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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내 등을 떠미네 - 아픈 청춘과 여전히 청춘인 중년에게
한기봉 지음 / 디오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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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내 등을 떠미네(한기봉 에세이)

- 아픈 청춘과 여전히 청춘인 중년에게 전하는 대부분 쓸쓸하고, 아주 가끔 반짝이는 인생에 관하여 –




연필을 쥐면 따스한 느낌이 전해 오기 시작한다. 금속 혹은 플라스틱 재질의 만년필이나 볼펜이나 샤프처럼 차갑지 않다. 나무는 오감을 확장한다. 하얀 종이에 연필로 글을 써 내려갈 때는 아무도 밟지 않은 눈밭에 첫 발자국을 내딛는 기분이 든다. 명품 연필과 질 좋은 종이가 마찰하며 내는 마른 낙엽 스치는 듯한 소리, 연필을 따라 올라오는 삼나무나 향나무의 아련한 향, 손아귀가 느끼는 부드럽고 단단한 악력…….

​어떤 물건은 때론 필요성보다 감성적 가치로 존재하는 법이다. LED등이 전구를 다 바꾸었어도 양초는 여전히 어둠 속에서 빛을 발하고, 음원과 스트리밍의 시대에도 턴테이블의 바늘은 돈다.

_「연필을 깎으며」 중에서

작가는 한국일보에서 30여 년간 기자생활을 하며 날카롭게 세상을 바라보았다는 첫 소개가 있었다. 그런데 첫 글을 읽어보니 작가의 세월에 가다듬어진 감수성과 사물과 현상을 넓게 바라보는 통찰력이 느껴졌다.

1장은 “삶에 수작을 걸다” 라는 주제로, 연필 같은 일상적인 소재를 통해 발견한 인생에 대한 성찰과 소소하고도 익숙한 것에 대한 작가의 사색과 고뇌가 느껴진다. 작가와 나이나 성별 등 차이는 있지만, 누구나 공감할 법한 이야기들이 들어있어 흥미로웠다.

2장은 “아픈 청춘, 아직도 청춘” 이라는 주제로, 현재 청춘 세대에게 보내는 위로와 신체적인 나이가 들었어도 ‘마음’은 청춘인 작가의 모습이 드러난다. 자기 없는 자기 소개서. ‘자소설’이라는 제목의 글이 취업난이 이어지는 요즘이 생각나 씁쓸했다.

3장은 “불현듯, 새삼스럽게” 라는 주제로 우연같으면서도 운명같은 그런 인생의 순간들을 포착하였다. 평양 냉면을 통해 남과 북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딸에 대한 생각부터 강남역 살인사건까지 폭넓은 주제를 대면해 볼 수 있었다.

4장은 “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랴”에서는 시간이 흘러가는 것과 나이 드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글을 읽다보면 내 마음도 수선거리는 것 같다.

5장은 “혼자는 외롭고 둘은 그립다” 라는 주제로, 첫 마디를 “정직한 절망이 희망의 시작이다. 지금 할 수 있는 건 희망을 만드는 게 아니라 정직하게 절망을 견디는 일뿐이다.” 라며 시작한다. 마스크를 안 쓰고 다닌지가 언젠지. 무조건 해피엔딩을 보다보면 지치게 된다. ‘그보다 현실을 직면하고 덤덤하게 견뎌나가다 보면 또 지나가겠지.’ 라는 생각과 함께 책읽기를 마무리 하였다.

작가와의 연배 차이가 가끔 느껴졌지만, 대체로 공감가는 에세이여서, ‘아, 나도 이런 느낌을 받은 적이 있지.’ 하는 생각에 좋았다.

#바람이 내 등을 떠미네, #한기봉#디오네#컬처블룸#컬처블룸리뷰단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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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라틴어 원전 완역본) - 최상의 공화국 형태와 유토피아라는 새로운 섬에 관하여 현대지성 클래식 33
토머스 모어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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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머스 모어 – [유토피아] 어디에도 없는, 그 이상향
박문재 옮김
현대지성 클래식

이 책은 서양 고전을 오랜 기간 연구한 박문재 님의 옮김으로 라틴어 원전의 완역본으로 나온 책이다.

