월은 29일까지 있어요! 그리고 반년이 지나가면 뒷면으로 넘겨서 또 하루하루 넘겨 1년을 보낼 수 있게 된답니다.

11월 27일 오늘의 문구는요, 지금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다면 언제나 감사하고 귀히 여겨야 한다는 문구예요. 문구를 보고, 매일매일 보는 가족들에게 한 번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말해보았어요. 여러분도 한 번 가족들에게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전해보시길!

3월에는 봄에 당신과 꽃구경을 가자는 문구도 있고, 7월에는 이렇게 파도와 관련되어 시간을 소중히 하자는 시같은 문구도 있어요. 9월에는 뜨거운 여름을 견디느라 고생했다는 듯 오는 가을비에 대한 이야기도 있어서 계절이 지나가는 것에 대해서도 감성이 느껴져요. 이런 계절이야기 뿐만 아니라, 오늘의 문구처럼 인간관계에 대한 이야기, 지혜에 대한 문구, 교훈적인 문구, 격려하는 문구가 담겨있답니다.

그리고 보다가 마음에 들었던 문구는 거의 절반지점인 8월 15일의 언제 올지 모르는 큰 행복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일상의 사소한 일에도 감사하며 살자는 내용이었어요. 저도 소확행을 좋아해서 공감가는 내용이었어요.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것 같아요. 일러스트도 귀여워서 봐도봐도 질리지 않네요. 간결하게 포장되어 있어서 연말 선물로도 좋을 것 같아요.

#오늘은더좋은날이될거예요 #김재식, #토네이도,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캑터스

캑터스
사라 헤이우드 지음, 김나연 옮김 / 시월이일 / 2021년 11월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캑터스 - 사라 헤이우드, 시월이일

마흔다섯에 고아가 될 줄은 몰랐다. 하지만 내가 태어났을 때 이미 부모님은 서른이 넘은 나이였고, 아빠는 좋지도 않은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당신 손으로 수명을 깎아 먹었다. 이제 엄마는 말년, 자식이라면 응당 자주 들여다봐야 마땅했지만 나는 그만큼 엄마를 돌보지 않았다.

10p

수잔 그린은 선인장 가시처럼 까칠한 싱글여성이다. '그린'이라는 성이 참 눈에 띄였다. 마흔다섯 살의 수잔은 런던이라는 큰 도시에서 살며, 안정적인 직장을 갖고 있고, 아파트에서 홀로 보내는 시간을 즐기며 사는, 혼자만의 이상적인 삶을 꾸린 독립적인 여성이다. 사람들과 불필요한 관계 맺기는 지양해서 직장 동료들과 퇴근 후 술 한 잔이나 커피 한 잔도 거절해왔고, 융통성도 없다. 인스타그램이나 왓츠앱, 페이스북 같은 SNS도 안 한다.

아침에 지하철로 출근해서 한숨 돌리고 아침 루틴대로 책상 앞에 줄지어 놓은 선인장을 돌본다. 선인장 돌보기를 끝내고 맡은 업무의 파일을 열어 행정직 공무원의 일을 시작한다. 그녀와 같은 시기에 입사한 트루디는 그녀의 상사가 되었지만, 수잔은 항상 같은 루틴 속에서, 자신만의 세계 속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도록 살아가길 고집하며 살고 있다. 차갑고 건조하게 느껴지고, 직장 동료가 있어 짜증이 난다는 등 유독 사람에게 방어적인 태도를 보인다. 이미 안정적인 삶을 꾸리고 있기에 사람들의 평가는 신경 쓰지 않는다.

수잔의 아빠는 예전에 돌아가셨고, 이제 엄마까지 돌아가셨다. 갑작스러운 엄마의 부고를 증오의 대상인 남동생 에드워드로부터 듣고, 생각지도 못했던 엄마의 유언장에 대해 알게 된다. 그리고 엄마의 유산이 에드워드에게로 넘어가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갑작스러운 죽음과 수상한 유언장에 수잔은 엄마가 사망하게 된 배후에 에드워드가 있을 거라 의심하고 직접 확인하기 위해 고향으로 가게 된다.

고향 버밍엄의 집에서는 벌거벗은 '롭'이라는 남동생의 친구를 마주하게 된다. 롭은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매우 매력적인 남자였고, 수잔은 버밍엄에서 새로운 진실들을 알게 된다. 엄마의 장례식과 겹쳐, 수잔은 갑작스레 엄마가 되게 된다. 그녀는 자신에 대해 알게 되고, 가족을 만들기까지 예측불가한 순간들을 마주하게 된다. 가시가 많고 메말라보이는 선인장에도 꽃이 피어나듯이, 고독하고 원칙만 고집하던 수잔에게 아이가 생기고, 가족을 만들어나가는 따뜻한 이야기였다.

