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내 딸이 사라졌다
리사 주얼 지음, 원은주 옮김 / 왼쪽주머니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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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럴은 세 아이 엄마로 평범한 주부였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은 없다지만 특히나 사랑스러운 딸 엘리는 누가 봐도 빛이 나는 아이였다.

매력적인 외모, 우수한 성적, 완벽한 남자친구~ 행복한 미래만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은,

그런 내 딸이 사라졌다. 증거도 목격자도, 아무런 흔적도 없이...

10대 소녀의 흔한 가출쯤으로 생각하는 경찰들에 수사는 종결되고

그냥 그렇게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서서히 잊혀 간다.

2년, 3년 그리고 10년이 지난 후... 이제야 무언가 나왔다.

그리고 다가온 새로운 인연 '플로이드' 와 묘하게 엘리를 닮은 그의 딸 '포피',

모든 것들이 이 순간를 기다렸다는 듯이 운명처럼 다가오기 시작한다.

                            

주로 로럴의 입장에서 죽음만큼이나 끔찍한 아이의 실종 그 이후의 삶을 그려내고 있다. 남편도 떠나고 남은 두 아이들마저 멀어진 그녀의 삶은 엘리와의 마지막 그날 아침, 과거의 그 하루에 머물러 있을 뿐이다.

그녀가 어떻게 하루하루를 견디고 있을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이지만 그래도 그녀는 버티고 있다.

그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내 아이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지 못한 채 살아가야 하는 것보다 더한 지옥이 또 있을까.

한없이 슬퍼도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이지만 이 작품은 조금 다르게 다가온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 전개되는 이야기도 하지만 3인칭의 관점으로 로럴의 감정과 심리를 표현하다 보니 조금은 덜 아프게 빠져든다고 해야 하나. 책을 읽으면서 가끔 지나친 감정이입으로 눈물 젖은 페이지를 넘긴 적이 있는 나로서는 적당한 감정의 깊이가 오히려 좋았다.

상실의 아픔보다는 그녀의 앞에 나타난 운명 같은 우연으로 만나게 된 '플로이드'와 그의 딸 '포피'로 이제 조금은 행복해져도 될 것 같은 로럴의 달라진 삶을 기대하게 되는데 이대로 평온하게 그냥 끝났으면 생각이 들 정도로 그녀의 새로운 인생을 응원하고 싶어진다.

그냥 행복하게 해주세요!!!

100페이지를 넘어서다보면 혹시 아닐까...생각해보게되는데 친절한 작가의 의도와 이를 따르는 독자의 예상대로 이야기가 흘러가게 된다.

부분 부분, 조각조각으로 하나의 큰 그림을 채워가며

이제는 누구인지도 알고 모든 것이 결정되어버린 최초의 순간 그리고 엘리가 사라진 바로 그때의 상황마저 알게 된다.

초중반 많은 것을 보여주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후반부가 느슨해지지도, 힘이 빠지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나만 알고 있는 것 같은~ 진실의 일부가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폭탄처럼 때를 기다리는 것 같아서 더 불길하고 불안하다. 설마설마하는 반전 아닌 반전에서부터 시작되는 진짜 이야기는 앞으로의 일들을 더욱더 몰입하게 만든다고나 할까.

*** 솔직히 책을 읽기 전 잠시 망설이기도 했다. 안 그래도 요즘 가슴 아픈 사건들로... 나 역시 엄마이기에 마음이 무겁고

가슴 저미는 현실인데

제목에서 느껴지는 또 다른 비극을 감당할 수 있을까...

결국 나는 책을 읽기 시작했고 예상했던 재미와 슬픔 모두를 만날 수 있었다.

드라마적 요소와 스릴러적 분위기가 잘 어우러져 영화보다는 미드에 좀 더 어울릴 것 같은,

예상가능한 단편적 진실이 이끄는 엉킨 매듭을 푸는 안타까운 그들의 이야기에 마음이 간다.

편한 진실도 분명 있지만 그것을 능가하는 작가의 글로 기억될 작품인 것 같다.

♥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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