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 - 1, 다시 읽는 황순원
황순원 지음 / 맑은소리 / 199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어느 화창한 나의 중학교 1학년 시절..
'오늘은 독후감 쓰기숙제가 나간다.'
국어선생님의 무뚝뚝하지만 정감있는 목소리와
언제나 여지없이 나가는 아이들의 괴로운 목소리.
'아아아~!! 또 숙제예요?' '오늘만 안내면 안돼요?'
하지만 그럼에도 언제나 해야는게 숙제 아니던가..
숙제는 바로 <소나기>를 읽고 써오는 것!!
'읽으면 읽는 거지.무슨 독후감이람..'
라는 여느 중학생과 다름없는 나의 생각과 함께
내손에 든 <소나기> 책은 팔랑팔랑 무성의한 손길에 펼쳐진다.

'너 이게 뭔지 아니?'
투명한 목소리로 물어보는 소녀.
쑥쓰러움에 고개를 푹 숙이고 무심코 지나가는 시골소년은
투명한 목소리에 얼른 고개를 돌려본다.
그리고..'앵무 조개'라고 말하는 소년..
'빚깔이 참 곱다.'라고 감탄하는 소녀...
이렇게 활달한 도시소녀와 왠지 순박한 시골소년의
만남은 이루어 진다.

이때의 만남은 아주 어릴적의 만남..
사랑이 뭔지도 이별이 뭔지도 모르는 아직은
순수함만 가득있었을때의 만남..
그둘의 만남은 선생님의 '독후감 써오라는 싫은 숙제'도
언제나 보는 '텔레비전의 사랑드라마'도 내머릿속에는
다 사라진체 가득 채워지고 만다.

그렇게 활달한 도시 소녀의 손에 이끌려 산에 오르게 된 소년.
소녀를 위해 무를 뽑아주는 소년..
그리고 그 무를 베어먹는 소녀. 그러나
'아이. 지려.'
라고 던져버리고 마는 소녀..
도시소녀다운 행동..그러나 맛없어도 맛있는 척 먹지않는 아직
거짓의 때가 안묻은 정말로 어린아이다운 행동.
그행동은 왠지 내마음을 아직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돌리는 듯 했다.

그렇게 산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쌓는 둘에게
쏴아아.. 폭풍우같은 소나기는 찾아온다.
그 차가운 소나기속 소년은 소녀를 보호해주기 위해 비를 맞고 있는데.. 소녀는 소년이 따다준 그예쁜 꽃이 뭉그러지는 건
상관하지 않는체 소년을 지붕쪽으로 끌어당긴다.
'비를 조금이라도 맞게 하지 않기 위해서.'
그러나 그 차가운 소나기는 약하디 약한 소녀의
몸에는 무리였다.

그다음날.. 소년은 소녀를 기다린다. 그때
소녀가 '이게 뭐야?'라고 물었던 그 징검다리에서..
쑥쓰러움에 그냥 지나가려해도 그 쑥쓰러움마저 느끼게 해줄
소녀가 없음에 왠지 허전함을 느끼는 소년..
알게 모르게 소녀를 좋아하게 된 소년..
그다음날도 그다음날도.. 소녀는 오지 않는다..
징검다리에서 멍하니 있는 소년에게 타박타박..
누군가 걸어온다.
고개를 돌리는 소년.. 그리고 그뒤에는 왠지 창백해진 얼굴의 소녀.. 소년은 쑥쓰러움보다 왠지 더 반가워진다.