책 내부에 원제가 있었는데, 'De Optimo Republicae Statu, Deque Nova Insula Utopia' 라고 되어있었다.

찾아보니, 원제는 '가장 좋은 국가 통치 형태와 새로운 섬 유토피아에 관한 진실이 담긴 황금 같은 책자(Libellus vere aureus, nec minus salutaris quam festivus, de optimo rei publicae statu deque nova insula Utopia)' 라고 한다.



가장 중요한 단어 '유토피아'

고등학교 윤리와 사상 또는 도덕 시간에 한 번쯤은 들어봤으리라.. ‘유토피아’

‘유토피아’는 영국의 사상가 토머스 모어가 1516년에 만들어낸 말로, 처음에 라틴어로 쓰인 그의 저작, 줄여서, [유토피아]에서 유래되었다.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는 저자가 과거 지인의 소개로 만난, 유토피아에서 왔다는 라파엘 휘틀로다이우스(Raphael Hythlodaeus)의 유토피아에 대한 이야기를 기억나는대로 서술한다는 형식을 빌려 당대에 표현 못할 사상이나 생각들을 표현한 작품이다 토머스 모어는 중세 봉건 사회에서 근대 시민 사회, 르네상스로 가는 과도기였던 유럽 절대왕정의 시대를 살면서도 ‘공화국’을 이상국가로 제시했는데, 당시까지의 이상향에 관한 것을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그림을 그리듯 자세하게 묘사했다.



Utopia는 소설 내에서 나오는 가공의 장소이며, 이상향으로 표현된다. 그러나 Utopia는 그리스어의 ou(없다), topos(장소)를 조합한 말이다. 즉, "없는 장소, 없는 곳"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참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어찌됐든, 이 작품으로 인해 '유토피아'란 단어는 현대에선 아예 '이상향'을 의미하는 단어가 되어버렸다. 또한 단순히 이상향을 뜻하는게 아니라 아예 완벽한 이상 국가를 의미하기도 하여, 아예 신세계를 의미하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유토피아]를 읽어보다 보면, 내가 지금까지 흔히 생각하던 그 이상향과는 좀 많이 달랐다. 소설 [유토피아]에서 묘사되는 유토피아의 모습은 장점도 분명히 있지만, (6시간 노동, 공공주택, 기본 소득 등) 지금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관점에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단점도 존재한다.(6시간 노동 후 자유시간이지만, 공부를 한다든지, 사생활이 없다든지 등등)

책을 읽기 전의 나는 ‘유토피아’를 자유로운 완전한 이상향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현대에 만들어진 이미지였다.



이 책에 대해 더 알고 싶어서 찾아보니, 토머스 모어가 살았던 15-16세기 영국은 백년전쟁과 장미전쟁을 거치면서 말 그대로 무법지대가 되어버렸다고 한다. 숲에는 도적떼가 몰려 있었으며, 상인들은 무사를 고용해서 안전을 확보해야 할 정도였다. 인클로저 운동(책의 주석을 참고하면, 당시 모직물 공업의 발달로 양모 값이 폭등하자, 지주들이 땅을 목초지로 만들었다. 이 운동으로 농민들은 대규모로 몰락하였고, 토머스 모어는 이를 가르켜 “전에는 사람이 양을 먹었지만 지금은 양이 사람을 잡아먹는다”고 말했다.)으로 농민이 몰락하여 대도시로 인구가 폭등하는 등 갖은 사회 문제가 발생했다. 토머스 모어는 범죄자를 처벌하는 데 그치지 말고 그런 범죄자가 나오지 않도록 예방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보았다.



