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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세계를 스칠 때 - 정바비 산문집
정바비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너의 세계를 스칠 때
정바비 산문집 / RHK 출판
베드없는 베드신을 좋아한다
에들은 싫어하지만 아이와 하이파이브하는 것은 좋아한다
낮잠을 자고나던 강아지가 갑자기 놀란 듯 깨어나더니 후하고 한숨을 쉬고
다시 잠을 청하는 모습에 삶의 어떤 신랄함이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인생이 퀴즈라면 예술은 힌트라고 생각한다
누군가의 퀴즈에 답을 하기 위해 노래를 만들고 에세이를 쓴다
..........너의 세계를 스칠 때 중에서
호불호가 분명하게 나뉠 것 같은 산문집이다
블로그를 나름 오래했다면 오래했는데 나는 그의 블로그를 잘 몰랐다
그러니 처음 대하는 이의 마음이란 ....생소하고 낯설고 어색하였다
처음 만나는 낯선 이와의 대화처럼 낯을 가리고 시작한 그의 산문집이다
그러니 솔직히 세대차같은 감정도 밀려오고 한참 머뭇거리면서 쉬엄쉬엄 읽어갔다
어쩌면 툭까놓고 말해서 라고 말하는 듯한.....세대가 아니겠는가
나로봐서는 요즘 젊은사람의 내숭없는 마음을 들여다본 기분이러는거다
사랑에 대해,삶에 대해,그리고 남아있는 사랑후의 감정에 대해 말하는 그 남자의 목소리는
투명하게 바라볼 수없는 시간의 막이 덧씌워진채 길 건너에 서 있는듯 멀었다
그러나 듣고있으려니 정말 젊고 밝은 목소리로 도란도란 말한다
재기발랄,남다른 감성의 만져짐이 좋다
겁없는표현...즉 젊은 피,젊은 글이면서 편협하지않고 어쩌면 로맨틱하기도하다
이야기 형식에 매이지않아서 한 편 한 편을 따로놓고 읽어도 부담이 없다
비오는 날 어두컴컴한 방, 눅눅한 이불속에서 고독하게 읽어도 좋은 글이다
젊음이 무거워 짐스러워지는 고통스런 그런 글은 아니다
잘 정돈되고 가지런하면서도 고뇌를 어둡게 폼잡으며 말하지 않았다
문득 생각해보건대 블로그에서 어떤 이의 글이 참 좋다고 하더라도
한권의 책으로 만들어져 나오면 왠지 무엇인가 2% 부족한 기분이 들곤했는데
아마도 그것은 컨텐츠의 차이가 아니였을까싶다
어쩌다 한 편씩 읽는 소소한 에세이들이 그날의 나의 감성과 맞떨어질 때
서로의 인간적인 아니 이웃적인 감성과 어우러져 가슴에 감동으로 남는다
한 권의 책으로 시작되는 책 읽기란.... 저자의 어투와 작은 생각의 줄기들이 다 드러나는데
깊은 철학적 사유나 강력한 주제를 은연중에 내재하지 않은 경우
좋은 글도 그저 스치는 사념이나 주절거리는 잡념처럼 되어 버리기 쉽다는 것이다
나는 ...으로 시작되는 모든 글 들이 범하기 쉬운 오류는
서로가 공유하지 못한 시대적인 엇나감과 개인적인 일치하지 못하는 경험과 생각의 겉돌기가 발생하기 마련이고
그것을 끌어안을만큼의 보편적인 이야기란 끌어내도 참으로 치기적이지 않을까하는 생각들을 해본다
저자는 섬세하다, 그러면서도 간혹 냉정하다
심플한듯하면서도 깊이 몰입하는 부분에서는 약간의 머뭇거리는 아픔이 슬며시 배어난다
저자가 다음 책을 내고 첫 소설이나 첫 시집을 냈을 때
분명히 자리잡았을 내면깊은 자기만의 색깔을 향애 미리 박수를 보냈다
감성하나로만은 그 무엇도 잡을 수없다
내가 가장 쓰고픈 어떤 무엇이 정해졌을 때 ...그의 글쓰기는 박차를 가하게 될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