'캑터스'는 리즈 위더스푼이 나오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화가 되기로 결정되었다고 한다. 까칠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독신 수잔이 가족을 만들고 점점 성장하는 이야기가 리즈 위더스푼과 만나 묘사가 잘 될 것 같아서 더 기대가 된다.

"요즘 동화의 결말은 다양한 내용으로 바뀌었어요. 공주는 왕자와 함께해도 괜찮고, 하인과 함께해도 괜찮고, 혼자의 힘으로 극복해도 괜찮아요. 또 다른 공주와 사랑에 빠지거나 고양이 여섯 마리를 키우며 살아도 되고, 자기가 왕자가 되겠다고 선언해도 돼요. 그렇다고 해서 더 페미니스트라거나 덜 페미니스트가 되는 건 아니니까요. 단지 내가 누구인지,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확실히 알고 그대로 살아가는 게 중요해요.”

243p

#캑터스 #사라헤이우드 #시월이일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화성의 시간

화성의 시간
유영민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10월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화성의 시간 - 유영민 장편소설, 자음과 모음

작가는 첫 장편소설 '오즈의 의류수거함'으로 제3회 자음과 모음 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하고, 그 이후 장편소설 '헬로 바바리맨', 참여소설집 '십대의 온도', '마구 눌러 새로고침' 등의 작품을 썼다고 한다. 모두 읽어본 작품은 아니지만 '화성의 시간'을 통해 새로운 작가의 새로운 작품에 대해 알게 되었다.

대한민국에서 실종되는 사람은 연간 약 10여 만 명이라고 한다. 이 좁은 나라에서 실종자가 10만 명이라니...! 이유야 다양하겠지만 생각보다 많았다.

진짜 10만 명이나 되나 찾아보니 이런 기사도 있었다.

https://www.sedaily.com/NewsVIew/22M8R1SY48

이렇게 우리 주변에서 이렇게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사람들은 어디로 가는 걸까? 화성의 시간은 이런 질문을 바탕으로 사라진 사람을 소재로 한 장편 소설이다. 소설은 한국에서 매년 10만 명 이상 실종된다는 사실적인 소재를 사용하고, 다시 나타난 실종자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이어나가 소설이지만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표지를 보며 명화같다고 생각하며 누구지? 하는 궁금함이 생겼다.

“부부 싸움을 자주 했나요”

“아니라오. 도리어 없는 게 문제였지.”

몇 초의 간격을 두고 노인은 덧붙였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생판 남남끼리 한집에 살았던 거였어.”

홍보 대행사의 안경이 오두진 부부가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고 하긴 했다. 그러나 지금 이 노인은 그 정도를 넘어 아예 전

혀 애정이 없었다고 진술하고 있다. 적지 않은 충격 속에서 성

환은 입을 열었다.

“방금 남편과 아내가 겉으로 사이가 좋은 척했다고 말씀하셨

는데, 그건 일종의 연기를 했다는 뜻인가요? 배우처럼 말입니다.”

고요한 표정으로 노인은 대답했다.

“맞아요. 그들은 연기를 했어요.” -126쪽

형사로 일하다가 그만두고 사설탐정(민간조사원)으로 일하고 있는 성환은 6년 전 행방불명된 여동생 문미옥의 행방을 알아봐달라는 의뢰를 문창수로부터 받게 된다. 문미옥에게는 그녀 앞으로 30억 원짜리 보험이 가입되어 있는데, 그녀가 사망처리가 되면 30억 원의 보험금이 남편 오두진에게 지급될 예정이기에 그녀의 행방에 대해 조사가 시작된다. 성환은 조사를 하며 문미옥의 주변 인물들을 차례차례 만나보지만, 그들은 능숙한 연기를 하는 것 처럼 미심쩍은 느낌을 받게 된다. 위 노인과의 대화에서 문미옥과 그 남편 오두진 부부는 싸움이 없었을 정도로 좋은 부부같지만, 애정이 없었고, 사이가 좋은 척하는 것 같다고 이야기한다. 이 이상은 스포가 많을 것 같아 생략하려 한다. 반전도 있고 인물들의 감정 또한 그림처럼 섬세하게 묘사된다. 인간의 깊은 내면 그 안을 들여다 보는 것 같은 통찰이 엿보이는 작품이었다.