내가 생각하던 그 ‘유토피아’는 아니지만, 토머스 모어가 이 책을 통해 16세기에 언급한 기본소득, 공공주택, 6시간 노동 정책, 경제적 평등과 같은 여러 급진적 사상은 후대에 이르러서는 마르크스의 『자본론』 등으로 연결된다. 또, 21세기인 지금도 활발히 논의될 정도로 파격적이고 혁신적이라고 생각한다.

이상향에 관한 모든 사상과 실천적 논의의 출발점이며, 새로운 사회를 꿈꿀 때마다 다시 찾는 필독서이다.







#유토피아 #토머스모어 #디스토피아 #공유사회 #공화국 #최저임금 #공공주택 #부동산정책 #경제적평등 #이상국가 #현대지성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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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허밍버드 클래식 M 1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지음, 한에스더 옮김 / 허밍버드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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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지음 한에스더 옮김
허밍버드 클래식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는 영어로 ‘Strange Case of Dr. Jekyll and Mr. Hyde’ 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다. ‘Strange Case’ (수상한 사건) 이라는 제목답게 괴이한 내용을 담고 있다. (제목과 추리소설과도 같은 형식의 조화를 위해 제목을 좀 더 살려 번역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그 내용인 즉슨 변호사인 찰스 어터슨이 그의 오랜 친구인 헨리 지킬 박사와 사람을 혐오하는 사람인 에드워드 하이드의 괴상한 관계의 조사에 관한 것이다. 소설 속 묘사에 따르먼 어터슨은 마르고 키가 크며 음울한 외모에 내성적인 성격이지만, 그럼에도 정감이 가는 성격의 사람이다. 또, 자기 통제력이 강하며 자신에게 엄격한 사람으로 묘사된다.

주요인물인 헨리 지킬(Henry Jekyll) 박사는 인간의 몸에 선과 악, 두 가지의 본능이 있다는 가설을 세우고 여러 실험 끝에 화학약물을 하나 만들어 마시고 자신의 인격을 두 가지로 나누기에 성공하는데, 하나는 바로 원래의 지킬 박사 자신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의 내면에 있는 절대악의 분신인 에드워드 하이드(Edward Hyde)이다. 둘은 정반대의 성격을 지니고 있어서 하이드가 된 지킬은 밤에 돌아다니며 온갖 범죄를 저지르고 다닌다. 실험의 성공에 고무되어 지킬 박사는 더욱 많은 약물을 만들어 마셔서 자주 하이드로 변신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내면의 하이드를 더욱 더 통제할 수 없게 되고, 마침내는 지킬 박사의 인격과 마음을 잃어버리고 그냥 사악한 하이드가 되어버린다. 이렇게 작가는 인간의 이중성에 대한 통찰을 보여준다.

이 책은 총 10개의 차례로 이루어졌으며, 원문은 1886년에 처음 출간되었다. 조승우 지킬이 나오는 뮤지컬로도 만들어지고, 영화로도 만들어지고... 한국에서도 너무 유명하고, 현대에는 이중적인 면모의 모티프가 다양하게 사용되는 이 소설이 너무나 유명하기에 이 소설을 읽으려고 하는 사람들 중에 ‘지킬과 하이드는 같은 사람’임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내용을 알고 있어도, 그리고 몇 백년이 흐른 지금 읽어도 지루하지 않고 흥미진진하게 읽혀지는 책이다.



지킬박사와하이드씨,#로버트루이스스티븐슨,#허밍버드,#허밍버드클래식M,#고전, #서양문학,#문화충전,#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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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의 변명·크리톤·파이돈·향연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 플라톤의 대화편 현대지성 클래식 28
플라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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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의 변명’(또는 변론 : 책에서는 '변명'이라는 단어가 가진 부정적 뉘앙스 때문에 '변론'이라 번역되는 경우가 많지만, 소크라테스로 대변되는 삶의 방식에 관한 '변명'이기도 하기에 둘다 일리가 있고, 독자에게 익숙한 '변명'을 선택하였다 해설했다.)은 플라톤의 저작 가운데 대화록이 아닌 유일한 작품이다. 작품의 주제는 이미 제목에서 드러나듯, 소크라테스가 법정에서 자신의 입장을 변호하며, 당시의 일반적인 인간 생활에서 관찰하게 되는 사회적, 윤리적 문제점에 대한 토론이다.


