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의 방 쏜살 문고
버지니아 울프 지음, 이미애 옮김, 이민경 추천 / 민음사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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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oman must have money and a room of her own if she is to write fiction.

- Virginia Woolf, A Room of One's Own(1928)


사람마다 내용은 다를지라도 결과적으로 버지니아 울프가 제시한 ‘자기만의 방’과 ‘돈’은 한 개인이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는 매우 현실적인 조건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울프도 이 요소들이 비교적 잘 충족되었기 때문에 좋은 작품을 많이 남길 수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실제로 울프는 이전 시대의 여류 작가들(예를 들면 울프가 언급했던 에밀리 브론테, 제인 오스틴 등)에 비해 “글 쓰기” 좋은, 한마디로 지적인 환경에서 성장하였다. 울프는 학교에 가지 않고 대부분의 교과과정을 가정교사와 부모로부터 배웠다. 아마도 문학비평가인 아버지(레슬리 스티븐)의 서재에서 어린 울프는 작가의 꿈을 품었을 것이다.


어느 성(性)에게나 삶은 힘들고 어려운 영속적인 투쟁입니다. 그것은 어마어마한 용기와 힘을 요구합니다. 그리고 우리같이 환상을 지닌 피조물에겐 그것은 아마 다른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에 대한 자신감을 필요로 할 겁니다. 자신감이 없다면 우리는 요람에 누운 아기와 마찬가지이지요. 이 측정할 수 없이 가벼운, 그러나 무한한 가치가 있는 자질을 어떻게 해야 가장 신속하게 획득할 수 있을까요? 다른 사람들이 자신보다 열등하다고 생각함으로써 가능하겠지요.… 그러므로 통치해야 하고 정복해야 할 가장에게 있어서 다수의 사람들, 사실 인류의 절반이 자신보다 열등하다고 느끼는 것은 막대한 중요성을 가질 겁니다.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보다 더 자주 언급되는 <자기만의 방>은 그가 1928년 뉴넘 대학과 거턴 대학에서  ‘여성과 픽션’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던 내용을 보완한 에세이이다. 울프는 한 여성이자 직업 작가로서 인생의 성숙기를 맞고 있던 마흔일곱 살에 이 작품을 발표했다. 페미니즘과 문학론의 관점에서 소개되는 경우가 잦아서 그동안 나는 소설을 쓰고자 하는 여성작가들을 위한 책이라 여겼는데 요즘 들어 인생을 꾸려나가는 누구나에게 해당하는 글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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