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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슬픔 - 엉뚱발랄 과부 소피의 팍팍한 세상 건너기
롤리 윈스턴 지음, 송정은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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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슬픔 - 엉뚱발랄 과부 소피의 팍팍한 세상 건너기
저자 롤리 원스턴 역자 송정은 출판사 랜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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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너무나 가슴 아픈 헤어짐후에 ,사고로 병원에 입원해있던 그 해 겨울
눈이 내리던 날 오후,시간은 너무나도 더디 흘러
슬픔의 강물이 범람하여 온 몸과 마음은 쇠약해지고
눈물이 그치지 않았던 ....그 때 라디오의 음악방송의 멘트중
슬픔이나 고통은 결코 순식간에 지나가는 일은 없다고
아플만큼 아픈 후 시간만이 고통에서 해방시켜 준다는 말이 들렸다
이별보다 더 무서운 이 고통과 슬픔이 영원할까 두려워서
어서 시간이 가기를 기도했던 ....
그즈음의 절망과 고통을 다시 생각나게 한 책이다
그 때 하루는 너무나 길었지만 결코 머무르지는 않았다
좋은 슬픔은 작가 롤리 윈스턴 (Lolly Winston)의 데뷰작이다
결혼 3년 만에 호지킨병으로 남편을 잃은 미망인 소피가
슬픔과 고통을 극복해가는 과정이 이 소설의 줄거리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이 소설의 전체는 슬픔극복기라고 해야할까
데뷰작치고는 까다로운 주체라고 생각이 드는데 만만치않은 주제를
재미있고 쾌활하게 그리고 나름의 소설적인 재미를 보여주는 작가의 역량은 놀랍다
사실 여주인공 소피의 엉뚱하고 기발한 캐릭터를 보면서
이렇게 밝고 매력적인 여성이 암으로 남편과 사별하고
매순간마다 그리워하는 장면은 위트있는 유모어속에서도
지울 수없는 슬픔이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그렇다, 결코 슬픔은 사라지지는 않는다
다만 슬픔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이나 슬픔을 겪어내는 색다른 방법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풍파없이 살 수는 없다
그러나 배우자를 잃는 일처럼 충격이 큰 일에는 몸도 마음도 커다란 상처가 남고
남은 인생 역시 누군가를 잃기 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는 것이다
커다란 공허함을 안고 우왕좌왕하며 그저 죽지못해 살아가는 주인공
그런 절망속에서 절대 치유될 것 같지않은 상실감을 향해 나동그라지는 주인공에게
작가는 참으로 깊은 애정과 따뜻한 시선을 보여준다
책 전체에 담겨진 우아하지만 씁쓸한 현실적인 유머
칼날처럼 예리한 현실의 어려움속에서 비아냥처럼 뱉는 말들이
순간순간 강력한 치유력을 지녀 커다란 사건이나 사고가
조금씩 무게감을 잃으면서 현실적인 불균형들을 잡아주게 된다
예리한 재미와 신랄한 헛웃음들이 묘미있게 인간애와 만나면서
슬픔과 활기찬 기운 사이, 유머와 신파같은 슬픔사이의 균형이 강력하게 삶을 지탱해주는 힘이 된다
이 책의 묘미는 슬픔을 바라보는 작가의 주관적인 시선이다
겪어내야할, 무거운, 아픈, 현실적인 고통속의 모든 상황들을 결코 버리지 않으면서
천박하지않은 고급스런 유머와 신랄하지만 현실적인 비유들이
난무하면서도 격조를 잃지않음은 작가의 작가적 역량이 돋보였던 점이다
또한 작가는 ,매우 인간적이다
상실을 향한 따뜻한 배려와 토닥이듯 주인공을 이해하는 마음과 함께
그 표현의 독창성으로 하여금 독자들을 매료시키며 이야기속으로 빠져들게한다
그러나 슬픔에 빠지지않고 슬픔속에서 헤쳐나오도록 도와준다
아마도 작가에게는 상실의 슬픔을 경험한 ...그래서 그 아픔을 이해하는 ....
깊은 사랑이 있음을.... 마지막 순간에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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