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짐 도일'이 있다.
그는 아내 노린과 딸 케이티가 있는 평범한 가족의 가장으로
오랫동안 몸담았던 직장을 은퇴한 후 지금 쇼핑몰의 경비요원으로 근무 중이다.
평소와 다름없는 하루였던 어느 날,
그는 서점 코너에서 눈에 띄는, 책 한 권을 발견한다.
<낫씽맨: 살아남은 자의 진실 탐구>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아 아직까지 잡히지 않은 연쇄살인범, 낫씽맨!!!
낫씽맨 최악의, 최후의 공격으로부터 살아남은 '이브 블랙'이 그에 대해 쓴 책이었다.
짐은 그 책이 무엇으로 채워졌는지 알아야 한다.
짐 도일... 그가 바로 낫씽맨이니까.
책을 쓴 이브 vs 책을 읽는 짐
18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사람들의 기억에서는 서서히 잊혀질지 몰라도 서로 다른 이유로 결코 잊을 수 없는 두 사람이 책을 통해 다시 이어지게 된다.
연쇄살인범 vs 생존자, 책을 읽기전부터 이 설정에 혹했는데 역시나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이브의 책 '낫씽맨: 살아남은 자의 진실 탐구'는 낫씽맨이 저지른 끔찍한 범죄들을 보여준다.
피해자들, 그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 있지만 이브가 쓴 '그날 밤'의 세세한 이야기는
이미 과거에 일어난 일임에도 결국 예정된 결과로 향하는 잔인한 운명에 소름 끼치는 긴장감이 느껴진다.
어서 집에서 나와!!! 나의 외침을 그들은 들을 수 없으니까.
낫씽맨 이후 평범한 삶을 살아온 짐은 이 책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만감이 교차한다.
이제 와서 잡힐까 봐 하는 두려움과 한편으로는 자신의 화려했던 지난날들을 음미하며 묘한 감정과 흥분감에 휩싸이게 된다.
끔찍한 범죄를 멈추고 마치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또 다른 자신의 일상으로 살아가는 연쇄살인범이라니,
(잡히지 않는 그들의 삶이 어땠는지 알 수는 없었으니)
색다른 모습이라고나 할까.
책을 읽으면서 잠깐잠깐 현실로 돌아오는 짐,
그가 어떤 생각을 할지, 그의 반응이 궁금해서 기다려지기까지 한다.
이브가 쓴 책에서 드러나는 과거의 범죄,
지금 그 책을 읽는 진짜 낫씽맨 '짐'의 현재,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며, 배가 되는 흡인력으로 그 어느 쪽도 눈을 뗄 수가 없게 된다.
지켜야 할 것이 있는 자와 잃을 것이 없는 자~
책을 읽는 동안 그들만의 보이지 않는 힘이 움직이는 듯,
이 한 권의 책을 통해 전세 역전될 수 있을지,
짐만큼이나 책의 내용이 궁금하기에 끝까지 멈출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