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의 청춘
후지와라 신지 지음, 김현영 옮김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맨발의청춘 


저자 후지와라 신지 | 역자 김현영 | 출판사 눈과마음 





영화 맨발의 청춘을 탄생시킨 단편소설이 수록된  소설집  맨발의 청춘..

무정한 여자을 포함한 10여편의 단편소설이 수록된 후지와라 신지의 걸작 단편집 맨발의 청춘

여성에 대한 탁월한 심리묘사가 매우 돋보이고  

소설이 발표되었을 당시에는 다소 파격적인 내용들이  대다수인데

당시 여성독자들에게 많은 공감을 불러있으켰다고 한다

지금 읽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서 파란만장한 여성들의 삶과 성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가볍지않다 하지만 왠지 가벼운 느낌이 들으니 이 또한 시대가 바뀌어서 그런것인지는 모를일이다

주제에 상관없이 어투라던가 상투적인 말들이 어색하고 아무래도 오래된 영화속에나 들음직한

과장스런 여성들의 오버된 말투와 낯간지러운 말들은 억지스럽기 이를때없고

누가 가라고 하지도 않은 가시밭길을 스스로 가는 듯한

비극적인 여성상을 스스로 만드는 기분 역시 착각인가 ......생각중이다



다소 신파적이고 유치한듯 싶은 소설들이지만 그 안에 그리고자하는 이야기는 단연 사랑이다

시대를 거슬러 언제 어느 시대를 살더라도 남녀의 사랑이 존재하지않았던 시절은 없었고

사랑이나 연애담 역시 근본적은 감성은 같더라도 시대적인 영향을 받지않을 수 없는 것임으로

작가 후지와라 신지는 1940~50년대를 풍미했던 작가임을 인정할때 그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내용과 스피드한 전개

그리고 아주 낯설고 재미있는 연애 이야기가 아니였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여자들은 현모양처형의 여자들이 많았던 시절에 독자적인 길을 걷고

자신의 생각만으로 사랑을 접어야하기도 했으며 사랑을 위해 스스로 도망치기도 해야했던

그 시대 여성들의 삶과 생각들이 시대를 낯낯히 보여주며 애절한 마음이 들기도 하였다

시대를 반영하는 것은 이야기 뿐이 아니라 소설의 제목을 보아도 대략 짐작할 수있는데....

 



  • 엉겅퀴 쓰나가 걸어간 길
    죄 많은 여자(1952년 제27회 나오키상 수상작)
    맨발의 청춘
    잘 가요
    여자만의 업보
    자매의 사랑

    기묘한 충동
    부침(浮沈)
    흘러가는 반딧불이


 

맨발의 청춘의 원제는 진흙투성이의 순정이라니 .... 순정이란 말 자체가 이젠 진부해서 잘 사용하지도 않는 .....데

그런 점을 반영하고 읽어보면 재미있는 부분도 많고 안스러운 여성들의 이야기도 눈에 띈다

시대를 잘못만나 남편을 전쟁에서 잃고 다시 마음을 붙이려는 남자 역시 죽음을 맞는 이야기는

당시의 여자들의 삶의 단편성을 보여주며 개인의 생각대로 살 수없는 여자의 가련함이 드러나게 된다

소설 전체에서 배경이 되는 곳들 역시 극장이나 여관, 맨발의 청춘에서 등장하는 야쿠자,

산에서 살았다는 엉겅퀴 쓰나 등 전쟁후의 물자가 부족하던 시대에 대한 풍경들도 곳곳이 눈에 띈다

그러나 그들 역시 현재의 우리들처럼 그 시대를 살아가던 당당히 살아가던 이들이라고 생각해보면

조금은 시대적인 분위기와 추억의 산물들이 신파라는 이름보다는

오래되어 추억속으로 사라진 극장의 간판같은 묘한 한스러움으로  다가온다

말이 하나의 포장이라면 글에서의 표현방법 역시 그러하리라 이해하면서

이토록 다채롭게 이야기를 잘 풀어내가는 작가의 역량에 박수를 치고싶다

스케일이 크고 나름 스토리텔링의 역량이 풍부한 작가..그의 작품들 역시

다시금 현대적인 감각으로 해석한다면 거부감없이 멋진 드라마가 분명하리라

오래된 영화의 제목으로 기억났던 맨발의 청춘

당대 최고의 미남,미녀배우가 출연했던 영화로 더 기억에 남는 영화지만

그 기억으로 다시 일본근대소설의 작가 후지와라 신지를 알게 되었다

하나의 줄을 이어 다시 새로운 인연을 만들듯 원작을 알게되고 새롭게 재평가하게 되는 계기가 되어 기쁘다

그리고 오래전 그 영화를 본 부모님과도 이런저런 대화를 할 수있게되는 계기가 만들어져서 즐겁기도 했다

나 역시 아버지의 젊은시절 레코드에서 본 신성일씨 얼굴에 멍이든...그리고 엄앵란씨 얼굴도 보였던  자켓사진이 기억났다

인간의 기억이란 한계가 있고 감동 역시 오래 남지않으나 작품은 작가나 배우가 사라져도

홀로 오래 영광을 누리는구나 싶은 생각이  오랫동안 마음속에서 떠나지를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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