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런거리는 유산들
리디아 플렘 지음, 신성림 옮김 / 펜타그램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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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런거리는 유산들

 

 

 

리디아 플렘 지음 신성림 옮김 | 팬타그램

 

 





 

 

부모의  장례절차를 밟은 사람과 그렇지않은 사람의 차이는 무엇일까

나는 부모님이 생존해 계셔서 아직 그 상처의 깊이를 이해하지도 못하거니와

감히 상상만으로도 벌써 가슴이 아프고 두려워지는 ...설마 그런 날이...라고 생각하는

어쩌면 아직도 철이 들지않은 단계에 있는 그런 사람이다

아마도 그런 현실적인 나의 상황이 겪지않은 일에 대해

 막연히 두려움을 갖기보다는 조금은 준비하고싶다 하는 마음이  책을 들게 하였다

 

부모님이 돌아가신다는 것..

그것은 그저  막연히 상상하던  죽음을 난생 처음으로

 현실적으로 접하는 되는 (그것도 준비되지않은 상태에서 ) 과정 중 하나이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기 전에 사람들은 모두 그런 상황이나 상처에 대해 감히 말하지도 상상하지도 못한다

물론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은 할 수있지만 실제적인 생각이란 그렇게 섬세한 감정이지도 않고

상처의 파장이 얼마나 큰지,어떻게 다스려야하는지도 모르는  처지인 것이다

나 역시 생각만으로도 왠지 모를 허전함과 공포스러운 ,

암담함 같은 것이 나를 짖누르는듯한 기분이다

아마 이런 마음이 ,두려움이 아이가 갖는 절대고독 같은 것이 아닐까

누구도 이러이러하게  라고 정답처럼 말할 수는 없는,그런 어렵고 힘든 과정을

저자는 정신분석학자답게 아프면 아픈대로 뒤적거려 수런거리는 유산들을 정면으로 바라본다

함께 아픔을 나누고 이별속에서 함께 눈물 흘리면서 스스로를 추스려간다

그런 일에는 감정 이전에 나름대로의 절차가 필요한 법이고

또한 장례적인 절차말고도  부모의 죽음을 겪으면서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의 새롭게 대면하는 부모님과의 만남과

( 저자는 부모님의 결혼 전의 두 사람  연애편지를 읽으면서 )  다시 영원한 헤어짐을 겪으며

그제서야 완전한 한 인간으로  자립하는 과정이며

그 과정 자체가 인간의 마지막 정체성을 찾아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과의 이별을 경험한 사람과 경험하지 않은 사람....

우리 모두 그 두가지 경우 중 하나에 속하게 되지만

저자는  그의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집정리를 하면서

찾아낸 부모님의 연애편지를 읽으면서, 시간속에서 준비된 이별의 수순처럼....보이지만

 그것은 부모님을 회고하는 과정이면서 또한

  저자의 부모에 대한 슬픈 그리움의 표현이기도 하고

 아픈 회상이자 또한 존경하는 ...부모를 향한 추모의 글도 되겠다

이 책을 읽는 사람중 부모와의 이별을 경험한 사람은 다시금 그 이별의 아픔을 반추하게 될 것이고

또한 나처럼 경험이 없는 사람은 앞날을 대비하는 마음의 태세를 갖추게 될 것이다

저자  리디아 플렘은 독일인 어머니와 슬라브계 아버지에게서 태어났다고한다

그 부모님이 살아간 시절은 바로 나치 독일 정권의 독재시절이였고

그 시절의 연인들의 사랑은 사랑보다는 육체적인 핍박과

 자유롭지 못한 상황속에서  만나 사랑하였기에 애틋함이 더욱 애절하게 보였다

또한 그 시대를 살다간 사람들의 아픔이자 시대적인 유품처럼 보였다

   아마도 저자 역시 부모님의 사랑 이야기를 새삼스럽게  반추하기 보다는

  설명하기 어려운 연애속에서 역사속의 생생한 인간으로서의 안스러운 모습을, 회상한 것으로 보여진다

어쩌면 몸을 만들어 주신 것 못지않게 부모님들의 생전에 남겨진 생활속에서의

정신적인 영향과 성실함과 도덕성이나 윤리관 같은 것들이

 무엇보다 소중한 잊지말아야할 실제적인 유산이 아니겠는가

 

상처와 아픔들도 결국은 치유해야 할 과정이고 우리 모두 한 시대를 살다 가는 일 역시

돌이킬 수 없는 일이라고 한다면 겪고 넘어가야할 일이 두렵기는해도 나만이 아닌

우리 모두가 겪는 일이라고 위안삼아 중얼거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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