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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아더 피플 - 복수하는 사람들
C. J. 튜더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7월
평점 :
내가 C.J.튜더라는 작가를 처음 알게 된 날이 기억난다. 도서관 신간 코너에서 만난 '초크맨', 표지에 이끌려 별 기대 없이 첫 페이지를 읽었다.
짜임새 있는 스토리와 정확히 뭐라고 설명할 수 없는 분위기에 매료되어... 이것이 정말 데뷔작이란 말인가!!!
결과적으로 그때의 만남은 나에게 있어 뜻밖의 큰 수확이었다.
'초크맨','애니가 돌아왔다'를 읽고 너무나 기다린 <디 아더 피플>,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열차 안의 낯선 사람들>의 교환 살인을 떠오르게 하는 스토리로
이후 많은 영화나 소설에서 트릭으로 노출된 소재이지만 튜더 작가 만의 이야기를 만나게 된다는 생각에 오히려 더 기대가 되었다.
집으로 가던 중 게이브는 요란스러운 스티커로 덮인 앞차를 보게 된다. 그러다 놀랍게도 그 차의 뒤 유리창에서 자신의 딸'이지'로 보이는 여자아이를 보게 된다.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혹시나 하고 차를 쫓아가다 놓치게 되는 게이브... 그 이후 그의 삶은 완전히 달라져버린다.
그날 내가 본 아이가 이지가 틀림없어...
오로지 딸을 찾을 수 있을 거라는 희망으로 밤낮으로 고속도로를 달리게 된 게이브는 마침내 상상에서만 존재할 거라 생각했던 그 차를 발견하게 되고 단서가 이끄는 대로 다크 웹사이트 '디 아더 피플'에 접속하게 된다.
' 모든 요청이 실행됩니다.' 이곳에서 도대체 무슨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나랑 무슨 상관이지?
존재를 아는 순간부터 느껴지는 위험... 그리고 과거의 망령들.
이 길의 끝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역시나 기대할만한 작품이었다. 첫 페이지를 읽는 순간부터 빠져드는 작가의 필력에 다시 한번 놀라울 뿐이다.
'초크맨'의 뛰어난 구성과 '애니가 돌아왔다'의 분위기를 이은,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게 읽었다.
특히나 마음이 가는 이유가 '디 아더 피플'이 평범하게 삶을 살아가던 사람들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삶에서 결코 일어나서는 안되는 갑작스러운 비극에 의해 상실감과 고통에 빠진 사람들...
자신들이 겪은 끔찍한 일에 대한 정의를 바라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듣고 그냥 흘려버릴 수 없는 '디 아더 피플' 을 알게 되면서 그들은 선택을 한다. 법으로는 마땅한 처벌이 어려운 인간들에게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이 간단하고도 공평한 법칙이 철저하게 실행되기만 한다면야... 뭐든 할 수 있지란 생각에 발을 들이는 사람들...
그들이 바라는 정의는 과연 존재하는 것일까.
처음에는 복수에 대한 품앗이 정도라 생각했지만 작가가 그려낸 이야기는 그 이상이었다. 예상치 못했던 사실들이 하나씩 드러나면서 끝까지 가야 모든 진실들이 다 맞춰지는, 제대로 된 스릴러 영화를 한편 본 기분이 든다. 각각의 인물들의 삶이 맞물려 돌아가면서 만들어 내는... 어느 작은 하나라도 놓쳐서는 안되는, 심지어 점마저도 의미가 있는 것 같을, 완벽에 가까운 스토리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중간중간 거울 속 소녀와 "덜거덕 덜걱" 조약돌 장면에서는 초자연적인 묘한 분위기는 조금은 섬뜩하면서도 자연스럽게 현실적인 주인공들의 상황과도 조화를 이룬다.
(이것이 또 튜더 작가만의 마력 아니겠는가)
*** 확실한 선인도, 악인도 아닌 나와 같은 사람들...
만약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할까 생각하게 만드는 '디 아더 피플'
확실한 것은 모든 것은 그대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C.J.튜터 작가만의 특유한 매력으로
작가 자체가 하나의 스릴러 장르란 생각을 해보면서 한 여름밤~ 무더위를 잊게 할 작품으로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