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다른 골목의 추억

막다른 골목의 추억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2년 8월

막다른 골목의 추억

요시모트 바나나 /  김난주 옮김 / 민음사

작가 자신이 가장 좋아한다고 말한 작품 막다른 골목의 추억

살아가다보면 생의 급박한 전환점이나 결정적인 순간들을 만나게됩니다

단편속이 주인공들은 모두 여자들인데

그들 모두 생의 전환점을 맞아 아니 비참할 정도의 결정적인 순간을 맞지만

그들 스스로 고통의 터널을 지나 천천히 걸어 막다른 골목을 벗어나는 이야기입니다

다섯편의 단편은 모두 다른 이야기지만 결국 하나의 맥락으로 모여들고

그 안에 흐르는 따뜻한 작가의 마음 역시 우리들의 마음을 토닥여줍니다

여성스럽다고해야 할까요,섬세하다고 해야 할까요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은 일본작가라는 점에

 별 상관없이 서로 말없이 통하는 여성들의 심리저변을

따뜻한 눈으로 보고 마음을 그대로 읽으면서 한편으로는 치유의 과정까지 일러줍니다

연애를 한편의 지나가는 풍경이라고

,선 굵게 살으라고 중년의 남자처럼 ,어른처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섬세하게 배려하듯 그러나  지나치게 크지도 작지도 않게

고만고만한 마음의 결을 조용한 목소리로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언듯 언니같기도 하고 선생님같기도 하고 할머니같기도 한....그런 작가의 마음씀이 보입니다

사랑을 주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늘상 보는 것처럼 일상적인 이야기라고 할 수있지만

우리가 늘 듣는 말처럼 ...상처받지않은 영혼이 어디있을까

그러나 상처를 두려워하지않고 고통을 인정하면서 견뎌나가는 사람은 강인합니다

쉽게 지나치지않고 오히려 아픔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오래 견디면서 상처에 익숙해지는 일은

어찌보면 상처에서 헤어라려는 사람으로는 가장 견디기 힘든 방법이 아닐까요

누구나 고통의 시간이 어서 지나가기를 바라고 고통의 무게가 가벼워지기를 바라니까

그러나 결국 그 상처는 아물것이고 더욱 성숙해질것이고

 새로운 사람처럼 살아질 것을 알고 믿는 작가는

그런 상처와 고통의 시간속에 있는 이에게 무한애정을 갖으며

 그들을  연민의 눈으로 보고 있음을 알게됩니다

우리가 삶의 고비에 설 때, 사람에게 실망하고 너무나 감당하기 어려운 시련이 닥쳤을 때

우리는 왜 내게 이런 일이 생기는가만 생각하며 누군가를 원망하고

주위사람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등 부끄러운 행동을 서슴치않고 합니다

그러나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속의 목소리는 삶의 고비나 예기치못한 시련도

내 삶의 일부처럼 인생의 커다란 흐름안에 이미 준비되어 있었다고

지금 당장 끝이 보이지않는 고통속에 있더라도 반드시 불행과 시련을 이겨내고

또 그럭저럭 살고 있을 거라고....좀 더 예리하게 정신을 차리고 보면

우리들에게 즉 인간에게는 생명력처럼 강인하게 우리를 고통과 시련속에서

나름대로 견디며 살 수있게 몸과 마음의 상처를

 스스로 추스를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말을 해줍니다

바로 작가가 항상 말하고 싶어하는 치유의 능력,치유의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겪는 불합리와 모순,불행과 고통과 시련속에서도

그 크기만큼의 행복과 긍정,성숙 역시 준비되어 있음을 일러줍니다

좋은 책이란,아니 좋은 작가란 명작속에 영웅처럼 멀리 있는 이가 아니라

이렇듯 일상속에서 소소하게 보이는 잡다한 마음을 잡아주는이가 아닐까요

참으로 나즈막한 소리지만 오래 울리는 좋은 작가의 소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