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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뫼르소, 살인 사건 : 카뮈의 《이방인》, 살아남은 자의 이야기
카멜 다우드 지음, 조현실 옮김 / 문예출판사 / 2016년 1월
평점 :
카뮈의 <이방인>은 ‘문체는 사람이다’라는 뷔퐁의 말을 증명한다. 간결하고 적확한, 군더더기 하나 없는 그 문장들이 좋아서 읽을 때 마다 단숨에 빠져들게 된다. <뫼르소, 살인사건> 때문에 다시 읽은 <이방인>은 역시나 정교하고 완벽했다.
알제리의 저널리스트 카멜 다우드는 <이방인>을 토대로 그 이후의 이야기를 완성했다. <뫼르소, 살인사건>은 뫼르소가 살해한 아랍인 남자, 이름 한 번 등장하지 않는 그 희생자(무싸)의 동생 하룬이 오랑의 한 바에서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뫼르소와 하룬, 다른 듯 닮은 두 남자의 운명과 일생이 두 작품 사이를 오가며 전개되는데 독백조이다 보니 중간 중간 잡다한 이야기가 많아 몰입도는 떨어지는 편이다.
콩쿠르상을 수상하고 각종 언론의 찬사(종종 이것이 상술이라는 것을 잘 알지만)를 받은 작품이지만 기대했던 것 보다 재미있게 읽지는 못했다. <이방인>을 뛰어 넘는 대단한 작품이길 바랐지만 결국 <이방인>은 넘을 수 없는 거대한 산이라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을 뿐.
<이방인>과 비교하며 읽으면 재미있다지만 오히려 <뫼르소, 살인사건>은 지명, 전통, 역사 등등 생경한 아랍 문화에 대한 내용이 많아 타 문화권에 대한 나의 무지함만알 알게 된, 그래서 읽는 내내 반성하는 마음이 들어던 작품이다.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공존하는 곳에 살고 있지만 아무리 익숙해 져도 나는 이 나라를(아랍을, 또 다른 문화권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이방인처럼 반쪽으로 살아가게 될 것이다. 나도 이들에겐 무싸처럼 이름 없이 존재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