그의 몸에서 미세하게 새어 나오던 결핍과 공허의 냄새…….

여태껏 품고 있던 강렬한 의문의 답을 알게 된 성환은 착잡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그는 그 이유가 자신이 오두진과 같은 부류의 사람이기 때문임을 알고 있었다. 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결핍과 공허를 채우는 무언가가 오두진의 경우에는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고, 자신은 존재했으나 사라진 것이었다. 쓴침을 삼키며 성환은 문득 머릿속에 떠오른 말을 입 속으로 되뇌었다. 결핍은 파멸을 부른다.

-255쪽

#화성의시간, #유영민, #자음과모음,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오늘도 인생을 색칠한다 - 송준석, 스타북스

오늘도 인생을 색칠한다 - 성공의 길목에서 나누고픈 107가지 지혜
송준석 지음 / 스타북스 / 2021년 10월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늘도 인생을 색칠한다 - 송준석, 스타북스

- 성공의 길목에서 나누고픈 107가지 지혜

이 책은 표지에 그림 4점이 있는데, 줄지어 날아가는 새 떼, 굵은 선으로 이루어진 추상, 꽃잎 또는 해파리 같은 문양, 사과가 바둑판 식으로 배열된 것 같은 그림이 있다. '인생을 색칠한다' 멋있는 말이라 생각한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을 그림과 함께 인생을 색칠하고, 채워가는 것이라고 표현한 말 같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표지처럼 7인의 여러 작가들의 그림과 성공한 사람들의 멋진 말을 인용하여 작가가 재해석한 인생의 지혜가 담겨있다. 작가는 자신의 고백과 성찰이 읽는 독자를 가르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 나름의 비판적 성찰을 통해 새로운 시각으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히고 있다. 책은 총 8개의 파트로 나뉘어져, 크게 현명한 사람의 행동, 목적지를 향한 꾸준한 노력, 도전해보는 정신, 폭넓은 시야, 자기다움, 실수로부터 배우는 교훈, 자신의 신념을 지키는 방법, 외로움에 대해 이야기한다.

나는 이 중 119 페이지의 '당신이 되고 싶은 존재가 되세요'라는 말이 좋았다. 조지 엘리엇의 '당신이 되고 싶은 어떤 존재가 되기에는 지금도 절대 늦지 않았다.'는 말이 나왔는데, 조지 엘리엇은 빅토리아 시대를 대표하는 소설가로 실제 이름은 메리 앤 에반스, 즉 여자라고 한다. 고전을 강조하고 여성에게 높은 도덕성을 강조하던 빅토리아 시대에 여성이라고 깎아내려지는 것을 원치 않아 남자 이름을 필명으로 쓴 것이다. 메리 앤 에반스는 남자 이름의 필명을 사용했지만 그로 인해 빅토리아시대 후기에는 다른 여류작가들이 당당히 자신의 이름을 썼다고 한다. 그의 업적을 보았을 때, 자신이 원하는 일을 이룰 떄, 눈치를 받고 미움을 받을지라고 추진하고 이루어내는 용기와 신념에 대한 교훈을 준다. 내가 원하는 일을 진지하게 고민해 보게 하는 이야기였다.

이 책에는 아까 썼다시피 7인의 작가들의 그림이 곳곳에 실려있어서 글을 읽기 귀찮을 때는 그림을 감상하는 것도 좋은 읽기 방법인 것 같다. 그림을 보다보면 느껴지는 감상이 지친 하루를 달래주거나 또는 용기를 주는 것 같아 위로가 된다.

다음은 일상에서 스트레스 받고 화날 때 한 번쯤 곱씹기 좋은 것 같아 적었다.

흔히 스트레스 상황이거나 화가 났을 때 판단을 제대로 못합니다. 이를 ‘터널시야현상’이라고 부르고 ‘우물 속의 개구리’라고 비난합니다. 저도 이런 경험을 했기에 뭐라고 나무랄 처지는 못 되지만, 분명한 것은 그때의 판단은 잘못되었고 많은 문제를 안고 있었습니다. 화가 나거나 스트레스 받았을 때는 어떤 결정을 해도 후회투성입니다. 그럴 때는 결정을 잠시 미루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사고를 마비시켜 객관적으로 사건을 다양하게 해석하고 바라볼 능력이 떨어지고 너그러이 보는 힘이 약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 186p

#오늘도인생을색칠한다, #송준석, #스타북스,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