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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 도종환 시화선집
도종환 지음, 송필용 그림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6월
평점 :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도종환 / 지은이 송필용 그림 / 알에이이치코리아(RHA)
때때로 오래 전의 시집들이,음반들이,한 권의 소설이 드라마 안에서 다시 새롭게 조명되어
우리들의 시선을 끌고 신세대들에게는 아주 새롭게 인식되어 그로인해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는 경우가 있다
이 책 역시 시인이 30여년간 펴낸 시집 아홉 권 중 더욱 좋아하는 시 61편을 골라내어 엮은 것이라 한다
거기다가 물의 화가로 유명한 송필용 화백의 그림과 같이 하여 로맨틱하고 아름다운 시화선집을 완성하였다
우리가 고요히 앉아 생각을 가다듬는 것 만이 명상이 아니다
이처럼 시와 그림이 함께 하여 고요와 명상의 격을 올림으로
시가 하나의 주제로 형상화하였고 시를 보며 그림까지 누리는 호사가 황홀하다
역시 좋은 시 란 유행을 타지않고 언제 읽어도 새롭다
몇 년 전에 읽었을 때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올 해 읽었을 때 새롭게 보이고
감흥도 다르고 느낌도 달라져서 그 때 읽었던 시가 맞을까 혼자 생각했다
그저 한 줄의 문장이 주는 깊은 울림이 오래오래 누군가의 전 생애를 흔들고
나이들어 다시 보면 그 안에 고인 생각의 깊이가 새삼스럽게 돋보여
한참동안 감사한 마음,감동한 마음으로 시집의 곁을 서성인다
언제 누구의 마음을 열어 새삼스럽게 낯선 큰 감동이 다시 올까
시인의 생각이란 보편적이면서도 모두에게 혼을 들어올리는 격조있는 긍정들이다
어쩌면 도종환시인의 시와는 조금 다른 눈으로 감상하는 그림의 시선도 나쁠 것이 없겠다
시와 그림을 즐기되 꼭 그럴 것이다 하는 감상평을 버리고 시어안에 잠기고
그림안에 다리를 펴고 누워 맑은 정신으로 다시 태어났으면 좋겠다
시집의 제목에서 처럼 너그러운 시인의 마음밭이 여러 독자들에게도 제대로 보였으면 좋겠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그 넉넉한 이해와 따뜻한 흔들림을 시인은 모두 이해하였으리라 생각하니
내 마음에 오랜 친구를 다시 만난듯 즐겁고 기쁘다
문학이 주는 가장 큰 즐거움이 공감이라고 한다면 이 시집은 공감 그 자체이다
어려운 말로 관념을 유도하지도 않고,은유의 수렁으로 독자를 유혹하지도 않는다
시인은 담담하고 단조로운 어조로 그저 시인의 주변에 대하여 그의 삶에 대하여 말할 뿐이다
그 안에 사랑이 있다면 독자들은 사랑을 느낄 것이고 그 안에
생애의 후회를 담았다면 독자들 역시 뼈저린 후회를 받아들일 것이다
벌써 9월,시집 하나 가슴에 담고 우리 넉넉한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