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첫사랑은 가상 아이돌 YA! 2
윤여경 지음 / 이지북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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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내 첫사랑은 가상 아이돌


코로나 시대에 메타버스가 점점 뜨거운 감자가 되었다. 메타버스는 가상,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과 3차원 가상세계가 혼합된 공간을 의미하며, 이 소설의 중심 소재이다.

  

내용은 간단했다. 그 집에서 한 달을 보내면 돈을 주겠다는 내용이었다. 그것도 큰돈을.

“이게 뭐예요?”

내가 말하자 윤희는 웃지 않고 대답했다.

“프라이빗 이벤트. 백 퍼센트 당첨 확률. 그래서 당첨되고 싶어요, 아니에요?”

“왜 저한테 이런 제안을 하시는 거예요?”

“우리 도련님이 학생을 좋아해요.” (18p)


불치병에 걸린 아이돌 지망생 은우는 옆집 소녀 아리를 사랑한다. 하지만 병에 걸린 자신의 모습을 아리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아 사후에 고백하기로 한다. 죽기 전 아리와 함께 할 미래를 계획하고, 계획이 완성되자 자살했다. 은우의 계획대로, 발달한 기술 덕분에 은우는 가상 현실 속에서 마치 살아 있는 사람처럼 존재할 수 있었고, 그렇게 아리와 죽음 이후에도 함께 하려 한다. 은우의 사망 이후, 은우의 집사인 윤희는 아리에게 영혼연결식에 대한 제안을 한다. (사랑에 미친 스릴러 같은 분위기도 났다.)

온갖 첨단 기술로 도배된 은우의 집에서 살게 되며, 아리는 은우의 마음에 부담과 은우의 정성에사랑받고 있음을 느끼며 기쁨을 느낀다. 그리고 점차 가상으로 존재하는 은우에게 빠지게 된다. 은우는 사망하기 전 녹음한 노래들을 아리를 위해 발매한다.

(정말이렇게 사랑하는데 눈 딱 감을 테니 살려주시면 안 되나요? 하는 마음의 소리가 절로 나왔다.)

그리고 이 소설에서는 아리뿐만 아니라, 은우의 생전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은우봇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유사 연애를 한다. 이런 현실 속에서 아리는 문득 자신이 그 수많은 소녀 팬과 다를 것이 없다는 생각에 빠진다. 이런 아리의 마음을 알아챈 은우는 자각몽을 통해 아리와 만남을 갖는다. 아리는 은우와 함께하고 싶어 매일 밤 자각몽을 꾸며 현실과 꿈을 구분하기 어려워하기까지 한다.

그러던 은우와 똑같이 생긴 은우의 사촌 동생 휘가 찾아오며 모든 것이 변화한다. 아리는 휘와 함께 저택을 벗어나면서 현실 감각을 되찾는다. 그러면서 은우와 똑같이 생긴 실제로 존재하는 휘에게 점점 흔들리게 된다. 진짜 현실과 가상 현실 속을 오가며, 첫사랑을 앓는 아리의 모습을 보면서 끝으로 다가갈수록 누구를 택하게 될지 흥미진진했다.

“우리가 머무는 시간이 서로 다르다는 건 중요하지 않아. 우리의 마음이 연결되었다는 게 중요하지.”

이 소설을 관통하는 주제같다. 작가의 재치있는 상상력으로 은우와 아리가 시공간을 초월해 서로를 사랑하는 과정을 그려 낸 신선한 소설이었다. 처음 이 소설을 읽기 전에는 정말 가벼운 마음으로 SF가 섞인 로맨스 판타지로 알고, 가볍게!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끝이 다가올수록 점점 안타깝고 아쉽고 복잡한 감정이 들었다. 소설과 함께 은우의 음원 ‘Blue Sky’(작곡 반의현, 노래 채의준)를 듣다보면 아련한 감정이 더더욱 고조된다. 책에 수록된 QR코드를 통해 사이트로 이동할 수 있으니 노래와 함께 읽기를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사람의 마음에는 방이 있다고 한다. 한번 사람을 사랑하게 되면 그 사람이 머물게 되는 그 방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다고 한다. 내 마음속에 만든 은우의 방도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거였다.

하지만 마음속에 새로운 방은 계속 만들어졌다. 그 방들은 복도를 가운데 두고 늘어서 있었다. 봄바람이 불거나 첫눈이 올 때면 방문이 살짝 열렸고, 그 안의 사람이 보였다. 자신을 잊지 말라는 듯 신호를 보내는 반짝이는 눈빛에 눈이 부셔서, 나는 눈을 감곤 했다.(22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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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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