이글을 읽은 내눈에는 눈물이 흘렀다. 그렇게 가슴아픈 구절..
애태우는 구절.. 기교가 실린 글은 없다.
그냥 그냥. 순수한 느낌그대로를 쓴글..
그 글의 순수함.. 그 둘의 순수함에 그냥 내눈에서는 눈물이 흐르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날 저녁..
그소년의 어머니 아버지는 이런말을 한다.
'아니.. 하나밖에 없는 그집안 손녀가 죽었다는군..
이제 그집안 어찌될까 몰라..'
'근데 그손녀가 하는말이 죽을때 꽃물이 든 저고리와 꼭 같이 묻어달라고 했더군.'
이라는.. 소녀는 그소나기를 피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 가뜩이나 허약한 몸에 그소나기를 맞고
병자리에 누우면서도.. 그날.. 비가 오던날..
소년과 함께 갔던 그산.
그산에서 소년이 가득 따다준 꽃들의 꽃물에 든
그 소년의 마음이 든 저고리를
죽어서까지 같이 가져가려고 했던것이다.

눈물이 흘렀다.이 둘의 안타까운 사랑에..
그렇지만 소녀가 일찍 죽은 건 어쩌면 행복한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녀도 나이를 먹고 어른이 되면 소년과 그 어렸을
순수했을적 사랑을 과연 간직할 수 있었을까?
과연 그랬을까?
하지만 지금 죽었기에 세상의 아픔은 느끼지 않은체
소년과의 그 아름다웠던 첫사랑만을 간직하고 갈수
있었던것이다.
그 둘의 투명한 사랑..
지금 소녀은 꿈속에서 있겠지.
소년과 함께.. 그 아름다웠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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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 X 11
CLAMP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1999년 1월
평점 :
품절


나의 편견!!
엑스는 '잔인한 만화'이며 '그림으로 나가는 만화'라는 나의 편견은 한때 그만화를 모른 나의 무지가 아니었나 싶다.
엑스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많다. 그러나 그 반면에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나도 그 부류에 속했기 때문이다.
아무 재미없이, 묵묵히 그림이 예뻐서 클램프이 팬이니까라는 팬적 고정관념에 싸여서 기어코 12권까지 읽은 나..

그다지 재미있다고 생각하지도 않았고 지구의 멸망이니 어쩌니 하는 말은 스토리를 지어내려는 얄팍한 수작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그 예쁜 캐릭터들이 쏟아내는 그.. 정감없는 행동.
'너의 소원은 히노토 공주를 지키는 것.. 그러니 너는 히노토공주를 지키다 죽게 해주마..'라고 하는 말과 함께 핏방울만 흣날릴뿐.. 그 행동은 지금도 몸서리쳐진다.
그래서 나는 엑스가 너무나 싫어졌었다.

그러나 여느때와 같이 더이상 읽은 책이 없는 나는 엑스를
보게 된 나는 엑스는 실패작이 아니다. 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왜.. 인간은 죽이면 안될까?'
그건 생명은 죽이면 안되기 때문이다? 이런말은 왠지 신빙성 없어보이지 않을까? 그럼 우리는 왜 고기를 먹는가?
그건 약육강식의 원칙이다?
그럼 인간보다 더 강한자는 인간을 죽여도 된다는 말인가?
엑스에서 그 답은 완벽히 나왔다. 왠지 어설프지만
이제껏 그 어떤답보다 더 신뢰성가는 답.
동감가는 답!!
'슬퍼하는 사람이 있으니까!!'
어려운 말은 필요없다. 그냥 간단히 슬퍼하는 사람은 없으니까!
이말한마디만으로도 난 엑스에 대한 새로운 편견을 같게 되었다.

지금은 자신의 적이지만 끝임없이 옛정을 생각해내고
그래도 '후마'를 지키려는 '카무이'의 모습..
그건 단순히 남주인공이니까!!
그런것이 아니다. 우리사회에 잊혀진 우리의 인간이 모습이
아닐까 싶다.
지금 돈때문에 옛정을 잃고 형제들과 싸우는 사람들은 많다.
그러나 카무이의 이 비현실적으로도 '후마는 나의 친구니까'
라는 이유만으로 공격당하고만 있는 말도 안되는 상황은
클램프가 지금 잊혀진 우리 사회의 정을 그린게 아닌가 싶다.
엑스는 절대로 실패작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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