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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는 깊다 - 한 컬처홀릭의 파리 문화예술 발굴기 ㅣ 깊은 여행 시리즈 1
고형욱 지음 / 사월의책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내가 참 가고픈 프랑스 그 중에서 파리에 대한 여행 글이다.
고형욱작가는 자신을 `고등 백수`라고 소개하는데 내가 보기엔 그 보다 더 위인 `고급 백수`이다. 멋진 사람이다.
이 책은 파리의 문화를 주축으로 파리를 보여주고 있다. 미술관, 서점, 정원, 다리, 카페, 음식점 그리고 묘지. 전혀 서둘러서 조급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느긋하게 `자신만의 경험`을 여유롭게 말하고 있다. 분명 이 책은 `관광가이드`가 아니라 `여행기`이다. 나도 그처럼 여행을 하고 싶다. 눈으로 하나라도 더 보려는 것이 아닌, 마음으로 하나라도 더 느낄 수 있는 그런 여행.
2012. 3. 23.
관광객들은 빠듯한 일정에 따라 이리 쫓기고 저리 쫓긴다. 가이드의 간단한 설명을 듣고 고개를 끄덕인 후 기념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다. 대도시 생활에 대한 자크 타티(프랑스의 영화감독.배우)의 풍자 코미디 <퍼레이드>(1974년)를 보는 것 같다. 파리의 외관만을 본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한 호흡만 늦추고 숨을 고르자. 관광지 한 곳을 더 보기 위해서 돌아다니는 여행은 여행이 아니다. 도시 생활의 연장일 뿐이다. 과감하게 에펠탑이나 루브르를 포기해보자. 그러면 다른 공간을 찾을 수 있다. 남들이 에펠탑과 루브르를 얘기할 때 혼자만 겪은 여행의 경험을 떠올리면서 미소를 지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여유를 가지고 한 템포만 느리게 도시를 바라보자. 다른 이들이 그냥 지나쳐버린 파리를 느낄 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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