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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라틴어 원전 완역본) - 최상의 공화국 형태와 유토피아라는 새로운 섬에 관하여 ㅣ 현대지성 클래식 33
토머스 모어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11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토머스 모어 – [유토피아] 어디에도 없는, 그 이상향
박문재 옮김
현대지성 클래식
이 책은 서양 고전을 오랜 기간 연구한 박문재 님의 옮김으로 라틴어 원전의 완역본으로 나온 책이다.
책 내부에 원제가 있었는데, 'De Optimo Republicae Statu, Deque Nova Insula Utopia' 라고 되어있었다.
찾아보니, 원제는 '가장 좋은 국가 통치 형태와 새로운 섬 유토피아에 관한 진실이 담긴 황금 같은 책자(Libellus vere aureus, nec minus salutaris quam festivus, de optimo rei publicae statu deque nova insula Utopia)' 라고 한다.
가장 중요한 단어 '유토피아'
고등학교 윤리와 사상 또는 도덕 시간에 한 번쯤은 들어봤으리라.. ‘유토피아’
‘유토피아’는 영국의 사상가 토머스 모어가 1516년에 만들어낸 말로, 처음에 라틴어로 쓰인 그의 저작, 줄여서, [유토피아]에서 유래되었다.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는 저자가 과거 지인의 소개로 만난, 유토피아에서 왔다는 라파엘 휘틀로다이우스(Raphael Hythlodaeus)의 유토피아에 대한 이야기를 기억나는대로 서술한다는 형식을 빌려 당대에 표현 못할 사상이나 생각들을 표현한 작품이다 토머스 모어는 중세 봉건 사회에서 근대 시민 사회, 르네상스로 가는 과도기였던 유럽 절대왕정의 시대를 살면서도 ‘공화국’을 이상국가로 제시했는데, 당시까지의 이상향에 관한 것을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그림을 그리듯 자세하게 묘사했다.
Utopia는 소설 내에서 나오는 가공의 장소이며, 이상향으로 표현된다. 그러나 Utopia는 그리스어의 ou(없다), topos(장소)를 조합한 말이다. 즉, "없는 장소, 없는 곳"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참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어찌됐든, 이 작품으로 인해 '유토피아'란 단어는 현대에선 아예 '이상향'을 의미하는 단어가 되어버렸다. 또한 단순히 이상향을 뜻하는게 아니라 아예 완벽한 이상 국가를 의미하기도 하여, 아예 신세계를 의미하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유토피아]를 읽어보다 보면, 내가 지금까지 흔히 생각하던 그 이상향과는 좀 많이 달랐다. 소설 [유토피아]에서 묘사되는 유토피아의 모습은 장점도 분명히 있지만, (6시간 노동, 공공주택, 기본 소득 등) 지금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관점에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단점도 존재한다.(6시간 노동 후 자유시간이지만, 공부를 한다든지, 사생활이 없다든지 등등)
책을 읽기 전의 나는 ‘유토피아’를 자유로운 완전한 이상향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현대에 만들어진 이미지였다.
이 책에 대해 더 알고 싶어서 찾아보니, 토머스 모어가 살았던 15-16세기 영국은 백년전쟁과 장미전쟁을 거치면서 말 그대로 무법지대가 되어버렸다고 한다. 숲에는 도적떼가 몰려 있었으며, 상인들은 무사를 고용해서 안전을 확보해야 할 정도였다. 인클로저 운동(책의 주석을 참고하면, 당시 모직물 공업의 발달로 양모 값이 폭등하자, 지주들이 땅을 목초지로 만들었다. 이 운동으로 농민들은 대규모로 몰락하였고, 토머스 모어는 이를 가르켜 “전에는 사람이 양을 먹었지만 지금은 양이 사람을 잡아먹는다”고 말했다.)으로 농민이 몰락하여 대도시로 인구가 폭등하는 등 갖은 사회 문제가 발생했다. 토머스 모어는 범죄자를 처벌하는 데 그치지 말고 그런 범죄자가 나오지 않도록 예방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보았다.
내가 생각하던 그 ‘유토피아’는 아니지만, 토머스 모어가 이 책을 통해 16세기에 언급한 기본소득, 공공주택, 6시간 노동 정책, 경제적 평등과 같은 여러 급진적 사상은 후대에 이르러서는 마르크스의 『자본론』 등으로 연결된다. 또, 21세기인 지금도 활발히 논의될 정도로 파격적이고 혁신적이라고 생각한다.
이상향에 관한 모든 사상과 실천적 논의의 출발점이며, 새로운 사회를 꿈꿀 때마다 다시 찾는 필독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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