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원 삼대
황석영 지음 / 창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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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황석영 작가님(자연스레 작가님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이름의 무게감)이 30년 동안 구상하고 썼다는 [철도원 삼대]를 운 좋게 좀 일찍 읽게 되었다. 


시작이 너무나 요즘 이야기여서 사회문제를 다룬 이야기인가 했지만 주인공 '이진오'의 지금 이야기에서 곧 그의 할아버지의 아버지 '이백만'의 이야기로 거슬러 가면서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옛날옛적, 조금 힘들었지만 전설같은 옛날이야기가 시작된다. (이백만- 이일철 - 이지산 - 이진오)


일본 식민지아래 먹고 살기 힘들었던 시절 이야기는 보통의 누구에게나 팍팍했겠지만 영특한 머리와 빠른 눈치로 이백만은 기술을 배우고 나름의 삶을 개척하게 된다. 또 그의 부인 주안댁에 관한 이야기는 한편의  전래동화를 읽는 듯 하다. 그렇게 모두 잘살게 되어 오랫동안 행복했습니다 하고 끝나면 오죽 좋았겠으나... 아들 이일철과 이이철이 겪는 세상은 아버지 시대와는 또 다르다. 일본과 더불어 노동자를 착취하는 자본주의와도 싸우게 된 것이다. 이념과 이념이 뒤섞인 우리의 근현대사를 이일철과 그의 아들 이지산까지 겪고 나면, 일본은 물러갔지만 더 정교하게 우리를 괴롭히는 사회문제들이 나타나고, 그것을 이백만의 증손자인 이진오가 온몸으로 맞서게 된다. 


고공투쟁을 하는 아들에게 윤복례가 이렇게 말한다. 

"노동 투쟁은 원래가 이씨네 피에 들어 있다. 너 혼자 호강하며 밥 먹자는 게 아니구, 노동자 모두 사람답게 살아보자 그거 아니겠냐?"


도대체가 언제쯤 이씨네가 투쟁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올까? 이들이 너무나 역사 속의 보통사람들이기에 누군가에게는 익숙해져버렸고 또 일상에 아무 지장도 주지 않는 벽지의 작은 흠집처럼 여겨질지라도, 우리 역사를 바꾼 것은 이런 평범한 사람들이었음을 지금을 살아가는 평범한 이가 기억하고 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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