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 게바라 평전 역사 인물 찾기 29
장 코르미에 지음, 김미선 옮김 / 실천문학사 / 200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1928년 아르헨티나 출생. 의사에다가 혁명가, 게릴라 전술가, 쿠바 국립은행 총재, 재무장관, 외교관에다가 뛰어난 저술가 등 보통사람이라면 일생에 한 가지도 이룰까 말까 한 다양한 일들을 그것도 39년이라는 세월에 이루어낸 사람을 시공을 초월해서 며칠동안 만나봤다.

방금 이 책을 다 읽었다. 읽은 후의 마음은 '슬픔'이라는 것이다. 그저 감정적인 슬픔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나 자신의 대한 삶의 여정을 여는 슬픔이다. 이런것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를 모르겠지만...전진하고픈 슬픔이랄까?

안주하고자 하는 나의 삶을 보게되었다. 그리고 현재와 미래의 변화를 두려워하며 과거의 안락을 추구하는 나의 나약함을 보게되었다. 아니 그것은 나의 부족함을 일깨우는 충격이라는 말이 더 맞을 것같다.

인간과 그 인간이 이루고 있는 사회의 모순을 보면서 체념하지 않는 삶이 그의 전부라고 할 수 있다. 실천하는 삶을 통해서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해나가는 그를 보면서 나는 뭘하고 있는것일까 하는 가슴 아픈 자성의 소리를 들어야 했다. 그가 싸운 제국주의와 다시 싸우고자하는 것이 나의 독백은 아니리라...그 목표가 무엇이든...불의에 대항하고 인간성을 회복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처절한 몸부림없이 살아가는 나를 보았다는 것이다.

물론 어떤 자신감을 가지고 어떻게 행동하며 삶을 살아갈지 잘 모르겠다. 그런 거창한 것을 기획하고 생각하기엔 그 감동이 너무 진하기에 그렇다. 그저 지금은 목놓아 울고플 따름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삶의 전형이 있다. 그것은 국가적이며 사회적인 불의에 투쟁했던 사람들의 그것이다. 그들이 일단 불의에 대한 투쟁을 승리하고난후 그들 또한 그 불의를 '독재'라는 이름으로 소유한다는 것이다. 나누는 삶이 아니라 지나친 권력과 재정의 집중으로 스스로 혁명의 대상이 되어간다는 것이다.

그러나 체는 달랐다. 마침내 카스트로와 쿠바의 혁명을 쟁취한후에 체는 권력이 주는 달콤함보다는 자신의 신념을 끝까지 잃지 않으려는 태도를 취했다. 예를 들면 사탕수수농장에 가서 다른 농부들과 똑같이 경작에 참여하는 일이었다. 그가 권력의 핵심임에도... 그리고 쿠바의 혁명을 위해서 대장으로서 투쟁했던 시절에도 그를 특별대우하려는 사람들의 배려(?)를 과감히 뿌리쳤다. 그 배려하려는 사람들이 무한할 정도로...

삶에 안주하지도 않으면서도 목표가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의 안녕을 위해서 투쟁해나가는것이 그의 삶이었다. 그래서 그는 쿠바의 혁명을 완수한 이후에도 콩고와 볼리비아의 혁명을 위해서 자신의 삶을 헌신하다가 간 '순회혁명가'였다. 그가 비록 볼리비아의 차코라는 마을에서 정부군에의해 사실되는 비운을 맞이했지만...그의 정신이 오늘날까지 계승되는 이유가 거기에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되었다.

그의 삶에는 향기가 묻어나왔다. 나의 삶은 아무런 향기도 없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오히려 향기보단 악취로 점철되어가는 나를 보게되었다. 그리고 그 악취가 어쩔 수 없는 것인양 포기하며 살아가는 나의 더 큰 절망 또한 보게되었다. 그러나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속에는 불가능한 꿈을 자지자!'라는 체의 말이 능력있게 지금 나를 세워가는 것을 보게된다. 지지 않으련다. 한번밖에 없는 인생을 이따위의 치졸한 욕심따위에 빼앗기지 않으련다. 체도 나와 똑같은 사람이었기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