소크라테스는 살아있는 동안에는 자신의 사상이나 철학을 담은 책을 쓰지 않았기 때문에 그의 제자였던 플라톤이 기록을 통해서만 소크라테스의 행적들을 살펴볼 수 있다. 제일 널리 알려진 것은 ‘너 자신을 알라’ 는 말일 것이다. 이 문구로 보듯이 소크라테스는 산파술의 대가로 유명했다. 산파술은 ‘산파’가 산모가 아기를 안전하게 낳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인 것처럼, 제자들이 질문을 하면 그 질문에 답을 하지 않고 계속해서 질문을 던짐으로써 스스로 무지함을 깨닫게 해주었다. 즉, 스승인 자신이 ‘산파’가 되어 질문을 던져 점차 진리를 깨닫고 지혜를 깨닫도록 하는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무지함’을 알고 있다는 점에서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현명하다고 생각했다. 더 현명하다고 알려져 있는 사람을 알게 되면 산파술로 그의 무지를 파헤치고는 했었다. 그러다 보니 소크라테스는 주변에 적이 많았고, 평소 소크라테스를 눈엣가시처럼 생각한 아테네의 권력자들은 그가 청년을 타락시키고 국가의 신들을 믿지 않고 다른 신을 믿는다는 이유로 그를 법정에 세운다.


‘소크라테스의 변명’은 소크라테스가 법정에서 자신을 고발한 멜레토스 및 재판관들을 대상으로 한 최초의 변론 1, 유죄 선고 후 변론2, 사형 선고 후 변론3, 이렇게 총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책에서는 죽음 직전에서도 당당했던 위대한 철학자로서 소크라테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억울하게 고발을 당했지만, 소크라테스는 당당한 태도로 재판에 임한다. 법정에서 당당히 “재판관 여러분보다는 신에게 복종할 것”이며 평소처럼 아테네 시민들에게 지혜와 진리와 영혼을 돌볼 수 있도록 조언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변론한다. 사형이 결정되고 난 다음에도 오히려 “죽음을 흔쾌히 여기고 착한 사람에게는 생전에도 사후에도 나쁜 일은 생길 수 없다는 것을 확신”하라고 주장하면서 “나에게 사형 선고를 집행한 재판관들은 살고 소크라테스는 죽을 운명이지만 어느 쪽이 더 좋은가 하는 것은 오직 신만이 알 뿐”이라고 당당히 변론을 끝마친다.


‘크리톤’은 소크라테스의 절친한 친구였던 크리톤이 사형 선고를 받고 감옥에 갇혀 있는 소크라테스를 찾아가 탈옥을 하라고 설득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소크라테스는 아테네를 탈출하자는 크리톤의 제안을 거절하면서 오히려 “싸움터나 법정이나 어느 곳에서든지 도시와 국가가 그에게 명령하는 바를 행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친구의 그릇된 생각을 꾸짖는다.


'파이돈'은 사형 집행일에 당시 소크라테스와 그를 찾아온 친구들과 '영혼 불멸'을 주제로 한 마지막 대화이다. 죽음을 앞 둔 상황에서까지도 다른 사람들에게 깨우침을 주려 노력하는 철학가로서의 면모가 담겨있다. 죽음을 재앙이나 두려운 것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달관의 경지도 보여주며, 독을 들이킨다.


'향연'은 비극 경연 대회에서 우승한 아가톤이 우승을 기념하여 소크라테스와 지인들을 초대하여 향연을 베푼 것을 소재로 한다. 향연에 참석한 사람들은 '에로스'에 대해 대화하며 '연애'의 신인 '에로스'를 예찬한다. 소크라테스는 '이데아'를 관조하고 직관하는 경지까지 올라가야 비로소 '에로스'가 완성된다고 설명한다.


