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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소녀 ㅣ 상상 고래 27
차율이 지음, 도밍 그림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26년 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투명한 소녀》는 총 4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어요. 저희 초등 5학년에 올라가는 첫째는 그 중에 첫 번째와 네 번째 이야기가 가장 인상깊었다고 하네요. 설명절이라 시골에 가면서도 챙겨갈 만큼 재미있다더라고요. 그래서 아이가 꼽은 두가지 이야기를 소개해드릴까 해요.
첫번째 이야기 "내 머리에 꽃이 핀다면"은 공부와 학원, 그리고 숙제로 지치고 스트레스를 받은 아이들의 머리에 꽃이피는 괴바이러스에 관한 이야기에요. 꽃이 핀 친구들은 잠에 빠지게되는데 알고보니 '산하'라는 친구로부터 시작된 것이었지요. 그리고 학생들은 은근 자신에게도 꽃이 피기를 바라고 있었어요.
산하라는 친구는 엄마 말씀을 잘듣는 아이인데 본인의 의지가 아닌 엄마의 뜻대로 힘들고 어려운 공부를 한데요. 산하에겐 머리가 좋아지는 불상, 집중력을 향상하는 메트로놈 등 엄마가 준비해주신 공부성공템들이 잔뜩있고요. 성공의 기운이 흐른다는 앤틱 나무 의자는 산하가 제일 싫어하는 아이템이지요.
산하는 공부만이 엄마를 웃게 할 수 있다고 믿기에 공부를 하고있지만 엄마와 아빠는 이혼을 맞게되고 마음이 약해지기만하다 자신을 놓아버리려고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돼요. 그 때 아이러니하게도 산하가 제일 싫어하던 앤틱 나무 의자가 산하를 잡아준답니다.
한국 어린이의 행복지수는 OECD 국가들 중 꾸준히 하위권을 지키고있데요. 작가님이 이 첫번째 이야기 "내 머리에 꽃이 핀다면"에서 이야기 하고싶었던 것은 "나 자신을 버릴 만큼 중요한 공부는 없다."라는 것으로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거나, 힘들면 주변에 도움을 청하라는 의미였는데요. 사실 이 부분을 읽으며 '작가님의 의도대로 아이가 짚어낼 수 있을까?', 취지는 좋지만 '아이들에게 읽게해도 될 것인가?' 에 대해 고민이 되더라고요.
고심끝에 저희 첫째에게 읽혀 본 결과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으로 역시 엔틱나무를 꼽았는데요. 요즘 해리포터에 빠져있어서인지 이 부분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진 않았어요. "엄마, 의자도 감정이 있었던 걸까?" 이런 생각이 제일 먼저 떠올랐고 산하가 항상 앉아서 공부하던 의자였기에 누구보다 산하를 잘 알게되었고 엔틱의자도 산하를 아꼈고, 그래서 산하를 소중히 생각하게되서 위태로움을 감지해서 도와준거 같다고요. 아이의 포커스는 산하를 살린 앤틱 나무 의자였어요.
고로 이 책은 읽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달라보인다. 하지만 중학생정도의 청소년부터 읽히면 적당하겠다는 생각과 이런 비극을 맞게하지 않게하고싶으면 아이들보다 어른들에게 더 많이 읽히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아이가 꼽은 네번째 이야기 "나비 저택"으로 외국 작품 속에 나오는 마녀들때문에 쓰게 되셨데요. 마녀들은 늘 젊고 아름다운 여자의 몸을 빼앗고 이야기가 끝이 나는데 몸을 빼앗긴 소녀들이 불쌍해서 친구를 만들어주고 싶어 쓰게 된 이야기였어요. 그런데 이 안에 가정폭력이라는 현실 세계의 어두운 면을 녹아들게 해서 가볍게 흘려볼 수 없게 만드는 힘이 있었답니다.
이 책은 기묘하고, 아름답고, 서정적인 네 가지 이야기를 다뤘지만 판타지 적인 요소가 많아 현실같지 않으면서 현실 문제를 다룬 이상한데 눈길이 머무는 책이었어요.
《투명한 소녀》안에는 결론이 나는 이야기도 있고 새드엔딩도 있지만 그 엔딩이 끝이 아니라 해피엔딩으로 바뀔 여지를 열어놓았더라고요. 학업 스트레스, 스마트폰 중독, 차별과 혐오, 가정 폭력까지 아이들이 겪고 있는 다양한 상처와 보이지 않는 고통을 겁없이 다룬 판타지 동화!! 서로 나누며 함께 나아가는 모습을 자연스레 꿈꾸게 만드는 신비한 동화책, 재독할 때마다 새롭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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