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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퍼키스의 사진강의 노트 - 사진과 삶에 관한 단상
필립 퍼키스 지음, 박태희 옮김 / 눈빛 / 2005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마지막 페이지를 읽을 무렵 잔잔한 감동이 밀려온다. 나 역시 인생의 황혼 무렵에 이러한 ‘니오타니(생물학적 성장이 끝났는데도 의식 안에선 호기심, 상상력, 장난치기, 새로운 것에 대한 배움의 욕구들 같은 초기 성장 단계를 여전히 밟아 나가며, 어린 시절의 감성과 환상들을 그대로 간직한 어른을 은유적으로 지칭하는 생물학적 용어)’가 가득하기를!
50여 년이라는 적지 않은 시간 동안 사진을 찍고, 가르쳤던 예술가이자 교육자였던 필립 퍼키스 교수의 단 한 권의 책. 경외감이 절로 드는 깊고 소중한 글이다. (나는 ‘눈빛’ 출판사 버전으로 읽었는데 이 책을 번역한 필립 퍼키스의 제자가 새로운 출판사를 설립하고 그의 작품집을 몇 권 더 소개했다.)
최근에 읽은 몇몇 저서에서 공통점을 발견했다. 호리타우스(시학)는 예술가는 철학과 도덕을 공부해야 한다고 했고 알베르티(회화론)와 칸딘스키(예술에 있어서 정신적인 것에 대하여)도 예술가가 지녀야 할 덕목으로 인성과 도덕성을 꼽았다. 스스로를 연마하고 끊임없이 인생을 성찰하는 자에게서 훌륭한 인품이 느껴진다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
겨울 하늘을 가르는, 헐벗은 나뭇가지를 스치며 날아가는 새를 경이롭게 바라보는 이 순간, 나는 감사의 기도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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