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하루는 늘 너를 우연히 만납니다
김준 지음, 이혜민 그림 / 글길나루 / 2015년 5월
평점 :
품절


 

처음 이 시집을 접할 때부터 잘 알지못하는 작가였음으로 ,젊은 시인으로 생각하고

시 역시 그에 걸맞은 작풍일 것으로 짐작 하였다

그러나 표지의 그림으로보아 어쩌면 예스런 소녀같은 .....시가 아닐까 하는 ....

잘 모르는 작가로... 근거없이 만나보는 시가 얼마만 인가 

몇 장을 읽다가는 그리고 함께 등장하는 그림은  다소 언바란스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였다

처음부터 선입견을 버리고 지나가다 만나듯 바람처럼 스치듯 마음을 내려놓고 시를 읽으려 마음 먹었다

누군가의 시를 ...순수한 눈으로 ...텅 빈 마음으로 읽기에는 나는 너무 나이가 들어버린걸까

그의 싯구에서 건질 수 있는 정서의 교감은 그리 많지않아  참으로 당황스러웠다

솔직히 시인의 경력과 여러가지 시상 경력에 대해 다시 뒤적거려 읽어보고

시를 소리내어 읽어보아도 아, 이건 내 마음이야 하는 공감이 따라오지 않는다

누구에게나 좋아하는 시인이 있고 사랑하는 시도 있을 것이며

학창시절 외웠던 싯귀가 없는 이가 어디에 있을까

그런데도 내게 이 시집은 나와는 그렇게 맞지않는다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이유가 무엇일가 ...물어도 대답하기는 좀 난감하다

이별과 사랑과 그리움,혹은 정서적인 표현의 방법들은 각자가 다르고

그것을 읽고 공감하는 부분은 능력이 아니라 감정상에 문제이기 때문에

시인의 마음이  독자와 공유하는 부분이 많을 수록 더 좋은 정감을 불러일으킬 것인데

왠일인지  더 답답한 단절감으로 마음이 어지럽다

말이 어려워서가 아니지만 묘하게 겉돌고 말을 되씹어야하고

자연스럽게 흐르듯 구절구절이 입안에 맵돌지않아 머뭇머뭇 시를 읽게 되었다

또한 시인이 말하는 사랑이나 이별,그리움이 너무 곱고 가즈런하고 파스텔톤으로  다듬어진 그리움일색이라서

즉 소녀스러운 감성들이라서 그럴지도 모르지만 와락 와 닿는 절절함이 없었다

어머니들이 말하는 감추어진 울화속에 들어가 숨어버린 감성

우연,추억,기억,사랑,눈물 등 곳곳에 드러나있는 너무나 많은 직설적인 단어의 나열들이 시 특유의 은유를 방해하였고

머뭇머뭇 조심스러운 시인의 사랑법은 꽃피지도 그렇다고 지지도 않은 어설픈 혼자만의 걱정같았다고나 할까

적합하다고 느낀 것은 아름답고 근대적으로 보이는 이혜민님의 그림이 어쩌면 시인의 작품과는 잘 어울릴지도 모른다는 ....

다른 독자들과는 많은 교감이 이루어지는 좋은 시집이겠으나

이렇게 부족한 독자 역시 존재하는 것이니 시인에게는 무식쟁이 독자가 용서를 빈다

문득 생각하기를 글이란... 또한 삶을 노래하는 시 가 우리 삶과 어떤 거리쯤에 존재하는가 하는

나 나름대로의 생각이 깊어져 다시 한번 이 시집을 읽을 때는 아주 다른 평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시간이 지나갈 때 마다 그렇구나 하면서 깨우치는 것들이 어찌 삶 뿐이랴

몇 날 몇 일을 밤새워 쓰고 지웠고 다시 상념하였을 시인의 마음을 한 두번 읽어 어찌 완벽하게 공유하겠는가

먼 훗날 어느 시간쯤에서 나 역시 그 때 그것을 알았더라면 하면서 김 준 시인의 이 시집을 꺼내

현실의 어리석음을 탓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지금은 가만히 접어두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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