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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제사가 싫다 - 삼십년 동안 가부장제와 맞서 싸운 한 여성작가의 외침
이하천 지음 / 이프(if) / 2000년 1월
평점 :
절판
오랫만에 확실한 개성과 확실한 색깔을 지닌 작가와 글을 만났다. 당당하고 확실한 필체에 매료되어 나의 하루는 한권의 책과 함께 헛되지 않은 시간으로 채워졌다. 매력적이다. 그 당당함. 그 확실함. 자신의 괴로움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30년을 줄기차게 괴로워 했고 정면으로 온몸으로 타협하지 않는 정신으로 작가 이하천씨는 우리 앞에 우뚝 섰다.
인간으로서의 자존심을 가져라, NO라고 말할수 있어야 한다.
책을 덮으며 나에게 기억되는 두마디였다. 네가 인간이면 인간답게 당당한 자존심으로 너의 삶을 만들어 가라는 그녀의 꾸짖음.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할수 있어야 한다는 정직함과 용기를 그녀는 가르친다. 아. 정말 나는 그럴수 있을까. 아닌 것은 아니라고 끝까지 말하고 나의 생활을,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쪽으로 내가 이루고 싶은 쪽으로 만들어 갈수 있을까. 그래. 물론 시간이 많이 걸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몇년이 걸리든 10년 20년이 걸리든 나두 해 보겠다. 내가 할수 있는 것을 찾아 해보겠다.
생활 속에 젖여 있는 봉건성과 식민성에 대항하여, 천천히 그러나 끈질기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워보겠다. 사람들 머리 속에 들어 있고, 또한 언어로써 수시로 표현되는 그 무지한 가부장제적 봉건성과 천박한 식민성에 아연해 있지만은 않겠다. 나도 나의 싸움을 준비해 갈 것이다.
'아직은 아니야, 아직은 멀었어..그래 너나 열심히 해봐.. 난 이대로 사는게 편해..어디 너 잘하나 두고 보자. ' 이런말 정말 너무 싫다.
왜, 왜 지금. 바로 지금 바꾸려 들지 않는가 , 왜 남들이 안되고 있으니 나도 안 하는게 당연하다고 하는가, 남들 핑계대지 말고 그래, 나라도 생각을 바꾸고 생활 방식을 바꾸면 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가.
내 속에 있는 징징대며 불만족해 하는 어린아이를 자라게 하고 싶다. 나의 영혼을 자라게 하고 싶다. 언제까지 어린애로서 머물러 있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