책을 읽으면서 밑에 주석이 잘 달려 있어 당시 상황에 대해 생각해보면서 내용을 보다 수월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소크라테스의 사고관은 한편으로는 현대인인 내게 답답하게 읽혀졌다. 그러나 책을 읽어가며 그의 대쪽 같은 성품이 잘 느껴졌고, 그렇기에 현대까지도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일 것이다. 읽는 내내 ‘악법도 법이다.’ 라는 유명한 문구가 생각났다. 이 책을 통해 소크라테스가 수 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자기 소신을 지키는 대표적인 인물로 화자되는 이유를 잘 알 수 있었고, 당시 아테네 사람들의 생활 양식도 함께 엿볼 수 있었다. '크리톤'에서처럼 죽음을 피할 수도 있지만, 자신의 소신을 따름으로 죽음을 선택한 그는 현대의 나에게 올바른 선택이 무엇일지 질문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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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중국편 1~2 세트 - 전2권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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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에서는 중국에서 서역으로 나가는 출발점인 돈황과 하서회랑, 2편에서는 막고굴과 실크로드의 관문을 답사한 것을 바탕으로, 중국의 실크로드에 대한 방대한 역사와 문학, 문화를 다루고 있다. 우리 나라와 역사적으로 오랜 시간 국경이 맞붙어 있었기에 문화적으로 교류가 잦았고, 그 내용을 다룬만큼 한국과는 또다른, 거대한 스케일의 문화를 지녔던 중국과 역사의 허물어짐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교수님께서 서문에 밝히셨듯,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것이지, 자연의 차이에서 나오는 것을 문화 역량으로 생각하는 오류는 불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같은 동아시아 문화권이지만 한국, 중국, 일본은 비슷하면서도 특유의 다른 정체성은 서로 영향을 받으면서도 그 속에서 자기만의 고유한 색을 찾아나가기에 재밌는 것 아닐까?

몇 년 전 세계사를 배울 때, 중국을 간략하게 배운 적이 있었다. 그 때는 지도를 보며, 어느 지역에서 어느 왕조가 나고 어떤 문화가 있었는지 다루기 급했다. 이 책에서는 이백과 두보의 시, 삼국지나 다른 문학의 배경 등을 다루고 있어, 이 책으로 중국을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책에서 재미를 느끼는 부분은 역시 만담처럼 풀어나가는 문체이다. 그 중, 버스 기사가 틈틈이 휴게소를 들르기에 휴식을 주니 고맙게 느꼈다고 했는데, 휴게소를 들르는 이유가 기사가 담배를 피우기 위한 것도 있지만, 중국의 고속도로에 구간 속도제한이 있어 과속으로 걸리지 않기 위해서라고 한다는 부분 등이 그러했다. 또, 석굴사원의 풍습을 다루는 부분이 상세해서 흥미롭게 읽었다. 불교가 인도에서 중국으로 전래될 때, 불경과 불상이 먼저 들어오고, 석굴사원 형식이 실크로드를 타고 중국으로 전해졌다고 한다. 그리고 바윗결이 쌓아놓은 듯한 맥적산의 전경과 석굴을 보았을 때, 가본 적 없는 이곳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옥문관의 큼직한 유적터와, 하창성 등을 보며 중국의 흥망성쇠도 짐작하게 했으며, 옥문관의 아단지모는 긴 세월에 따라 이리저리 다듬어진 자연경관을 짐작할 수 있게 함을 보여준다. 점점이 찍히는 일정 속에서 그냥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을 중간중간 쉼처럼 풀어내어 중국 사람들의 문화를 읽어내는 교수님 특유의 통찰력도 엿보인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의 다른 편도 그렇듯이, 이 책도 문체를 따라 읽다보면, 작가의 경험을 생생히 느낄 수 있으며, 유홍준 교수님의 문화유산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애정을 느낄 수 있다.

책을 따라, 촘촘한 여정을 상상하며 읽다보면 나도 중국으로 떠나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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